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역사저널 그날'을 둘러싸고 제작진과 KBS 사측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MC 섭외를 두고 사측과 갈등을 빚은 '역사저널 그날'은 현재 제작이 무기한 잠정 중단된 상태다. 그럼에도 KBS PD들은 갈등을 떠나 '역사저널 그날' 만큼은 살려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KBS PD협회의 긴급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세원(KBS PD협회 회장), 김은곤(KBS PD협회 부회장), 조애진(언론노조KBS본부 수석부위원장), 기훈석(언론노조 KBS본부 시사교양 중앙위원) 등이 참석했다. 현장에는 30여명의 기자들이 참석했다.
'역사저널 그날'은 역사가 움직인 터닝 포인트인 '결정적 하루'를 입체적으로 구성하는 교양과 재미가 있는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으로, 지난 2013년 10월 첫 방송됐다. 11년이 넘는 시간을 방영하며 총 445부작이 전파를 탔다.
기훈석 시사교양 PD에 따르면 '역사저널 그날'은 "10년을 방송하는 동안 정치적 논란이 전혀 없었던 프로그램"이다. 역사의 양면성을 모두 다루는 다양한 시각을 고수하며 "400회를 넘게 방송하는 동안 정치적 이슈로 심의 지적을 받은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런 '역사저널 그날'이 '낙하산 MC'논란으로 시끄럽다. 13일 '역사저널 그날' PD인 신동조, 김민정, 최진영, 강민채는 성명서를 발표해 "이제원 제작1본부장이 지난 10일 '역사저널 그날'을 기한 없이 보류하고 제작진을 해산시키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성명서에 따르면 4월30일로 예정된 개편 첫 방송 녹화를 3일(업무일 기준) 앞둔 4월25일, 니 본부장은 이상헌 시사교양2국장을 통해 방송인 조수빈을 MC로 앉힐 것을 통보했다. 이미 MC와 패널, 전문가 섭외 및 대본까지 준비를 마치고 코너 촬영까지 마친 시점이었다. 제작진은 거부했고, 이후 녹화는 2주간 연기됐다. 8일 조수빈은 섭외를 거절했다(이는 제작진의 입장이다). 그리고 이 본부장은 10일 '역사저널 그날'의 무기한 잠정 중단을 통보했다.
제작진은 녹화가 2주 연기되는 동안 KBS 박민 사장에게 '역사저널 그날' 재개를 위한 호소문을 전달했고, 부사장과 면담을 진행하고, 임원들을 만나 읍소했다. 목표는 프로그램 재개다.
기훈석 PD는 "납득가지 않는 부분이 많고, 계속 의문스럽다. 하지만 우리는 1차적으로는 KBS의 대표 프로그램을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할 거다"라고 '역사저널 그날'의 제작 재개를 위해 힘 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세월호 다큐 불방에 이어 ('역사저널 그날'까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이 상황의 배후가 누구인지 밝혀내겠다"고 추후 계획도 덧붙였다.
김세원 KBS PD협회장은 "사측과 제작진의 갈등 속에 '역사저널 그날' 제작은 중단됐고, 제작진은 해산됐다. 따라서 KBS 역사와 함께 한 '역사저널 그날'을 당분간 볼 수 없게 됐다"며 "당장 기존 제작진이 준비한 과정 그대로 방송 제작 재개를 요구한다. 하지만 제작 재개가 이번주 안에 실현되지 않는다면 제작본부장과 사장에게 책임을 묻겠다. 강경하게 투쟁하겠다"고 입장을 밝다.
KBS PD연합과 KBS노조 측의 주장과 요구에 대해 KBS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13일 KBS는 "'역사저널 그날'은 리뉴얼을 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 형식, 내용, MC, 패널 출연자 캐스팅에 대해 (제작진과) 의견 차이가 있었다"며 "프로그램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프로그램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향후 제작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두루뭉술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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