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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시샘 받을 가을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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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샘과 질투에는 차이가 있다. 시샘은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갖고 싶거나, 상대방이 그것을 잃기를 바라는 마음도 해당한다. 질투는 자신이 가진 것을 누군가에게 빼앗길까봐 느끼는 불안과 감정으로, 시샘과는 다소 다르다. 변하는 계절과 관련하여 따뜻해 지거나 추워지는 날씨를 시샘하거나 질투하는 표현들이 있다.

입춘 후에도 따뜻한 날씨가 오는 것을 시샘하는 추운 날씨를 우리말로 '꽃샘추위'라고 한다. 반대로 무더웠던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것을 질투하면서 갑자기 더운 요즘 같은 날씨를 '인디안 썸머(Indian Summer)'라고 한다.

배우 이주빈이 2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인근에서 열린 패션브랜드 매장 오픈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배우 이주빈이 2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인근에서 열린 패션브랜드 매장 오픈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배우 문가영이 18일 밀라노 패션쇼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배우 문가영이 18일 밀라노 패션쇼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인디언 썸머'의 기원은 확실하지 않지만, 두 가지 설이 있다. 첫 번째는 초기 미국 정착자들이 가을에 원주민 아메리카인들이 작물을 수확하는 것을 보고 이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가을의 안개 낀 날씨가 인도의 몬순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일 수 있다.

'인디언 기프트(Indian gift)'라는 단어를 보더라도 Indian이 다소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선물을 주면서도 받은 사람이 나에게도 줄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주는 '속보이는 선물'을 영어로 '인디언 기프트'라고 한다. 이는 물물교환을 했었던 원주민들의 생활 습관에서 유래된 표현이다.

인디언 썸머 때문에 여름옷을 아직 꺼내 놓고 있지만 좀 더 서늘해질 10월 중순에는 가을 분위기를 내기 위한 필수 아이템이 필요하다.

첫 번째 아이템은 단연 카디건(cardigan)이다. 카디건은 크림 전쟁(the Crimean War, 1853-1856) 중 발라클라바 전투(the Battle of Balaclava)에서 활약한 영국의 7대 카디건 백작 제임스 브루데넬(James Brudenell, 7th Earl of Cardigan, 1797~1868)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전쟁 영웅이었던 카디건 백작이 입었던 울 소재의 조끼가 인기를 끌면서, 이 조끼는 시간이 지나며 현대의 카디건 스타일로 발전했다. 처음에는 민소매 조끼였지만, 코코 샤넬이 여성복에 앞트임을 추가하며 현대적 카디건으로 탈바꿈했다. 그 후 카디건은 앞에 단추가 있어 입고 벗기 편리하며, 사계절 내내 유용하게 착용되는 스타일 아이콘이 되었다. 역사 속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카디건은 멋뿐만 아니라 기능성까지 갖춘 가을 패션을 위한 필수 아이템이다.

두 번째 아이템은 골덴 바지이다. 이 바지는 만들어진 원단인 '골덴(corduroy)'에서 이름을 따왔다. 골덴은 독특한 평행한 홈 패턴, 즉 웨일(wales)로 구별되는 질감 있는 원단이다. 이 웨일은 크기가 다양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원단의 질감과 외관이 달라진다. '골덴'이라는 용어 자체는 프랑스어 'corde du roi'(왕의 천)에서 유래되었다. 역사적으로 내구성이 뛰어나고 고급스러운 외관 때문에 왕실 하인들의 옷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세 번째 아이템은 청키 니트 스웨터(Chunky Knit Sweater)이다. 이 스웨터는 11월 정도가 되어 꽃샘추위 만큼의 추위가 느껴질 때 입으면 좋은 아이템이다. 두꺼운이라는 의미를 지닌 Chunky는 두꺼운 실과 크고 눈에 띄는 뜨개질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청키는 또한 실의 두께와 견고함도 나타난다. 이러한 스웨터는 종종 더 질감 있고 볼륨감 있는 외관을 만들어내는 기법으로 뜨개질되며, 기능적이면서도 패셔너블한 것이 특징이다. 추운 계절에 특히 인기가 많은 이유는 두꺼운 원단으로 상당한 보온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한, 스타일은 간단하고 아늑한 것부터 복잡한 패턴이 돋보이는 패션 아이템까지 다양하다.

서늘한 바람이 부는 요즘, 브라운 컬러의 골덴 바지에 따뜻한 색감의 카디건만 입어도 나의 앞서가는 패션 감각을 모두들 시샘할 것이다.

'조수진영어연구소' 조수진 소장 [사진=조수진영어연구소]
'조수진영어연구소' 조수진 소장 [사진=조수진영어연구소]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와 스톡홀름 경제대학교(SSE) MBA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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