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배두나가 '레벨문2'의 강인한 전사로 돌아왔다. 스스로는 '넷플릭스의 딸'이라고 할 정도로 넷플릭스와 인연이 남다른 배두나는 8개월 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노력한 '레벨문' 시리즈에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19일 오전 서울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넷플릭스 영화 'Rebel Moon(레벨 문): 파트 2 스카기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Rebel Moon(레벨 문)'은 평화로운 변방 행성에 지배 세력의 군단이 위협을 가하자 신분을 숨기고 마을에서 조용히 살던 이방인 코라와 여러 행성의 아웃사이더 전사들이 모여 은하계의 운명을 건 전투에 나서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영화다.
'Rebel Moon(레벨 문): 파트 2 스카기버'는 영화 '300', '맨 오브 스틸'의 잭 스나이더 감독이 범접할 수 없는 상상력으로 그려낸 장대한 스케일의 세계관과 파트 1보다 더욱 화려해진 액션, 풍성한 서사로 공개 전부터 기대를 높이고 있다. 배두나는 검술사 네메시스 역을 맡아 독보적인 카리스마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다음은 배두나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근황이 궁금하다.
"계속 한국에 있었다. '레벨문'을 2021년도에 8개월 동안 LA에서 촬영했다. 긴 체류 기간은 상관없는데 나이가 들면서 어느 순간부터 2박 3일 장기 비행을 하는 걸 지양하려고 한다. 몸에 안 좋더라. 요즘은 해외 일정을 많이 줄이려고 한다. 쿠팡플레이 '가족계획'이라는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었다."
- 고생하며 찍은 영화인데 파트2 공개 소감이 궁금하다.
"팬데믹으로 인해서 한국에서만 작업하다가 4, 5년 만에 해외 작품을 하게 됐다. 7, 8개월 외국 생활이 외롭기도 하고 여러 가지 고충이 있었다. 그렇게 찍은 영화라 나름대로 애정이 있다. '레벨문' 식구들, 배우들이 가족 같은 느낌이다. 파트1 때도 그랬지만 파트2를 공개하니까 완전히 끝난 것 같은 느낌, 빠이빠이 같은 느낌이 들어서 섭섭하기도 하고 그들이 그립기도 하다. 잘 됐으면 좋겠다."
- 파트1과 파트2 촬영이 어떻게 진행이 됐나?
"같이 찍었다. 시나리오가 한 권으로 나와 있어서 동시에 찍었다. 굉장히 오래 걸린 프로젝트다. 파트3에 대한 건 듣지 못했다. 보시면 아실 건데, 작품 속에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 부르면 가겠다."
- '넷플릭스 딸'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배우다. 이렇게 사랑받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금은 딸이 너무 많아서 이모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웃음) 넷플릭스와 처음 작업을 한 건 '센스8'이었다. 그때는 한국 넷플릭스가 없었다. 넷플릭스와 시즌을 몇 개나 해서 관계를 오래 이어왔다. 한국 콘텐츠도 이제 여러 플랫폼에서 많이 내놓고 있고, 많은 배우가 열심히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수식어에서 자유로워진 느낌은 있다. 저는 그 당시 넷플릭스가 뭔지도 모르고 좋은 작품을 하는 거라는 생각이었다. 영화든 드라마든 플랫폼과 채널은 상관없다. 어떤 것일지라도 좋은 작품이 있고 좋아하는 감독님들이 부르면 어디든 가서 할 거다. 그런 마인드 때문에 새로운 플랫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 같은데, 지금은 넷플릭스에서 너무나 다 잘 되고 있어서 좋다."
- 카리스마 있고 동양적인 매력을 살린 캐릭터다. 캐릭터 표현할 때 어떤 점이 힘들었나?
