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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강동원x박정민 '전,란', 심장 울리는 전율…이름값 제대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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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제작·각본, 김상만 연출 넷플릭스 영화 '전,란', 29th BIFF 개막작
탄탄한 서사·수려한 연출·배우 호연…이토록 매력적인 액션사극이라니
멋짐 폭발 강동원-놀라운 박정민의 새 얼굴…강렬한 해무 액션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넷플릭스 영화는 재미가 없다는 생각을 완벽하게 뒤집었다. 최근 액션사극 중 이렇게 탄탄하고 재미있는데 울림까지 주는 영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감탄이 절로 나온다. 특히 박정민 팬이라면 무조건! 꼭 보길 강력히 추천한다. 물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절대 후회 없을 영화 '전,란'이다.

넷플릭스 영화 '전,란'(감독 김상만)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배우 강동원이 넷플릭스 영화 '전,란'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박정민이 넷플릭스 영화 '전,란'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천영은 권세 높은 무신 출신 양반가의 외아들 종려의 몸종이다. 하지만 유년 시절부터 함께한 두 사람은 누구보다 가까운 동무이기도 하다. 천영은 노비에서 면천되기를 갈망하고 종려도 그를 도우려 하지만 오히려 사태는 얽혀 둘의 관계는 악화되고 만다. 종려의 집안 노비들이 난을 일으켜 일가 모두가 죽자 종려는 천영이 주동자라고 오해하고 복수를 다짐한다. 천영은 의병으로, 종려는 왕의 호위무사로 왜란을 겪은 뒤, 두 사람은 마침내 맞붙어 서로에게 칼끝을 겨누게 된다.

지난 2일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처음 공개된 '전,란'은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여기에 김상만 감독이 연출을, 강동원과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 등 이름만 들어도 믿음이 가는 배우들이 열연을 펼쳤다.

배경은 임진왜란 선조 시대. 그동안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뤄졌던 시대이자 인물이기 때문에 뻔할 수 있지만, 그만큼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고 매력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란'은 후자다. 최근 이렇게 수려한 사극 영화를 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매 장면이 놀랍고 신선하다. 초반 종려의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설명하는 장면부터 사극만이 할 수 있는 해학이 담겨 몰입도가 커진다. 시작 지점부터 '이 영화 너무 좋은데?'라는 기분 좋은 느낌은 휘몰아치는 전개에 맞춰 그 크기를 키워가더니, 극이 마침표를 찍는 순간 벅차오르는 감정과 울림에 '또 보고 싶다'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전,란'의 가장 큰 강점은 지루함 하나 없이 탄탄한 대본이다. 왕과 백성, 양반과 노비, 더 나아가 왜군과 의병의 대립을 촘촘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그려내 극 속에 푹 빠져들게 만든다. 전쟁 속 의병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싸우고는 있지만, 저마다의 관점과 이상향이 다르다 보니 이들 역시 대립한다. 그저 사람답게 살기 위해 목숨까지 걸고 싸우는 이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뭉클하고 눈물이 난다.

배우 강동원이 넷플릭스 영화 '전,란'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박정민이 넷플릭스 영화 '전,란'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그 중심엔 강동원과 박정민이 있다. 누구보다 가까운 동무에서 적이 되어 칼을 겨눠야 했던 천영과 종려는 강동원과 박정민을 만나 더욱 빛난다. 노비이지만 기품과 기백이 넘쳐흐르는 검객 천영 역을 맡은 강동원은 남다른 피지컬의 소유자답게 길쭉길쭉한 팔과 다리를 이용해 날렵하면서도 힘 있는 액션신을 완성했다. 잔인하긴 하지만, 후반 최대훈과 정성일과의 대결에서의 액션은 입을 벌리고 볼 정도로 환상적이다.

강동원이 기대만큼의 '멋짐'을 보여준다면, 박정민은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존재감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하나의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천영과는 달리 종려는 우정과 분노 사이에서 휘청거리는 인물이다 보니 극 속에서 가장 많은 감정 변화를 보여줘야 했다. 자신의 가족이 화를 당했다는 말을 듣고 분노에 휩싸이는 순간, 박정민의 눈빛과 표정은 소름이 돋을 정도. 이후에도 박정민은 흔들리는 인물의 감정선을 탁월하게 연기하며 캐릭터에 설득력과 매력을 덧입혔다. 종려가 안쓰럽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 비극적인 사건을 계속 마주하면서 달라져 가는 종려처럼, 다양한 작품과 경험을 바탕으로 어느 순간 혼자서도 화면을 꽉 채우는 묵직한 배우가 된 박정민의 성장을 보는 재미가 크고, 어떤 지점에선 뭉클하기까지 하다.

굳센 의지를 가진 의병 범동을 연기한 김신록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여성이지만 강단 넘치고 몸 사리지 않는 액션으로 후반부를 지배한다. 차승원과 진선규, 전배수, 정성일 등 베테랑 배우들의 열연은 물론이고 천영과 종려의 아역까지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어쩜 아역 캐스팅까지 이렇게 완벽할 수 있나 싶다. 작가, 연출, 배우 모두 이름값을 하고, 의상과 미술, 음악, 스케일도 돈값을 제대로 해낸 '전,란'이기에 무조건 강추, 또 강추한다.

10월 11일 전 세계 공개. 러닝타임 127분. 청소년관람불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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