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정종연 PD가 이끄는 '미스터리 수사단' 속 의외의 발견은 배우 김도훈이다. 잘할 거라 예상했던 존박, 혜리를 이어 엄청난 존재감과 추진력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 것. 정종연 PD 역시 김도훈에 대한 애정을 한껏 드러냈다. 여기에 더해 에스파 멤버인 카리나 역시 털털한 매력을 드러냈다며 앞으로 있을 다른 시즌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지난 18일 전 세계에 공개된 넷플릭스 예능 '미스터리 수사단'은 이용진, 존박, 이은지, 혜리, 김도훈, 카리나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사건들을 추적하고 해결하는 어드벤처 추리 예능이다. '데블스 플랜'과 '대탈출', '여고추리반'을 통해 특유의 탄탄한 세계관과 촘촘하게 설계 된 미션 등으로 두터운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정종연 PD의 신작이다.
정교하게 설계한 세팅과 장치, 예측불허한 미션과 스릴 넘치는 반전으로 전 세계 호응을 얻었다. '악마의 사제'와 '심해 속으로' 등 2개의 사건,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미스터리 수사단'은 세트 구상만 3개월, 제작은 각각 1개월이라는 시간과 함께 많은 공력을 쏟아부어 세밀하게 제작됐다.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넘치는 위트로 팀을 이끈 리더 이용진을 필두로 차분하면서도 강하게 미션을 해결해나가는 브레인 존박, 미션 해결의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따뜻하게 수사단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이은지, 수사단이 난관에 빠졌을 때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내는 에이스 혜리, 모두를 설레게 만든 로맨틱한 열정맨 김도훈, 그리고 빠른 눈치로 수사단에 필요한 물건을 놓치지 않고 챙기는 보부상 카리나까지 6인 6색의 다채로운 활약과 환상의 케미스트리가 매력 포인트다. 다음은 정종연 PD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멤버 케미가 중요한 프로그램인데 예상 밖의 인물이나 상황이 있었나?
"김도훈, 카리나는 예능에서 본 적이 없다. '나 혼자 산다'에라도 나왔으면 아침에 뭐 하는지 알 텐데 모르는 상태에서 섭외하고 던져놓고 보는 것뿐이었다. 카리나는 생각보다 와일드하다. 아이돌이라 소녀소녀 할 것 같은데 생각보다 털털하다. 빼지 않고 하는 것이 동료로서 예쁘다 하는 느낌이다. 도훈이는 텐션도 좋고, 말도 예쁘게 잘한다. 그래서 터질 포텐이 있을 것 같았는데 기대 이상이다. 예능이 처음이라 계속 시한폭탄 같은 느낌이 있었다. 몰입을 엄청 세게 했다. 다치면 어쩌지 하는 느낌으로 열심히 해줘서 앞으로 요령이 더 생기면 걱정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 캐스팅 과정도 궁금하다.
"캐스팅할 때 이런 출연자를 섭외하고 싶다 하는 위시리스트, 명단이 있다. 김도훈 같은 경우엔 '지구마불 세계여행2' 인터뷰 일정이 있다는 걸 알고 기다렸다. 미팅하러 왔는데 딴 방에서 제작팀이 모니터를 보고 있더라. 그래서 저도 슬쩍 들어가서 봤다. 끝나고 관심이 있는지, 미팅할 계획이 있는지 물어보려고 했다. 저희가 미팅에서 퀴즈를 풀게 하지는 않는다. 캐릭터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 마련인데, 그럴 필요 없이 모니터만 봐도 너무 괜찮더라. 새로운 면이 보일 수 있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혜리, 존박, 이용진, 이은지는 위트가 있지만, 해결해나가는 미션이 있다. 프로그램에서 기능적으로 녹화가 잘 돌아갈 수 있을 인물로 섭외했다. 카리나와 김도훈은 영한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출연자일 거라고 믿었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걸리더라. 기계적으로 하지 않고 본인이 웃기고 싶어 하는 욕심이 보였다. 예능 하면 잘할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다."
- '대탈출', '여고추리반'과 달리 혼성으로 구성됐다. 이유가 있나?
"저는 예능 프로그램을 혼성으로 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나이대도 비슷하다 보면 시청자들이 보기에도 그렇고, 하는 입장에서도 케미에 요상한 긴장감이 끼어든다. 등줄기에 땀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쓸데없는 쭈뼛댐이 생긴다. 그래서 남자만, 또 여자만 모아서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생각해보니 안 해본 것 같아서 해보자 싶었다. 그런 부분들은 핸디캡이 아니라 구성의 필수적인 요소로 가져가면 어떨까 했다. 호불호 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여자 출연자들이 의존적이거나 하면 보기 싫을 수 있겠지만, 한 명의 요원으로서 잘해줬다. 또 남자 출연자들도 주접떨지 않는다. 출연자들을 믿었고, 해보고 나니 '나쁘지 않네' 하는 느낌이다."