"시나리오 받았을 때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이런 장르를 즐겨 보는 사람도 아니고 나와 본 사람도 아니다. 캐릭터는 왠지 알 것 같고 몰입해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캐릭터에 몰입해서 잘 스며든다면 어떤 장르건 새로운 도전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모험했다. 캐릭터가 외강내유다. 겉으로는 강해 보인다. 파트1에서는 많이 나오지 않지만 여전사로서 강인하고 의지할 수 있는 캐릭터로 나오지만, 파트2는 내면이 소프트하고 번뇌와 고통을 많이 겪은 사람이다. 제가 생각했을 때 나의 과거의 아픔, 지켜내지 못한 것들에 대한 후회와 복수심을 가슴 속에 안고 무표정으로 싸움을 잘할 것 같아서 선택했다. 그런 부분은 잘 살았던 것 같다. 파트2를 보시면 마음을 활짝 열었을 때 어떻게 무너지고 끝까지 지켜내려 하는지가 보여서 이 캐릭터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 한국인의 정체성이 많이 드러나는 캐릭터다. 연기할 때 어땠는지와 그런 부분에서 아이디어를 낸 지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파트1에서 갓 비슷한 걸 쓰고 나온다. 원래 시나리오에서는 갓이 아니었다. 캐스팅되어 피팅을 갔더니, 갓이 제작되어 있더라. 너무 반갑고 뿌듯하고, 남자들만 쓰던 걸 제가 쓰니까 신난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고리같이 한국적인 디테일이 있는 의상을 입고하니까 뿌듯하고 기분이 좋더라. 제가 온 행성 이름이 별이다. 그런 디테일도 좋았다. 제가 의견을 냈던 건 바지의 길이였다. 원래는 짧았다. 발목이 보이는 귀여운 바지였는데, 검을 쓰는 사람이라 검도복 바지처럼 발이 안 보이게 길게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서 반영됐다. 축구 선수, 운동선수는 발의 방향을 보고 어디로 갈지 알아챈다고 하더라. 무술의 고수로서 발을 안 보이게 하는 것이 멋지지 않겠냐 싶었는데 촬영하면서 후회했다. 바지가 너무 길었다. 치마 기장처럼 긴데 저승사자 같지 않나.(웃음) 아이라인을 크게 그리자 했던 것도 저의 아이디어다.
- 한국과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의 차이가 궁금하다.
"프로덕션마다 다르다. 배우로서 느끼는 가장 큰 차이점은, 배우와 스태프가 직접 소통하면서 일한다. 외국에서 저는 혼자 다닌다. 그런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 공항에서부터 모든 것을 케어해준다. 그런 거 외 시스템은 비슷하다. 버짓의 차이만 있다. 그것이 크면 크루를 많이 고용할 수 있고, 시스템이 거기에 맞게 구축이 된다. 이번에 정말 놀란 건 밀밭이 나온다. 이 팀이 밀을 키웠다. 밀밭이 자라서 촬영하기 적당한 시기에 촬영을 시작했다. 호수에 들어가는 장면이 있으면 땅을 파서 호수를 만든다. 배우가 들어가야 하니까 딱 맞는 수온이 될 수 있게 제작한다. 보통 우리는 진짜 호수에 추워도 들어가서 촬영하고 하는데, 여긴 진짜 만든다. 이런 부분은 굉장히 놀랐다. CG가 매우 많지만 가장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려고 할 수 있는 건 세트로 다 구현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특별한 것 보다 계속 배워야 했다. 스턴트는 물론이고, 큰 시퀀스가 있어서 촬영장에도 짐이 있다. 계속 운동했던 기억만 많이 남는다. 댄스도 배워야 했다. 추수를 배우는 것이 제일 오래 걸렸다. 감독님이 촬영감독, 프로듀서 등 모든 것을 다 하는 촬영장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을 선셋과 선라이즈에 찍어서 배우들은 다 긴장하고 대기하던 현장이다. 대기가 많았다."
- 강인하거나 감정을 꾹꾹 눌러 담는 캐릭터를 많이 해왔는데 변화에 대한 욕심도 있나?
"반대 성향을 너무 해보고 싶다. 저도 이제는 코미디를 하고 싶다. 진짜 웃긴 거 하고 싶다. 얼마 전에 '닭강정' 봤는데 너무 웃기더라. 저는 제가 참아야 관객들이 슬프다고 생각한다. 관객들은 다 보고 느낀다. 눈물 흘리거나 분통을 터트리지 않아도, 관객들은 눈만 봐도 마음을 읽는다고 생각한다. 그걸 어떻게든 잡고 있으려 한다. 표현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대체로 내 감정을 먼저 보여주기보다는 삐져나오는 감정을 관객들이 보길 바란다."
- '레벨문' 파트2의 관전 포인트를 꼽는다면?
"파트1은 파트2를 위한 소개 정도라고 생각한다. 떡밥을 수거하기 시작한다. 굉장히 빠른 전개로 전투가 시작되고 각 캐릭터에게 어떤 개인사, 역사가 있었는지 밝혀지고 가족처럼 끈끈해진다. CG가 화려해서 눈요기가 된다. 마음도 움직일 수 있는 장면들이 많다. 외계 생명체나 외계 행성을 구현하는 그림, 비주얼에 상당히 놀랐다. 저도 앞으로 더 용감하게, 지치지 않고 배우 생활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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