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손석구가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와 함께 민폐가 될 수 있는 겹치기 출연은 이제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이어 감독의 비전을 존중하고 현장에서 모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작품 출연의 첫 번째 기준으로 감독을 꼽았다.
지난 27일 개봉된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손석구 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온라인 여론 조작이라는 현실과 맞닿아 있는 소재, 한 번도 다뤄진 적 없는 신선한 스토리와 눈을 뗄 수 없는 연출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배우 손석구가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https://image.inews24.com/v1/bfa4e7263e1e0c.jpg)
손석구는 기자 임상진 역을 맡아 '팀알렙'의 실질적 리더인 '찡뻤킹' 김성철, 작가 지망생인 '찻탓캇' 김동휘, 키보드 워리어 '팹택' 홍경과 호흡을 맞췄다. 임상진은 기자로서의 사명보다는 특종을 노리던 기자로, 대기업의 횡포를 고발한 기사가 오보라는 여론에 밀려 정직을 당한다. 14개월 정직 후 온라인 여론을 조작하는 댓글부대에 대해 제보하겠다는 찻탓캇(김동휘 분)을 만난 후 댓글부대의 실체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JTBC '나의 해방일지' 구씨와 영화 '범죄도시2' 빌런 강해상 역으로 '대세 배우' 반열에 오른 손석구는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에 이어 '댓글부대'로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뽐냈다. 그는 현실에 있을 법한 기자 캐릭터로 시작해 팀알렙을 파헤치며 변해가는 모습까지, 내면의 감정 변화 폭이 큰 임상진을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완성해 몰입도를 높였다. 다음은 손석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드라마와 영화, 연극에 연출까지 다양한 경험을 했다. 여기에 더해 회사도 차렸다. 앞으로 더 해보고 싶다 하는 것이 있나?
"저는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다. 지금도 영화 현장에 가면 제작, 연출 관련해 많이 보게 된다. 이게 배우로서 가지는 장점이라 유리하다. 그걸 보다 보니 그 꿈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진 좀 바빠서 못하고 있는데 생각은 계속하고 있다."
- 후배 양성 계획도 있나?
"그런 건 없다."
![배우 손석구가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https://image.inews24.com/v1/8bee8e8d296145.jpg)
- 시나리오 작가만 생각하나? 연출은 생각이 없나?
"끄적인 건 있지만 어디 나가서 평가받거나 돈을 받은 적이 있어서 경험이 있다고는 얘기할 수 없다. 어렸을 때 시, 수필도 쓰고 하면서 약간의 감은 있다. 반면 연출은 그런 것이 없다. 배우지도 않았다. 다른 감독님들 만날 때마다 옆에서 보긴 하는데, 만약 제가 글을 쓰더라도 연출은 다른 분이 하는 게 낫지 않을까."
- '재방송'을 연출했을 때 재미있게 하지 않았나?
"'재방송' 하고 나서 '아, 이렇게는 하지 말아야겠다', '이렇게 해서 되는 게 아니구나'를 느꼈다. 사실 글 앞뒤로 다 날렸다. 편집하면서 완전 재창조가 됐다. '이게 되는 게 아니구나'를 배운 것이 제일 큰 수확이었다."
- 작가로서의 관심 분야는 배우로 연기할 때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
"예를 들어 코미디일 수도 있고, 호러일 수도 있고 SF일 수도 있지만, 결국 제가 관심 있어 하는 주제는 나이 먹으면서 계속 바뀌는 것 같다. 지금은 중년을 넘어선 사람들이 갖는 '제2의 도전'에 관심이 많다. 그게 많이 감동적인 것 같다. 지금 쓰는 것도 그거에 관련된 거다. 온실 속에서 살면서 50살이 됐는데 보호장치가 없어지는 것이 어렸을 때 보호장치가 없을 때와 다른 것 같다. 열정을 가지고 싶어서 갖는 게 아니라, 이제 뜨거워지지 않으면 다시 살 수 없는 상태인 거다. 그러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 예술성과 대중성 둘 다 맞추면 좋겠지만, 둘 중 조금 더 가져가야 한다면 무엇인가?
"저는 대중성이다. 관객들이 안 봐주시면 진짜 마음이 아프다."
