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배우 박성훈은 '더 글로리'로 이름을 잃었다. 박성훈 보다 전재준으로 아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다. 그리고 또 한명의 배우가 히트작으로 이름을 잃을 위기다. '선재 업고 튀어' 류선재 역의 변우석이다.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커피숍에서 tvN '선재 업고 튀어' 종영 인터뷰로 변우석을 만났다. 그는 "내가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는 캐릭터의 이름으로 불리는 거라 너무 좋다"라며 스스로를 "변선재"라고 지칭하며 웃음지었다.
'선업튀'는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줬던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 분)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김혜윤 분)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구원 로맨스.
'선업튀'의 인기가 뜨거운 만큼 주인공 선재, 아니 '선재의 본체' 변우석에 대한 관심도 치솟고 있다. 그의 SNS는 이미 880만 팔로워를 돌파했고, 그의 과거 작품도 역주행 중이다. 변우석에 대한 소소한 궁금증을 직접 묻고 들었다.
'선업튀'는 변우석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는 드라마다. 변우석은 수영선수 출신이라는 설정을 위해 수차례 상체를 탈의해야 했다. 이를 위해 "운동을 밥먹듯이 하며" 몸을 만들었다. 변우석은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교복을 입었고, 유명 밴드의 메인 보컬 설정을 위해 2~3개월간 치열하게 노래 연습을 했다. 고딩선재부터 톱스타 선재까지 각기 다른 매력은 2049 여심을 사로잡았다.
이제는 선재 아닌 변우석은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 변우석의 학창시절은 선재와 얼마나 닮아있을까. 이에 대해 변우석은 "나의 학창시절은 좀 바보같았다. 선재와 인혁(이승협 분)의 중간쯤이 아닐까 싶다"라면서 "나의 학창시절을 대표하는 물건은 농구공"이라고 꼽았다.
189cm로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변우석은 '문짝 남친'의 대표주자다. 과연 변우석은 언제부터 키가 컸을까. 이에 대해 그는 어린시절부터 늘 큰 아이였다고 전했다.
"유치원 때는 적당하게 평균이었는데 초등학교 때부터 큰 축에 속했어요. 그리고 중학교 입학 이후부터는 쭉 컸죠. 사실 부모님이 다 키가 크세요. 돌아가신 할머니도 167cm로 당시 분들에 비해 크신 편이었죠."
모델 출신 연기자인 그는 '모델계 3대 노잼'이라는 오명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다 거짓말이다. 조금 재밌는 편"이라고 귀엽게 반박해 웃음을 자아냈다.
드라마에서 선재는 부상으로 수영선수의 길을 내려놓는다. 그런 좌절의 순간 솔(김혜윤 분)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변우석 역시 좌절의 경험이 적지 않다.
그는 "모델 당시 대타로 패션쇼 무대에 선 적이 있다. '잘 하면 내가 할 수 있다 '는 기대감을 품고 헤어메이크업까지 다 하고 리허설을 하고 있는데 그분이 오셨다. '이제 가셔도 된다'는 말을 듣고 지하철을 탔는데 눈물이 나더라. 집에 와보니 아이라인이 때문에 검은 자국이 남았더라. 앞으로 무조건 어떻게든 쇼를 많이 서겠다고 다짐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되돌아갈 수 있다면 할머니 임종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 고3 때였는데 나 좀 쉬겠다고 잠시 병실에서 나왔는데 엘리베이터를 타자마자 임종 연락을 받았다"면서 "어린시절 할머니와 함께 살며 한방에서 함께 잤다. 할머니가 옛날 이야기도 들려주시고, 내가 할머니 다리도 주물러드린 추억이 있다"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선업튀'의 높은 화제성 속에 주연배우들은 다양한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김혜윤은 소속사 홀대 논란으로, 변우석은 SNS발 열애설에 휩싸였다.
변우석은 "내 주변 사람들이 나로 인해 피해를 볼 수도 있겟다는 생각을 하니 더 조심해야겠구나 싶더라"면서 "나로서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서 상처가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잘 헤쳐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드라마의 인기 속에 OST도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변우석이 직접 부른 '소나기'는 멜론 TOP100의 4위까지 올랐다. 일각에선 조정석의 '아로하'와 비교되며 장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변우석은 "정말 말도 안된다"라면서도 "멜론 1등을 하면 정말 좋을거 같다"고 했다. 하지만 곧 이어 "나는 지금도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 중간에 '소나기'가 믿기지 않는다. 그 자체 만으로도 좋다"며 해맑게 웃음지었다.
마지막으로 그의 연기 인생에 가장 특별한 작품을 물었다. 물론 '인생작'이 된 '선업튀'를 제외하고.
"힘들어서 연기를 즐기지 못한 순간이 있었어요. 그때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를 통해 연기가 재밌다고 처음 느꼈죠. 이후 '20세기 소녀'를 촬영하며 진짜 재밌다. 배우를 선택하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전에는 잘 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순간의 행복을 즐기지 못했거든요. 작품을 할 땐 고되고 힘들지만, 어떤 감정을 표현할 때 느끼는 희열은 평소 느끼지 못하는 행복감이에요. 그 행복감이 좋아서 더 즐기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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