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경제 연예 스포츠 라이프& 피플 포토·영상 스페셜&기획 최신


엔터경제 연예 스포츠
라이프& 피플 포토·영상
스페셜&기획 조이뉴스TV

[조이人]① "로또 같은 이무생·손 마비 온 오열" 추자현, '당잠사'에 쏟은 열정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인터뷰)배우 추자현,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 아내 덕희 役 열연
한국 영화로는 14년 만 복귀 "40대에 데뷔하는 신인의 마음"
"오열 연기 후 손에 마비 약간 와, 호평 해주셔서 뿌듯해"
"이무생, 예의 바르고 착한 순둥이…상대 돋보이게 하는 훌륭한 배우"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추자현이 더욱 깊어진 감성으로 돌아왔다. 휘몰아치는 감정을 폭발하며 혼신의 열연을 펼친 그다. 한국 복귀 후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며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했던 추자현의 연기 내공이 빛나는 순간이다. 스스로는 "정말 걱정이 많았다"라고 말했지만, 깊어진 연기뿐만 아니라 한층 더 여유가 생긴 듯한 추자현의 새로운 얼굴과 연기 변신을 앞으로 더 많이 보고 싶어진다.

지난달 개봉된 '당신이 잠든 사이'(감독 장윤현)는 교통사고로 선택적 기억 상실을 앓게 된 덕희(추자현 분)로 인해 행복했던 부부에게 불행이 닥치고, 남편 준석(이무생 분)의 알 수 없는 행적들이 발견되면서 진실을 추적해가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배우 추자현이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추자현이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1997년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접속', 독특한 구성과 파격적인 스토리텔링의 하드코어 스릴러 '텔 미 썸딩'을 비롯 '썸', '황진이', '가비'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새로운 소재와 섬세한 연출로 관객을 사로잡은 장윤현 감독의 차기작이다.

추자현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중 교통사고로 인해 선택적 기억 상실을 경험하는 덕희 역을, 이무생은 한없이 자상한 남편이자 비밀을 지닌 준석 역을 맡아 부부 호흡을 맞췄다. 특히 추자현은 2010년 개봉된 영화 '참을 수 없는.' 이후 14년 만에 국내 영화로 복귀해 주목받았다. 팬데믹 기간 촬영을 끝낸 후 오랜 기다림 끝에 스크린을 통해 자신의 연기를 본 추자현은 "신인의 마음"이라며 쑥스럽지만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다음은 추자현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오랜만의 영화라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인터뷰도 10년 만이라 쑥스럽다. 갓 연예계 데뷔를 한 기분이라 설렌다. 영화는 언제 했는지 기억이 안 나더라. 중국에서 오래 활동했다 보니 공백기가 너무 길었다. 한국에선 예능으로 복귀하고 드라마를 했다. 굳이 장르를 구분하는 건 아니지만 멜로 장르가 너무 좋아서 하게 됐는데 영화다. 영화관에 가 서니까 옛날 기억이 가물가물 나서 40대에 데뷔하는 신인 같은 마음이었다."

- 찍은 지 시간이 좀 흘렀는데 완성된 영화를 본 느낌은 어떤가?

"찍은 건 2년 반 정도 됐다. 걱정되더라. 배우들은 다 그럴 것 같다. 시나리오를 다 알고 있어서 영화적인 재미엔 빠질 수가 없다.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공감하고 평가할지에 대한 걱정을 했다. 내 영화가 아니면 즐기면서 봤을 텐데, 전전긍긍하면서 봤던 것 같다."

배우 추자현이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추자현이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 어떤 부분에서 걱정이 됐나?

"인생 자체가 후련함을 잘 못 느끼는 성향인 것 같다. 추자현 하면 당당하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이미지가 있는데, A형이라 걱정이 많다. 뭐하고 나면 '어떻게 되겠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지?'라며 계속 걱정하고 의심이 많은 편이다. 오케이를 했는데도 저 스스로 연기에 만족하지 못하면 걱정을 하는 스타일이다. 대신 뭘 하든 열심히 한다. 결정하기까지는 신중하지만, 결정하면 앞뒤 생각 안 하고 투덜댐도 없이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가는 스타일이다. 후회하는 걸 너무 싫어하는 성격이라, 그 순간엔 열심히 하고 자신 있다. 다만 데뷔 이후 '시청률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 인기가 많았으면 좋겠다, 내가 돋보였으면 좋겠다, 흥행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촬영하는 순간이 감사하고, 과정을 즐긴다.

- 감정의 폭이 큰 인물이다. 20대부터 40대까지, 많은 사연이 있는 인물인데 어떤 점에 공감했고 또 표현하려고 했나?

"단순히 제가 20대에 고생했다고 해서 연기에 도움이 된다기보다는, 나이가 들면서 쌓인 연륜의 영향인 것 같다. 배우들이 20~30대보다 나이가 더 들면서 깊이감이 생기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 같다. 이 영화는 전문직, 혹은 경험할 수 없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다. 저도 가정을 꾸리고 아이가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감하게 된다. 누구나 불행한 일을 겪을 수 있고 상상할 수 있다 보니 마음이 더 힘들더라. 저는 연기 톤을 날 것으로 하려고 했던 것 같다. 이무생 배우와 둘이 끌고 가다 보니 매 신 톤 조절을 세밀하게 계산하고 신경 썼다. 덕희란 인물은 같지만, 이무생 배우와 나누는 대사, 사고가 난 후, 시어머니와의 톤 등 소수점 자리 같은 차이를 신경 썼고 그런 연기 작업이 재미있었다."