![배우 손석구가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https://image.inews24.com/v1/3763af651fb30d.jpg)
- 앞으로 해보고 싶은 캐릭터, 장르가 있나?
"장르는 모르겠고, 음악 하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 최근 2년 동안 나온 작품을 봤을 때 굉장히 다작하고 있다. 인지도 역시 많이 올라갔는데 돌아보면 어떤가?
"그런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많이 못 가진 것 같긴 하다. 일어나서 출근하고 퇴근하면 자고, 너무 피곤해서 씻지도 않고 자는 날도 많았다. 1월부터 지금까지 설 연휴 빼고는 안 쉬었다. 제 회사 이름이 스태넘인데, 회사 시스템을 구축하고 하다 보니 일 양이 너무 많아졌다. 소회를 느낄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그런 걸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그렇다면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나?
"저는 이제 겹치기 촬영은 안한다. 원래는 어쩔 수 없이가 아니라 좋아해서 많이 했다. 'D.P.'와 '카지노', '살인자ㅇ난감'을 같이 하기도 했다. 그렇게 촬영하면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냐고 하는데, 저는 캐릭터가 비교되니까 좋고 재미있다. 그런데 육체적으로 힘에 부친다. 또 일정을 조율한다는 것이 민폐이기도 하다. 매니저도 너무 괴로워하고, 각 작품 제작부도 힘들다. 그래서 겹치기 안하고 특별출연의 개념도 이제 자제를 하려고 한다. 어린 배우들 보고 멋있다 느낀 것이 작품 하나 하고 6개월 동안 자신의 시간을 가진다.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뭐가 들어올 때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있으면 할 수 없는 선택인데 그걸 잘하더라. 나도 저런 모습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제 성격상 6개월은 아니고 지금 약속된 작품을 끝내고 내년부터는 작품 하나 끝나면 1~2개월 정도는 시간을 가지면서 여행도 가고 하고 싶다."
![배우 손석구가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https://image.inews24.com/v1/1f2c33527a4f98.jpg)
- 계속 작품이 있다는 건 배우로선 굉장히 행복한 일이지 않나. 물론 본인이 노력한 것도 있겠지만, 운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도 드는데 이렇게 러브콜을 많이 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유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현장에서 모난 행동을 안 한다. 좋은 작품을 하려면 좋은 감독님을 만나야 한다. 좋은 감독님들은 다 자기만의 방식이 있기 때문에 좋은 감독님이 된 거다. 현장에 가면 그분이 수장이기에 그분에게 맞추려고 한다. 어떤 지위나 나이를 떠나 그분의 비전을 최대한 존중하고, 적어도 방해가 안 되고 하모니를 이루려고 노력하다 보니 찾아주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 인간적인 매력도 중요하지만, 이 배우에게 캐릭터를 맡겼을 때 연기적으로 나오는 것이 있겠다는 생각으로 찾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현장에서의 태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건가?
"배우로서 그 캐릭터에 어울려야 되는 것도 있지만, 제가 현장의 태도를 말씀드린 이유는 자기 비전을 구현하는 실력 있는 감독님이면 후자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걸 경험하면서 알았다. 전자는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후자가 안 되면 현장이 힘들다. 또 저는 제 것을 고집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눈치는 좀 빠른 것 같다. 자신의 것을 고집하는 배우들이 있다. 그렇게 해서 명작이 나오는 것도 많지만, 저는 작품 선택의 1번 기준은 감독님이다. 그 감독님이 원하는 것이 뭔지 파악하려 한다. 얘기하는데 불화가 섞여서 고민하게 되는 건 없어야 한다."
- 안국진 감독의 장점은 무엇이었나?
"저에겐 전작이 큰 장점이었다. 사고하는 것이 굉장히 깊다. 되게 디테일하고 뭐하나 꽂히면 덕후같은 기질이 있다. 저는 그렇지 않다. 사회현상은 남들 아는 정도만 알고 관심을 안 가진다. 안국진 감독님은 감독님이라 그런지 어떤 주제에 관심이 생기면 할 수 있는 데까지 파고드는 집요함이 있다. 또 테이크를 많이 가는 스타일이다. 엄청 대가처럼 집요하게 파는데, 그게 대본에서도 많이 느껴진다. 저와 많이 다른데 그게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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