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th BIFF] 故이선균 떠올린 송중기 눈물, 영화 축제 뜨거운 포문(종합)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편안함에 이르시길"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故 이선균을 추모했다. 생전 연기 열정을 불태웠던 고인에 송중기, 이희준 등 배우들도 눈물을 보였다. 그리고 '전,란'과 함께 영화제의 성대한 막을 올렸다.

2일 오후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과 개막식이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개최된 가운데 네이버TV를 통해 생중계 됐다.

개막식 전 진행된 레드카펫에는 MC 박보영, 안재홍을 비롯해 정준호, 이정재, 조진웅, 장동건, 김희애, 차승원, 강동원, 박정민, 진선규, 김신록, 정성일, 송중기, 이희준, 박성웅, 이준혁, 지창욱, 고민시, 심은경, 이주영, 권유리, 트와이스 다현, 공승연, 주현영, 권소현, 공민정, 수현, 김민하, 최희서, 노윤서, 김민주 등이 참석했다.

박보영과 안재홍은 "가슴이 벅차고 떨린다", "가슴이 벅차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를 맡은 소감을 밝혔다.

또 안재홍은 처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아무도 모르는 배우였다가 환호를 듬뿍 받으니 계속 배우를 할 수 있겠다는 용기가 났다"라며 "감독, 배우, 영화인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걸 부산에 올 때마다 느끼게 된다"라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이어 까멜리아상은 류성희 미술감독이 수상했다. 까멜리아상은 영화계에서 활동하며 문화적, 예술적 성과를 남긴 여성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무대에 오른 류성희 감독은 "처음엔 여성 미술감독이 많지 않았다. 장르 영화에서는 남성의 영역으로 인식됐다"라며 "포트폴리오를 들고 제작사를 다닐 때 멜로나 로맨스 아니면 고용되기 어렵다고 거절당하면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인식과 문화를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다"라고 고백했다.

또 그는 "여자도 독창적이고 강렬하고 거칠고 공포스럽고 고립되고 인간사 희로애락을 표현할 수 있는 예술가로서의 표현력과 섬세함을 가진다는 걸 수없이 되뇌였다"라며 "균등하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 앞에 펼쳐질 가능성은 무한할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수없이 많은, 재능 있는 여성 영화인과 수상의 영광을 나누고 싶다"라고 전했다.

한국영화공로상은 故 이선균으로 선정됐다. 고인의 작품을 영상을 통해 돌아보는 시간, 숙연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송중기, 이희준 등 배우들은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박보영은 "너무 안타까운 이별이다. '나의 아저씨'의 대사처럼 이제는 편안함에 이르시길 바란다"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그의 대표작 6편 '파주', '우리 선희', '끝까지 간다', '기생충', '행복의 나라'와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5화를 스크린에서 상영한다.

아시아영화계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동을 보인 인물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상인 아시아영화인상은 일본 스릴러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수상했다. 봉준호 감독은 영상을 통해 "감독님의 오랜 광팬으로서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매번 충격과 영감을 주셨던 감독님께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라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은 공식 초청작 63개국 224편,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55편 등 총 279편이다. 개막작은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한 넷플릭스 영화 '전,란'이다. 김상만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강동원과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 등이 출연했다.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무대에 오른 강동원은 "두 번째 개막작인데 이렇게 레드카펫까지 설 수 있어 좋았다"라고 말했다. 강동원 옆에 있던 박정민은 "이 자리가 굉장히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한다. 왠지 모르겠지만, 옳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라며 "앞으로 연기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는 순간인 것 같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박정민은 "영화에서 제가 양반이라고 소개를 하며 "왜?"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라며 "제가 양반이고 강동원 선배님이 저의 종이다. 유념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11일까지 영화의전당을 비롯해 부산 일대에서 진행된다. 폐막작은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감독 에릭 쿠가 연출한 '영혼의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