- 정종연 PD가 넷플릭스와 손잡고 만들어낼 작품 규모에 대해 기대감이 늘 크다. '나영석이 벌고 정종연이 쓴다'라는 말도 나올 정도였는데, 이번에 제작할 때 예산 활용 부분에서 달라진 것이 있나?
"넷플릭스가 덮어놓고 돈을 많이 쓴다고 하는 시대는 아니다. 바깥에서 경험이 많았던 인력이 많이 유입됐다. 그래서 선수다. 매출이 나오는 것이 지표상으로 보이기 어렵다 보니 예산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작품을 구현할 때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면 돈을 쓰게 해준다. 예전에 방송국에서 할 땐 돈이 정해져 있었다. 돈에 맞춰서 아이디어가 나와야 했던 것이 차이인 것 같다."
- 원 없이 했다는 느낌이 있나?
"원 없이 까지는 아니다. 얼마나 타협했는지 모른다.(웃음) 아껴서 쓴다. 예를 들어 잠수함 돌아가는 것도 돈을 많이 쓰면 쉽게 할 수 있는데 적게 쓰고 어렵게 해서 고생했다. 아끼는 만큼은 아꼈다. 다만 아이디어 제한선이 넓은 거다. 느슨하다."
- 이은지와 '대탈출'에 이어 다시 만나게 됐는데, 성장했다거나 칭찬하고픈 부분이 있나?
"'대탈출'에 출연했을 때는 제가 접촉하지 않았다. 계속 멤버들을 따라다니는 어려운 역할이었는데 공개 코미디 짬이 있어서 그런지 잘했다. 유능한 친구라 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잘 되더라. 새벽에 나와서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저희끼리 아는 고생이라 동료애가 있다. 다시 같이하게 되니 보람된 모먼트다."
- 작품 공개 후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나?
"우리는 미리 보여줬었는데, 이용진에게서 문자가 제일 먼저 왔다. 어떤 장면을 얘기하면서 너무 재미있게 봤다고 하더라. 출연자 베넷핏인 건데, 경험했지만 방송으로 보면 또 느낌이 다른 것 같다. 멤버들 반응이 좋았다."
- 이런 장르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
"다들 추리 예능이라고 하는데 저는 어드벤처라는 말을 좋아한다. 대리 체험 장르다. 어렸을 때 봤던 '인디아나 존스' 같은 모험물을 예능으로 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보물찾기가 될 수도 있고 방탈출이라는 놀이 문화도 된다. 하지만 너무 직접적인 퍼즐 풀이는 앞으로 피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 해결해가는 미션은 있겠지만, 자연스러움이 묻어나오는 것이 목표고 지향점이다."
-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특별히 있나?
"부자연스럽더라.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이네' 하고 빠져나오게 하는 요소가 된다는 생각을 했다. 시청자도 한발 물러서게 되나. 물론 그런 것을 좋아하는 분들이 있다. 스토리만 보여주는 것도 문제가 있어서 적절하게 섞이고 있는 상황이다. 목표는 온전히 그 세계에 몰입하고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리얼이 심하면 무리가 된다. 잠수함에 시체가 나뒹구는데 몰입하면 제정신으로 못할 것 같다. 방송과 진짜 세계 둘 다 발을 걸치고 있다고 한다면 현실 쪽에 무게감을 주고 싶은 마음은 있다."
- 그러기 위해 노력한 지점이 있나?
"다들 열심히 서치하고 그런 요소를 찾아낸다. '여봐라' 같은 것을 좋아한다. 퍼즐보다는 생활의 발견같이 영상 힌트를 얻게도 한다. 그게 현실적이라 생각이 들어서 보완하려고 한다. 잠수함으로 들어가면 물이 깔리는데 바닷물처럼 생각하게 하려고 소금물을 넣었다. 입에는 안 들어가서 아무도 맛을 보진 않았다. 그래도 우연이라도 들어갈 수 있지 않나. 그때 강한 짠맛이 나면 큰 감동을 하겠다는 하는 저만이 것이 있었다. 해치 문을 열고 나갈 때 가벼우면 느낌이 안 살겠다 싶어서 무겁게 만들었다. 세트는 나무로 만든다. 무게를 주기 위해 예술 감독님이 고생했다. 프레임을 튼튼하게 해야 한다. 시청자 눈에는 보이지 않는 부분이지만 출연자는 아는 느낌을 많이 내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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