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고품격 엔터테인먼트 경제지 조이뉴스24가 창간 20주년을 맞아 9월30일부터 10월8일까지 2024년을 빛낸 드라마, 예능, 영화, 배우, 가수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는 엔터테인먼트사·방송사 재직자, 영화 및 방송 콘텐츠 제작자, 연예부 기자 등 업계 종사자 200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를 부문별로 소개한다.[편집자]
K콘텐츠의 황금기다. 글로벌 팬덤이 형성된 K팝을 필두로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은 플랫폼의 급격한 발전과 더불어 전 세계가 즐기는 대중문화가 됐다. 콘텐츠를 만드는 제작자들이 '판'을 흔들 만큼 영향력이 강해졌고, 다양한 콘텐츠 속 새로운 스타는 끊임없이 탄생하고 있다.
'2024 올해의 파워피플' 설문조사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 스타들의 이름이 거론됐다. 뉴진스를 키워낸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1위에 올랐고, '선재 업고 튀어' 신드롬의 중심에 섰던 변우석이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히어로' 임영웅과 '대세 걸그룹' 뉴진스와 에스파 등 장르를 초월한 K팝 스타들이 두루 이름을 올렸다.
◇ 민희진, '푸른 산호초' 마법부터 하이브 저격까지…엔터 판 흔들었다
현재 하이브와 분쟁 중인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는 과반수에 가까운 82표를 얻어 올해의 파워피플 1위를 차지했다.
민희진은 K팝에 새 바람을 일으킨 뉴진스를 성공적으로 론칭한 제작자다. 한국의 대표적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SM 입사 후 소녀시대와 샤이니 등 비주얼 콘셉트 등을 담당했고 2019년 하이브 산하 어도어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는 뉴진스를 통해 세련된 감각과 신선한 기획력을 보여주며 뉴진스의 데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단숨에 K팝 대세 걸그룹 자리에 앉혔다. 전형적인 걸그룹의 문법을 깬 'Y2K' 콘셉트나 일본을 뒤흔들었던 하니의 '푸른 산호초' 신드롬 역시 민 전 대표의 탁월한 기획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K팝 팬을 넘어 민희진이라는 이름 석 자의 존재감이 커진 것은 하이브와의 분쟁 영향이 컸다. 지난 4월 하이브와 갈등이 수면 위로 올랐고, 민희진이 대중 앞에 직접 나서 목소리를 내면서 그가 제작한 뉴진스만큼이나 유명인이 됐다.
두 차례에 걸친 민희진의 기자회견은 '파격' 그 자체로, 연예계에 길이 남을만한 현장이었다. 하이브의 경영권 찬탈 의혹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통상 정제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기자회견과 달리, 민희진은 직설적 단어를 쏟아내가며 자신의 입장을 표현했고, 방시혁 의장을 비롯해 하이브 임원진들을 '개저씨' '양아치'라고 표현하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기자회견 후 조직문화에 반기를 든 그의 발언에 공감하는 직장인들이 많았다. "XXX 밟으실 수 있죠?'라는 방 의장의 카톡에 해당 걸그룹의 팬덤이 들끓기도 했다. 민희진이 입고 나온 티셔츠와 볼캡 모자가 품절됐고, 그의 발언은 수많은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양산하기도 했다. 특유의 말투를 따라하는 패러디 영상까지 등장했다.
무엇보다 민희진은 하이브와의 분쟁으로 엔터계 '판'을 흔들었다. K팝 산업 내 가장 영향력 있는 거대 기획사인 하이브를 상대로 고발을 이어갔다. 하이브의 인사 관리와 조직 문화를 공격했고, '뉴진스의 차별대우'를 언급하며 반대 진영에 있는 르세라핌과 아일릿 등 신인 걸그룹에도 내상을 입혔다. 당장 하이브의 주가가 흔들렸고, 기업 이미지에도 치명타를 안겼다. 이 과정에서 뉴진스 팬들을 비롯해 일부 K팝 팬들이 하이브에 등을 돌렸다. 민희진은 어도어 대표이사 자리에선 내려왔지만, 법적 공방을 이어가며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파워피플'을 묻는 설문조사에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8표를 얻는데 그쳤다. 다수의 레이블과 아티스트를 보유한 하이브의 명성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득표다.
