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소리꾼 부녀 전수현(70), 전영랑(40)이 '인간극장'을 찾는다.
26일~3월1일 오전 7시 50분 방송하는 KBS 1TV '인간극장'에서 경기민요 소리꾼 전영랑은 조금 특별한 아버지, 전수현 씨와 함게 출연한다.
수현 씨는 어릴 적, 높은 곳에서 떨어져 다친 후, 척추가 휘고 더는 키가 자라지 않았다. 어머니의 등에 업혀 학교에 다녔고, 중매로 아내 영심(63) 씨를 만나 아들, 딸을 낳았다. 딸 영랑이 너무 예뻐 언제나 딸 손을 꼭 잡고 다녔다고. 노래까지 잘한 딸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본 것도 수현 씨다. 하지만 딸이 아빠보다 키가 크기 시작하고, 장애인 아버지 때문에 혹시라도 놀림받지 않을까, 늘 딸의 뒤에 서 있었단다. 자라면서 영랑 씨도 그 마음을 알기에 애써 다가갈 수 없었다.
비디오가게에서 분식까지 팔면서 딸을 소리꾼으로 키운 부부. 영랑 씨는 열두 살 때부터 이모네 국악학원에서 국악을 배웠고, 어느새 소리꾼으로 산 지 30여 년이 됐지만, 딸이 수많은 무대에 올랐어도 아버지는 언제나 딸 뒤에만 있었다.
코로나19 때, 강의도 공연도 다 끊겨, 불안감에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았던 영랑 씨. 걱정하는 아버지를 위해 '아침마당'에 절절한 사연을 보내 무대에 서게 됐고, 수현 씨는 딸을 위해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착한 딸을 잘 키웠네" 응원받으며, 수현 씨가 달라졌다. 방송을 계기로 노래교실까지 초대를 받으니, 사람들 앞에 나서지 않던 아버지, 오직 딸을 위해 함께 무대에 선다.
무뚝뚝한 수현 씨가 속마음만은 따뜻하다는 걸 가장 잘 아는 이는 40년 넘게 함께 산 아내, 영심 씨. 몸이 불편한 남편 대신 고된 일을 해준 아내가, 10년 전, 암에 걸렸을 때 수현 씨는 가슴이 철렁했다. 아내의 농사짓자는 말에 숨이 차도 주말마다 대부도에 가 돌투성이 땅을 밭으로 만들었고, 사위 권택(49) 씨는 장모님을 위해 카라반까지 마련해줬다. 대부도에서, 손 큰 영심 씨가 만두 수백 개를 만들고, 어린 영랑을 닮은 손녀를 보며 수현 씨는 웃음꽃이 피는데.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사람들을 모아놓고 칠순 잔치를 하고 싶다는 수현 씨, 100여 명이 꽉 찬 잔칫날, 아버지께 그동안 못다 전한 진심이 담긴 편지를 읽던 영랑 씨가 결국 눈물을 흘린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마당' 설 특집으로 또다시 섭외 전화가 오고, 딸과 함께 보컬학원까지 찾은 수현 씨, 준비 곡은 세 곡, 부담스럽다더니 이젠 노래 분량 욕심까지 내는데, 부녀는 어떤 노래를 부르게 될까. 부모님의 뒷바라지로 경기민요 소리꾼이 된 영랑 씨, 웬 비닐하우스에서 소리 특강을 하고, 국악인으로 살면서도 대중에게 다가갈 노력을 한다. 1년에 한 번씩 잡가 녹음도 하고 새로운 음반 작업도 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 목소리 회복이 덜 돼서, 녹음이 쉽지만은 않다. 딸 솔(7)의 방학이 끝나가고, 가족 여행길에 들른 강원도 정선의 특별한 박물관, 왕년의 스타를 만난다.
무뚝뚝하지만 속정 깊은 아버지 수현 씨, 그리고 아빠의 맘을 보듬는 소리꾼 딸 영랑 씨. 서로를 향한 묵혀뒀던 진심을 꺼내어, 무대 위, 손 꼭 잡고, 부녀의 노래가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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