[종합] "'오겜2'와 경쟁?"…'조명가게', '무빙' 잇는 디즈니+ 구원자 될까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조명가게'는 강풀 작가의 탄탄한 대본과 화려한 라인업을 앞세워 2024 연말을 공략한다. 감독 데뷔하는 김희원 감독은 "마음을 움직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3일 오전 서울 코엑스 컨벤션 센터 그랜드볼룸에서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주지훈과 박보영, 김설현, 엄태구, 이정은, 김민하, 박혁권, 신은수, 김선화, 김희원 감독, 강풀 작가가 참석해 작품을 소개했다.

'조명가게​'는 강풀 작가의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 시리즈의 5번째 작품이자 동명 웹툰 '조명가게'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무빙'으로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강풀 작가의 두 번째 시나리오 집필작이자, '무빙'에 배우로 출연했던 김희원의 감독 첫 연출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강풀 작가는 "'조명가게'는 많은 인물을 파고들었고, 인물과 인물 간의 관계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림으로 풀어보지 못한 것이 재능의 한계로 많았는데,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로 인해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작 팬들도 충분히 만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원작을 시리즈화 한 강풀 작가는 "만화를 그릴 때는 마감이라는 물리적 시간 때문에 포기하는 것들이 있다. 지금보다 어릴 때라 생각이 짧고 표현하지 못한 것들이, 오랫동안 후회되는 경우가 있는데 '조명가게'도 그런 작품이다"라며 "내가 미처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풀고 싶어서 시작했고 지금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했다.

신선함을 고민했다는 김희원은 "보시는 분들이 쉽게 받아들이고 정서가 움직일까 이런 고민이었다"고 밝혔다. 김희원 감독은 "연기할 때 내가 저 사람 마음을 움직였나 생각했는데 연출도 같다. 그런데 부담은 된다. 모든 것을 봐야 한다. 어쩌다보니 됐다. 배우와 작가, 스태프들이 혼신을 다해 연기했고 일하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일인 것 같다. 제 부담감을 많이 덜어줬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목표 지점을 묻자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주지훈은 "당연한 일을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김희원 감독 선배 배우님과 같이 하면서 연출의 교과서다. '열심히'라는 개념이 아니라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을 한 번도 어기지 않고 꾸준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현장에서 좋았다. 함께 약속한 그대로 진행되다보니, 배우로서 훌륭한 현장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사했다"고 김희원 감독과의 작업을 칭찬했다.

'조명가게'는 주지훈과 박보영, 김설현, 배성우, 엄태구, 이정은, 김민하, 박혁권, 김대명, 신은수, 김선화, 김기해가 출연해 '조명가게'를 둘러싼 수상한 인물들로 등장할 예정이다.

먼저 주지훈은 조명가게 사장 원영 역을, 박보영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간호사 영지로 분한다.

주지훈은 "선글라스를 끼면 표정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실제로는 평소처럼 이야기 하는데, 정적임을 상의했다. 제가 만나는 사람들, 은수는 딸같은 느낌으로 했다. 캐릭터 만날 때마다 기본 베이스는 같은데 조금씩 다르다"고 말했다.

중심축이 되는 주지훈은 "배우 입장에서 좋은 글을 만나고 잘 성실히 준비해주는 감독을 만나면 배우는 할 것이 없다. 수많은 인물이 조명가게를 들락날락하는 구성 자체가 완벽하기 때문에, 그 글을 읽고 느낀 것이 맞는지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고 관계가 어떻게 전달되는지 이야기 하면서 대본을 충실히 구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박보영은 "특별한 존재를 아무렇지 않게 보는 것이 힘들었을 텐데 헷갈려하고 힘들어하는 장면만 느끼면 됐다. 생각보다 괜찮았다"고 말했다. 또 간호사 캐릭터를 연기한 그는 "주사 맞으러 가면 잘 놓고 있는지 뚫어지게 쳐다보게 된다"고 웃었다.

이정은은 딸을 매일 조명가게에 보내며 전구 심부름을 시키는 유희 역을 맡는다. 신은수는 엄마와의 약속을 위해 매일 조명가게에 방문하다가 이상하고 기묘한 일을 겪게 되는 현주로 분한다

이정은은 "신은수는 제가 만난 딸 중에 가장 나이가 젊은 축에 속한다. 흡입력이 좋고, 딸처럼 소중하게 대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울 때 같이 껴안고 있기도 했다.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다. 캐릭터에 맞게 했다"고 말했다. 신은수는 "저희 엄마는 정말 최고다. 현장에서 연기 시작했을 때도, 쉴 때도 엄마처럼 친밀하고 다정하게 저를 챙겨주는게 느껴져서 선배님 하시는 걸 그대로 받기만 해도 현주처럼 잘 나왔다"고 말했다.