◇ 변우석, '선업튀' 신드롬 타고 대세 스타로
새로울 것 없던 남자 배우들 판에 모처럼 대형 스타가 탄생했다. 변우석은 '선재 업고 튀어'를 통해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설문조사에서 변우석은 45표를 얻어 그 신드롬을 입증했다.
지난 5월 종영한 '선재 업고 튀어'는 솔선커플' 변우석과 김혜윤의 애틋한 15년 로맨스와 쌍방 구원 서사, 통통 튀는 주옥같은 장면과 대사, 캐릭터와 싱크로율 200%를 자랑하는 배우들의 연기로 '월요병 치료제'라고 불리며 놀라운 화제성을 자랑했다. 그 중심엔 류선재 역의 변우석이 있다.
전국을 '선재 앓이'로 물들인 변우석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됐다. 배우들이 함께한 '선재 없고 튀어' 마지막회 단체 관람 이벤트 표 예매는 오픈 30분 전부터 서버가 다운됐고, 서울 팬미팅 예매는 대기자만 70만 명을 찍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실감케 했다. 변우석의 첫 아시아 팬미팅은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가는 곳마다 구름 인파가 몰렸다.
대중적인 인기의 바로미터로 평가되는 광고계도 섭렵했다. '선재 효과'로 몸값이 훌쩍 뛴 가운데 금융과 식음료, 화장품, 가전제품, 커피 브랜드 등 모델로 발탁됐다. 변우석을 모델로 내세운 식품과 아이스크림 등은 매출 효과가 바로 나타날 만큼 변우석 파워가 크다.
'선재 업고 튀어' 이후 변우석이 차기작으로 어떤 작품을 선택할 지도 업계 관심사다.
◇ 임영웅-뉴진스-에스파-방탄소년단, K팝 스타파워
'파워피플'에 K팝 스타들이 대거 선정됐다. 전세계 주류로 진입한 K팝의 인기만큼 K팝 스타들의 파워가 대단해졌다. 임영웅(11표)와 뉴진스(10표), 에스파(6표), 방탄소년단과 제니(각 5표)가 나왔다.
'제2의 임영웅'을 노리는 스타는 많지만, 임영웅은 그 자리를 내어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임영웅 콘서트 예매는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고, 그가 출연한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쑥 상승한다. 임영웅은 지난 5월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이틀 간 10만 팬을 만났고, 공연 실황 영화인 '임영웅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은 방탄소년단을 넘어 역대 1위에 올랐다. 임영웅이 출연한 '삼시세끼 Light'는 무려 10%대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민희진과 하이브의 분쟁 속 뉴진스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뉴진스는 내홍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컴백, '하우 스위트'는 발매 수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차트 상위권에 자리잡으며 롱런을 이어가고 있다. 뉴진스는 일본 데뷔와 도쿄돔 팬미팅 등 해외 시장도 공략했고, '팜호초'(함파니의 푸른 산호초) 열풍을 일으켰다. 이들은 민희진 전 대표 편에 서서 하이브 내 괴롭힘 문제 등을 폭로하고, 하니가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등의 행보로도 주목받았다.
에스파는 음원차트에서 적수 없는 '파워피플'이었다. 에스파는 지난 5월 발매된 정규 1집 '슈퍼노바'(Supernova)로 대기록을 썼다. '슈퍼노바'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연속 1위를 유지, 20년 만 역대 최장 1위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에스파만이 할 수 있는 '쇠 맛' 콘셉트로 독보적 입지를 굳혔으며, 기세를 몰아 '위플래시'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를 나와 1인 기획사를 차린 제니는 1년 만에 솔로 신곡 '만트라'로 활동하며 저력을 입증했다. 군백기인 방탄소년단은 진의 솔로 활동 등으로 건재를 입증했다. 다만 제니는 실내흡연 논란을, 방탄소년단은 슈가의 킥보드 음주운전 사고 등으로 실망을 사기도 했다.
이밖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인 유재석과 전현무가 각 4표가 나와 '국민MC'저력을 확인했다. 최민식, 유재석, 김수현, '흑백요리사' 백종원과 안성재, 투애니원, 나영석, 과즙세연, 제로베이스원, 최화정, 마동석, 김지원, 한소희, 데이식스, 황정민, 이정재, 장원영 등도 '파워피플'로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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