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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인사이드 아웃2' 감정이 입은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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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Pixar)의 '인사이드 아웃 1(Inside Out 1)'이 2015년에 개봉된 이후 주인공 라일리는 사춘기의 나이로 9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토이 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등 수많은 픽사만의 주옥같은 스토리텔링 기법과 창의적인 감정 묘사의 결정체라는 찬사를 받으며 한국에 개봉된 지 15일 만에 500만에 가까운 관객들에게 커다란 '기쁨(joy)'을 주고 있다.

1편의 기쁨(joy), 슬픔(sadness), 소심(fear), 까칠(disgust), 버럭(anger)의 5가지 감정이 라일리(Riley)의 성장 여정을 함께 했다면 2편에서는 불안(anxiety), 당황(embarrassment), 따분(ennui), 부럽(envy)까지 모두 9가지의 의인화된 감정들이 사춘기(puberty)에 접어든 라일리와 함께 한다.

'인사이드 아웃2'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를 보고 있는 내내 캐릭터와 일체화 된 생김새, 각각의 색깔, 성우 연기와 목소리, 심지어 패션까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성우의 연기, 캐릭터들의 모습 때문에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는 그들의 패션에 대해 살펴보자.

답답한 목폴라 스웨터(turtleneck sweater)를 입은 슬픔이는 모범생 연출을 위해 큰 둥근 안경을 쓰고 있다. '안을 들어다 보다'라는 의미인 'invidia' 어원을 가진 그렁그렁한 큰 눈을 한 부럽이(envy)는 들어다 보기 보단 뭐든 올려다봐야 할 만큼 키가 작다. 곱슬머리에 2개의 자주색 바비핀(bobby pin)으로 앞머리를 고정하고, 땡땡이 셔츠(polka-dotted shirt)를 입은 모습에서 무언가를 동경하고 부러워하는 순진한 소녀의 연출이 보인다.

버럭이(anger)는 흰색 드레스 셔츠(dress shirt)에 느슨한 (loose) 타이를 매고 있다. 버럭이는 항상 잘 참아 오지만 가끔 폭발하는 모든 아빠들을 대표한다. 불안이(anxiety)는 주황색의 가로 줄무늬 셔츠(horizontal striped shirt)의 상의와 하의는 나팔바지(flared pants)를 입고 있다. 불안이의 fashion statement 인 나팔바지는 1960-1970년대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히피(hippies)들이 즐겨 입었던 나팔바지를 떠 올리게 한다. 라일리의 주변을 바꿔 보고자 나팔바지를 입고 컨트롤 패드를 장악하려 했나 보다.

당황이(embarrassment)의 필사템은 부끄러울 때 마다 줄을 당겨 숨기에 안성맞춤인 후디(hoodie)이다. 분량은 적었지만 신스틸러인 따분이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프랑스어로 ‘따분함’을 의미하는 ennui는 마동석 같이 반쯤 떠진 눈, 일자 컷의 앞머리(bangs), 심지어 양말을 끝까지 싣기 조차 따분했던지 신다 만 것 같이 축 늘어진 양말까지 픽사의 캐릭터 묘사는 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젖은 국수(wet noodle)'은 영어에서 '무기력한 사람'을 의미하며 축 늘여진 국수에서 따분이를 착안 했다고 한다.

1편에서 "멋진 애들 2시 방향에 있어. 더블 피어싱과 인피니티 스카프(We've got a cool group of girls. Double ears pierced and an infinity scarf)"라는 까칠이의 대사가 있었다. 인피니티 스카프는 무한대 기호(∞)와 유사하게 생겨 붙여진 명칭으로 연속적인 고리 형태로 끊김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스카프를 언급한 까칠이(disgust) 본인도 목에 넥 스카프(neck scarf)를 두르고 있다. 초록색 꽃무늬 민소매 드레스(floral sleeveless dress)를 한 까칠이의 fashion statement는 바로 crew socks(정강이 양말)이다. 요즘 세대들은 양말의 길이로 신세대 구세대를 구별하기도 한다. fake socks(덧신 양말), 발목 양말 (ankle socks)과 같은 짧은 양말은 구세대로 통하고, 정강이 까지 올린 긴 crew socks는 Gen Z세대의 패션 아이템이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2'가 오는 6월 12일 국내 IMAX 동시 개봉을 확정했다. 사진은 영화 스페셜 포스터.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여기서 언어 습득 이야기를 해보자. 우리의 모국어는 좌뇌에 자리 잡는다. 감정뿐만 아니라 언어도 사춘기를 거치며 뇌에 변화를 겪는다. 좌반구 우반구가 서로 정보를 주고받도록 도와주는 신경 섬유 다발인 뇌량(corpus callosum)은 사춘기를 기점으로 그 기능이 서서히 약해진다. 그래서 어른이 되서 배우는 영어가 쉽지 않은 것이다. 영화 속 대사 중 "어른이 된다는 것은 기쁨이 줄어든다는 건가봐. (Maybe this is what happens when you grow up. You feel less joy.)"라는 기쁨이의 대사가 있다. 어른이라서 영어공부도 어렵고 뭐든 따분한 건가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 'Inside Out 2'는 '나의 감정은 결국 내 자신이 컨트롤 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큰 기쁨과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이다. 대학생이 된 라일리로 다시 돌아와 끊김없는 인피니티(infinity) 인사이드 아웃 3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조수진영어연구소' 조수진 소장 [사진=조수진영어연구소]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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