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JTBC '팬텀싱어' 우승부터 MBN '불타는 트롯맨' 우승까지, 손태진은 다양한 장르와 음악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차근차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오페라, 크로스오버를 넘어 트로트까지 섭렵한 손태진은 지난 10월 28일 발표한 첫 정규 앨범 'SHINE'을 통해 자신의 음악 세계를 리스너들에게 전하는 데 성공했다.
손태진은 지난달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정규 앨범 발매 기념 인터뷰를 통해 데뷔 첫 정규 앨범을 발매한 소감, 타이틀곡 중 하나인 '가면'의 비화, 또 '서바이벌 강자'의 전략을 귀띔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손태진 일문일답 전문이다.
◇정규앨범을 발표했다. 소감은?
올 초부터 준비한 앨범이 연말 되면서 가닥 잡혔다. 드디어 세상에 나온 기쁨과 작은 걱정이 생기기도 했다. 걱정 반 설렘 반, 첫 정규가 새로운 첫 출발이구나 실감하게 된 순간이었다. 총 일곱 곡인데 색이 다양한 만큼 '손태진을 응원하는 팬들의 취향은 어떨까?'도 궁금했다. 스펙트럼이 넓은 장르로 준비했다. 피드백도 좀 보고 베일이 벗겨지니 이제서야 좀 실감이 난다.
◇가장 기분 좋았던 팬들의 피드백은?
아이돌만 한다는 트리플 타이틀에 도전했다. 앨범 타이틀 때문에 다른 곡이 빛을 못 받을 때가 있다. 트리플 타이틀을 통해 분산을 시킨 것도 있다. 각 색이 너무 달랐기 때문에 오히려 팬의 최애곡이 타이틀 아닌 곡에서 나왔을 때 더 기쁘더라. 다양하게 좋아해주셔서 다행이다 싶었다. 타이틀 외 다른 곡이 많은 사랑을 받았을 때 너무 다행이다 싶었다. 기분 좋은 피드백이었다.
◇타이틀곡 '가면'은 어떤 노래인가.
'가면'이 듣기 어려울 수 있고 심오할 수 있고 깊을 수 있는데, 김종환 선생님이 작사 작곡 했다. 요새 가수들은 너무 많은데 새로운 노래는 없는 것 같다는 얘기를 나누면서, 기억에 남는 노래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 곡을 주셨다. 손태진만이 할 수 있는 음악으로 더 가보자 했다. 대중성을 위한 상품적인 걸 위한게 아닌, 예술성을 담을 수 있는 노래다.
◇노래 속 내레이션을 넣게 된 배경은?
'가면'을 처음 들을 때 내레이션이 나오자마자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자칫하면 우스꽝스러워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노래를 들을 때 집중력 흐트러지지 않게 하는 건 가수의 역할인데, 내레이션까지 하는 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내 분야가 아니라 걱정되는 게 있었다. 하지만 김종환 선생님은 '네가 잘 할 것 같아. 걱정하지마. 솔직하게 말 하면 되는거야' 하며 자신감을 넣어주셨다. 또 요새 내레이션 곡들이 거의 없는데 특별한 요소를 넣고 싶었다. 말에서 전달되는 힘은 또 노래와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도전해야겠다 싶어서 준비했다.
◇가수 손태진만의 장점이 있다면?
다양한 장르를 알수록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지는 것 같다. 성악 전공자로서 클래식, 오페라의 길을 걷다가 군악대에서 다양한 장르를 부르다가 중창의 매력에 푹 빠졌고 방송을 통해 크로스오버 음악을 시작했다. 결국 모든 게 유럽 문화다보니 우리 문화가 담긴 곡들을 더 많이 불러야겠다 생각해서 트로트까지 도전하게 됐다. 경연을 하면서 느낀 나만의 장점 아닌 장점은 나보다 더 오래 중창 활동한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트로트만 부르는게 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부르다 보니 생소한 친구들에 비해 얘기할 게 많아지고 쓸 수 있는 소리들과 음악성이 많다는 것이다. 또 '팬텀싱어'가 돋보였던 이유 중 하나가 저음 파트들의 재발견이었다. 저음에서 오는 또 다른 색이 방송을 통해 많이 알려졌고 그게 아주 큰 수확이었다. 윤종신 마스터님의 조언과 칭찬이 저음 가수로서 큰 힘이자 원동력이 됐다. 나만이 표현할 수 있는 중저음의 매력을 음악에 녹이면서 진솔하게 다가갈 수 있는 요소들이 장점이 아닌가 싶다.