김설현은 흰 옷을 입고 밤마다 버스정류장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는 미스터리한 캐릭터 지영 역을, 엄태구는 퇴근길에 지영을 마주치는 남자 현민 역을 맡았다.

설현은 "싱크로율에 신경을 썼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저만의 해석으로 연기했다. 작가님이 싱크로율이 잘 맞는 것 같다고 해서 좋았고, 엄태구 선배님의 집중력도 좋아서 도움을 받았다. 드라마가 기대가 된다"고 했다. 엄태구는 "촬영하면서 제 싱크로율은 높지 않은 것 같은데 설현은 정말 비슷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치켜세웠다.

케미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엄태구는 "8부작인 것이 아쉬울 만큼 더 연기해보고 싶었다"고 설현과의 호흡을 이야기 했다. 설현은 "엄태구를 처음 만났을 때는 대화해볼 기회가 적어 아쉬웠는데, 이번 작품에서 만났을 때 호흡이 좋았다. 선배님이 배려도 많이 해줘서 좋은 마음으로 촬영했다"고 화답했다.

김민하와 박혁권, 김선화는 미스터리한 인물을 연기한다. 김민하는 오래된 빌라로 이사한 뒤 자꾸 이상한 일을 겪는 작가 선해를, 박혁권은 항상 젖은 채로 어두운 골목길을 배회하는 미스터리한 인물 승원 역을, 김선화는 비 오는 밤, 빨간 구두를 신고 어두운 골목길을 헤매는 인물 혜원 역을 연기한다. 신은수는 이 작품의 이야기를 이끄는 고등학생 현주를 연기한다.

김민하는 "오래된 빌라로 이사를 가서 기이한 일을 마주하면서 왠지 모르게 적응을 하고 계속 찾아가면서, 이야기가 기억의 파편처럼 퍼즐처럼 맞춰가는 역할이다"라며 "동물적인 감각에 의지했다. 기이한 일을 마주했을 때 계산하려 하지 않고 상황에 집중했다. 시나리오 작가라는 직업적인 특색과 선해의 날카로운 부분을 삐죽하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선화는 "신출귀몰하게 뭔가 간절한 것을 찾기 위해서 헤매고 다니는 강한 여인이다. 끝까지 봐달라"고 했고, 박혁권은 "운전면허 학원을 다녔다. 대형면허를 한 번에 만점으로 나왔다. 식당도 기사 식당을 주로 이용했다"고 말했다.

김희원 감독은 "이 배우들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현장이었다. 서로 간의 배려와 아껴주는 마음이 많은 배우들만 모여 너무 행복했다"고 배우들에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조명가게'는 전세계적으로 히트한 '무빙'에 이어 디즈니+의 최고 기대작으로 꼽힌다.

강풀 작가는 "'무빙'보다 감성적이다. '무빙'은 초능력 히어로자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은데 '조명가게'는 호러이자 스릴러이자 멜로이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깊게 들어간다. 복합적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재미가 있다. 다른 부분에서 재미를 찾고 공통적으로 마음의 울림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시즌2에 대해 묻자 "사람 일은 모른다. 감독님과는 이야기 했다"면서 가능성을 언급했다.

조명가게'로 또 한 번 디즈니의 구원주로 출격하게 된 강풀 작가는 "약간 부담도 된다. 만화를 그릴 때는 늘 카카오, 다음과 했다. 관계를 맺으면 계속 같이 가게 되더라. 디즈니에서 두 번째 작품인데, 잘되면 같이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말처럼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조명가게'는 비슷한 시기 공개되는 '오징어게임'과 경쟁하게 됐다. 김희원 감독은 이에 대해 "부담이 된다는 것은 경쟁을 했을 때다. 흥행에 대한 것은 경쟁을 했을 때인데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을 했다. 그 부분에 대한 확신은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조명가게'의 정서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제 확신이 맞다면 모든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겠지만 일단 마음을 움직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연말에 어울리는 따뜻한 작품"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는 총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12월 4일 4개 에피소드를 공개하고, 이후 2주간 매주 2개씩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