- 시어머니와의 장면에서 오열하던 것에서 엄청나게 쏟아내야 했다.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은데 연기 당시 어땠는지 궁금하다.

"사람이 충격적인 일을 겪으면 눈물도 안 나오고 혼이 나간다. 억장이 무너진다. 같은 상황을 겪은 건 아니지만 인생을 살고 나이를 먹다 보니 그 감정을 알겠더라. 그걸 어떻게 표현할지가 숙제다.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는데 일부러 계산을 안했다. 리허설 때도 안했다. 감독님이 보시고 다르다 싶으면 소통해 나가면 되니까 카메라 감독님께 동선만 말씀드렸다. 그 순간에 느꼈던 감정에만 집중했다. 끝나고 나서 제가 대사를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겠더라. 손에 마비가 약간 왔고, 살짝 기억이 안 났다. 완전히 훅 들어갔다 나왔다. 괜찮냐고 걱정했는데, "믿어도 된다"라고 하시더라. 그렇게 찍었는데 보신 분들이 그 장면을 많이 말씀해주셔서 뿌듯하다."

- 실제 출산과 육아의 경험이 감정적으로 영향을 준 것도 있나?

"그렇지는 않다. 만약 자녀가 없고 결혼을 안 했으면 조금 다른 결의 연기가 나왔을 것 같다. 내가 이런 일을 겪었다고 상상을 해봤을 때 숨이 안 쉬어진다. 그런 것에서는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건 연기가 아니다. 예를 들어 이무생 배우가 연기한 준석을 보고 사랑해서 그 감정이 나오는 거지, 그 순간 우효광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다만 나이에서 오는 내공은 연기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배우 추자현이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이무생과 추자현이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트윈플러스파트너스㈜]

- 실제 남편(우효광)도 그렇겠지만, 영화 속 남편도 엄청난 사랑꾼이다.

"남편(우효광)은 훌륭한 친구다.(웃음) 제가 박희순 오빠를 좋아하는데, 함께 했던 '아름다운 세상'의 남편도 훌륭하다. 그리고 배우, 선배를 떠나 그분을 좋아한다. 작품 속이든 현실이든 제가 남편 복은 타고난 것 같다.(웃음) 이무생 배우도 너무나 훌륭한 친구다. 제가 존재감이 좋은 배우를 좋아한다. 기교로 연기를 하는 것보다, 작품 속 등장만으로도 존재가 보이는 배우가 부럽고 저도 그렇게 하고 싶다. 이무생 배우도 그런 배우 중 한 명이었다. 멜로까지는 생각 못 했지만, 저 배우와 같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이 대본을 받았을 때도 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로또 맞은 것처럼 좋았다. 처음 이 작품으로 만났는데 이렇게 순둥이가 그런 연기를 어떻게 했지? 의아할 정도로 굉장히 예의 바르고 진짜 너무 착하다. 배려를 많이 받았다. 이 영화에서 '추자현이 잘했네?'라며 좋게 보셨다면 그건 무생 배우의 도움이 컸다. 현장에서 연기했을 때 생각지 못했던 연기가 컵라면 먹는 연기였다.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신이고, 데시벨이 높지 않다. 감정이 훅 올라왔다.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상대 배우에게 받은 거고, 상대방을 돋보이게 해주는 배우다. 멜로는 했으니까 다른 작품에서 제대로 붙어보고 싶다."

- 이전에 이무생 배우의 어떤 작품을 봤었나?

"'부부의 세계' 때 놀랐다. 드라마가 워낙 흥행해서 다 살았지만, 이무생 배우가 김희애 배우를 늘 바라보고 따뜻하게 해주는 후배 의사였다. 연기 톤도 차분했다. 확 와닿아서 그 친구에게 시선이 갔다. '서른 아홉; 때 멜로를 저렇게 하는구나 싶었고, '더 글로리' 사이코패스도 잘했다. 그 정도로 스펙트럼이 넓은 친구라 좋았고 같이 작업을 하면서 진짜 반했다. 많이 알리고 싶다."

- 후반 남편의 비밀이 밝혀지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초반과 후반 다른 느낌을 줘야 하기 때문에 연기하기 어렵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다.

"그 장면 어려웠다. 무생 배우가 일부러 저를 한 번이라도 더 보려고 왔다갔다 하는데 "사랑한다"가 애드리브다. 앞에서 바로 듣는데 그 톤이 미치겠더라. 아무것도 모르는 척해야 하는데 약간의 떨림이 있다. 연기로 못 참겠더라. 너무 잘해서 혼내주고 싶었다. 정말 감사했던 건 무생 배우가 블랙박스 신을 찍을 때, 저는 알아버리면 안 되니까 그걸 안 봤다. 마지막에 영상을 보는 신은 하얀 화면만 보고 해야 했는데, 그 "사랑해"에 꽂힌 거다. 시선은 빈 화면을 보고 있는데, "사랑한다"가 하염없이 쏟아지더라. 그 또한 무생 배우의 호흡이 아닌가 싶다. 완급 조절이라는 것을 이제 알 것 같다. 연기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상대 배우와 조연 배우들, 다 함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완급 조절이 되는 것 같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조이人]① "로또 같은 이무생·손 마비 온 오열" 추자현, '당잠사'에 쏟은 열정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