◇어떤 장르의 노래를 하는 손태진이 가장 매력적인가.
정말 잘 모르겠다. 어떤 장르를 해야 가장 매력적인가 생각해본 적 없다. 오히려 '트롯맨' 이후 여러 방송에서 다양한 장르를 '손태진 화' 해서 무대에 올렸을 때, 이런걸 좋아하시는구나 나중에 피드백을 많이 얻었다. 손태진의 위로의 메시지, 따뜻한 목소리, 성악적인 소리에서 오는 울림과 감동, 이것 때문에 나를 좋아하시나보다 싶었다. 그러다가도 '불후의 명곡'에서 재즈스러운 편곡의 곡을 부르던지, 콘서트장에서 귀여운 노래를 부른다든지, 결국 누군가의 취향인 것은 있더라.
◇오페라로 시작해 크로스오버로 이름을 알렸고 트로트로 팬덤을 얻었다. 손태진의 음악적 정체성은 어디에 기반하고 있는가.
음악적인 흐름과 표현은 공연장에서 가장 잘 보이는 것 같다. 일반 가요는 템포가 일정할 때가 많다. 클래식의 경우엔 4분짜리 곡이라도 4분 15초가 될 수도 있고 3분 45초가 될 수도 있다. 공기의 흐름, 관객의 분위기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다보니 클래식과 가요와 새롭게 융합, 재조합되는 과정에 있어서 내 음악성이 가장 많이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
◇'손태진 음악'을 한 문장이나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궁극적으로는 '손태진 음악'이 생겼으면 좋겠다.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들었을 때, 목소리나 연상되는 아티스트의 음악성 때문에 '누구 노래 아냐?', '누구 목소리 아냐?' 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실제로도 그런 선배님들이 가장 부럽다. 손태진이라는 이름 하면 연상되는 음악이 연결됐으면 하는 게 큰 목표다. 손태진 자체로 나를 표현했으면 좋겠다.
◇클래식 성악 트로트 등 각기 다른 장르에 도전하며 의외로 비슷한 점 있었나.
가장 비슷한 건 음악의 의미인 것 같다. 성악도 한 시대에 가장 많이 사랑 받은 음악이다. 힘든게 있으면 한을 표현하고 흥이 필요하면 흥을 표현했다. 트로트 역시 우리 문화의 여러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게 노래의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트로트가 우리 문화라 얘기하지만 해외에서 많이 유입된 기법들과 기교도 있다. 정확히 옛 트로트에 다 담겨있다는 게 신기해서 자신감을 줬던 것 같다. '내가 어떻게 여길(불타는 트롯맨) 나가?'에서 '나도 배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싶었다. 너무 멀지 않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사실 '불타는 트롯맨' 당시 고민을 되게 많이 했다. 해왔던 걸 다 잃게 되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 괜히 더 손해를 볼 것 같았고. 하지만 마음을 먹은 순간부터는 나만이 할 수 있는 걸 밀고 가야겠다 생각했다.
◇서바이벌에서 유독 강하다. 손태진만의 서바이벌 필승법이 있다면?
'팬텀싱어' 끝나고 경연 나갈 일이 뭐 있겠어 했는데 8년 뒤에 또 경연에 나가고 있더라. 필승법이라는 걸 안다 해도 그 순간에는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더라. 그 순간에는 하나의 운명같은 느낌이다. 나와 잘 맞는 곡을 얼마나 빨리 찾느냐가 큰 관건이다. 또 비밀 아닌 비밀은 내가 더 빛날 수 있는 요소를 늘 무대에 넣어야 한다는 점이다. 여러 무대가 지나고 나면 정신이 혼미해질 때 있는데, 누군가 특별한 빛을 내고 있으면 확 끌릴 때가 있다. 내 음악에서 그 부분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때로는 행운이 따를 때도 있는 것 같다. '불후의 명곡'의 경우 신동엽의 손(추첨)이 진짜 중요하다. 그런 약간의 행운도 무시 못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경연 제안이 온다면 나갈 것 같나.
'불타는 트롯맨' 당시 공기의 흐름과 숨막히는 경쟁 구도에 지쳐서 다음 날이 두려워지는 긴장 속에서 살았다. 하지만 지금 다시 물어본다면 나랑 잘 맞는 경연 있다면 충분히 도전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터무니 없이 연관성 없는 경연을 나가겠다는 게 아니라 해보고 싶은 열정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불씨가 될 수 있다면 나 자신을 위해 그런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픈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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