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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선재 업고 튀는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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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는 '범죄도시4'를 제치고 인기 콘텐츠 1위로 오를 만큼 화제작이다. '선재 앓이'의 주인공인 배우 변우석에 대한 관심 함께 뛰고 있다.

'선재 업고 튀어'는 슈퍼스타 류선재(변우석 분)의 죽음을 막으려는 열성팬 임솔(김혜윤 분)이 과거 2008년으로 돌아가 운명을 바꾸려는 노력을 다룬 애틋한 판타지 로맨스다. '응답하라' 시리즈, '별은 내 가슴에', '스물다섯 스물 하나' 등 세 드라마의 재미 요소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배우 변우석이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에서 류선재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사진=tvN]

싸이월드 일촌 맺기는 물론 고무 밴드 전자시계, 폴더 폰, 삼각기둥 MP3 플레이어, 줄 이어폰과 같은 레트로 감성의 전자 기계뿐만 아니라, 신조어인 '성덕'(성공한 덕후)을 못 알아듣는 대사, 과거와 미래를 오고가는 연출 기법이 드라마의 집중력과 재미를 더한다. 선재와 솔이가 줄 이어폰을 나눠 듣는 장면에서는 음악을 감상하면 행복해 하는 솔이를 보면서 '한쪽은 나와서 다행이네'라고 말하는 선재의 대사, 잠든 솔이를 팔이 저리도록 받쳐 주는 선재의 모습에서는 가슴이 짠해 지는 감동까지 느낄 수 있다.

죽음을 막으려고 과거로 돌아가는 스토리 라인를 바탕으로 그 시점에서 보이지 않았던 장면을 연출한다든지, 바뀐 미래로부터 돌아가 이미 바뀐 과거 시점 연출은 같은 장면에서 다른 전개로 이어진다. 이러한 연출법은 시청자로 하여금 대사 하나, 장면 하나를 놓치지 않게 한다. 선재의 자살을 필사적으로 막으려는 솔이의 노력으로 12회까지 무려 다섯 번이나 재현되는 한강 다리 장면은 이 드라마가 가장 공 들인 연출 신이기도 하다.

배우 변우석이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에서 류선재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사진=tvN]

모델 출신인 배우 변우석은 남친룩, Y2K 패션, 아메리카지, 꾸안꾸, 스트릿 룩 등 다양하면서도 편안한 동네 오빠 같은 친근한 룩을 연출 한다. 대부분 컴퓨터 프로그램이 연도의 끝 두 자리 수만 인식하다 보니 2000년을 1900년으로 인식할 수 있기에 Y는 year, K는 1000을 뜻하는 킬로(kilo)로 'Y2K'라는 용어가 사용되기도 했다. 'Y2K 패션'은 뉴트로(newtro) 패션을 뜻하는 패션용어로 '아메리카지(americazi)'라고도 불린다. 이 용어는 아메리칸 캐주얼(American Causal)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으로 산업혁명으로 인해 노동자가 늘어나면서 일하기 편한 복장인 워크웨어(workwear)가 크게 유행한 것이 시초가 되었다.

선재가 주로 입는 통 큰 청바지, 오버핏의 넉넉한 상의가 아메리카지 패션의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아메리칸 캐주얼의 차이점은 워크웨어 뿐만 아니라 아이비룩까지 포함 된다. 미국 명문대를 의미하는 아이비(Ivy) 룩은 폴로셔츠, 옥스퍼드 셔츠, 케이블 니트 스웨터 같이 고급스러우면서도 단정한 느낌의 편안한 룩이 특징이다. 이는 미국 동부 사립 고등학교(preparatory school)의 학생들 복장에서 시작되어 프래피 룩(preppy look)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선재 업고 튀어' 변우석 김혜윤 스틸. [사진=tvn]

선재는 면티 위에 오버핏 셔츠로 레이어드 한 후 버튼을 오픈하면서 솔이를 찾아 여기저기를 뛰어 다닌다. 우리 오빠나 남편이 선재처럼 입고 튀어 보고 싶어도 전혀 다른 느낌이 나는 이유는 선재의 187cm가 넘는 우월한 기럭지에서 찾을 수 있다. 솔이가 공항 전광판을 바라보듯 해야 마주 보며 대화가 가능한 선재의 우월한 키는 뭘 입고 뛰어도 마치 광고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키 큰 선재가 아담한 솔이를 업고 금세 뛸 것 같은 투 샷을 보고 있으면 '사귐직하다(사귈 가치가 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1986년 미국에서 방영된 전형적인 시골 사나이를 다룬 영화 '크록커타일 던디(Crocodile Dundee)'라는 코미디 영화가 있었다. 이 영화 주인공 때문에 'Crocodile Dundee'는 약간 촌스러우면서 다소 스포티한 남성 룩을 뜻하는 용어가 됐다.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때문에 Y2K, 아메리카지, 프래피 모두 '선재 룩'으로 통할 것 같은 기세다.

"오늘은 살아봐요. 날이 너무 좋으니까", "다 알고 있으니까 바꿀 수 있어", "역시 의지만 있으면 바꿀 수 없는 운명이란 없나 봐요"와 같은 명대사를 남기며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업고 인기 몰이 중인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남은 이야기가 기대된다.

'조수진영어연구소' 조수진 소장 [사진=조수진영어연구소]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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