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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① 최민식 "김고은·이도현도 푼수, '파묘' 팀에 자부심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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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배우 최민식, 영화 '파묘' 최고의 풍수사 상덕 役…첫 오컬트 도전
"조감독이라 생각하고 촬영, 주특기 다른 '묘벤져스', 균형 주안점"
"유해진·김고은·이도현과 리딩하고 술 마시며 '되겠구나' 확신"
"김고은, '파묘' 팀 손흥민…앙상블 좋았던 배우들, 또 작품 하고파"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최민식이 첫 오컬트 장르에 도전했다. 그것도 '오컬트 장인'이라 불리는 장재현 감독의 신작 '파묘'를 통해서다. 연기력에 있어서는 그 누구도 이견이 없는 '명불허전' 최민식은 이번 '파묘'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무게 중심을 꽉 잡아준다. 그리고 함께 한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내며 그야말로 '묘벤져스'를 완성했다.

22일 개봉된 '파묘'(감독 장재현)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로 오컬트 장르의 한 획을 그은 장재현 감독의 신작이다.

배우 최민식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최민식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 역을 맡아 무당 화림 역 김고은, 장의사 영근 역 유해진, 경문을 외는 무당 봉길 역 이도현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상덕은 조선 팔도 땅을 찾고 땅을 파는 40년 경력의 풍수사다. 화림을 통해 거액의 이장 제안을 받고 묫자리를 보러가지만, 악지에 자리한 묘에 수상한 기운을 느끼고 이장을 거절한다. 이후 기이한 병이 자식에게까지 유전된 의뢰인의 진심 어린 호소에 결국 이장을 결심한다.

데뷔 35년 만에 첫 오컬트 장르에 도전한 최민식은 관록의 명연기로 '파묘'의 중심을 꽉 잡아주며 명불허전 존재감을 뽐내 극찬을 이끌었다. 다음은 최민식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극장 개봉을 해서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무대인사에서 17개 관을 돌았다. 좋더라. 극장에서 사람들을 보니까, 영화를 하는 맛이 나더라.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때도 못 했다. 제가 코로나에 걸리기도 했고."

배우 최민식과 유해진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올해 개봉작 최고 예매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만큼 기대감이 크다는 의미인데 어떤가?

"너무 행복하다. 이게 쭉 가야 하는데, 개봉 날 눈이 엄청 와서 천지신명께서 도와주는구나 했다."

-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은 어땠나?

"단순한 귀신 놀음이면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귀신에게 엄청 맞고 끝나는 거 아닌가' 했는데 장재현 감독의 가치관이 녹아 있더라. 좋았던 것이 장재현 감독과 대본을 보고 사석에서 술 마시면서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우리 땅에 트라우마가 있다'라고 하더라.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다. 무슨 소리인가 했는데 그 내용이더라. 풍수학적인 측면에서, 사람 몸에 혈 자리가 있듯 땅에도 그런 것이 있다. 훼손한 것을 제거하고, 상처를 치유하고 싶다는 얘기를 하더라. 감독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하지만 종교에 편협되지 않고, 아주 영화적인 소재로 가져와 재미있는 걸 만들었다. 비단 재미를 위해 소재를 가져오는 것에 머물지 않고 종교에 대해 열린 사고를 보여준 것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전작에 비해 말랑말랑한 것이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저는 그 유연한 사고가 좋다. 특정 층만을 좋아하고 의식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베이스가 변하지 않는 한 사고를 유연하게 변주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 상덕이 후반부로 갈수록 어른의 책임감을 느끼고 변모해가는데,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연기했나?

"저는 '파묘'를 할 때 조감독이라고 생각하고 했다. 장재현 감독 전작을 너무 잘 봤다 보니 어떻게 만들어갈지 관찰하고 싶었다. 벽돌이 되자는 마음이었다. 우리 넷을 '묘벤져스'라고 하더라.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네 명의 주특기가 다르다. 도드라져서도 안 되고 모자라도 안 된다. 균형을 맞추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신경을 많이 썼다."

배우 유해진, 이도현, 김고은, 최민식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네 사람이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신이 나 있는 느낌이 나더라. 어떤 대화를 나눴나?

"넷이 다 푼수고 술을 좋아한다. 유해진, 김고은과는 처음 작품을 하지만 많이 봐왔다. 하지만 이도현은 생소했다. 하지만 만나보니 옛날부터 같이 작업을 한 사람 같았다. '친해져야겠다' 하는 것이 필요 없었다. '그림이 나오겠다', '우리 넷이서 잘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 연기 역시 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향도 있었던 건가?

"상덕과 영근은 몇십 년 일을 같이 했다. 지관이 있으면 장의사가 있는 거고, 화림이가 일거리를 물어다 준다. 협업, 비즈니스 관계다. 서로가 상생한다. 그렇기에 영화에서 친근함이 관건이다. 친한 척을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캐스팅되어 만나 리딩하고 술도 마시러 갔을 때 다행이라고 생각한 것이 '되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반은 먹고 들어갔다."

- 유해진 배우와 만들어낸 관계성이 특별했다. 연기는 첫 호흡인데 어땠나?

"진짜 옛날부터 같이 했던 사람 같다. 해진이도 짬밥이 있다 보니 얘기하면 바로 오케이가 된다. 풍수사와 장의사는 그게 보여야 한다. 고수하는 분과 무속인 선생님이 마치 상덕과 영근 같은 관계더라. 실제로 별 얘기도 안 하고 쳐다도 안 본다. 무뚝뚝함이 있는데 되게 오랫동안 함께 해왔더라."

- 김고은 배우에 대한 칭찬을 많이 했다. 이도현 배우도 이번 '파묘'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여줬다. 후배들의 연기를 어떻게 봤나?

"고은이는 '묘벤져스'의 메시, 손흥민이다. 해진이와 저는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라고 했다. 도현이는 북을 치는데 구멍 나는 줄 알았다. 이 친구들이 현장에서 몰입감이 장난 아니더라. 상덕으로서 연기해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어떻게 해' 그럴 뻔했다. 정신 차리자고 했다. 그 정도로 무속인 연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고은이는 정말 대단하다. 그냥 캐릭터도 아니고 신을 영접하고 자신의 몸으로 표현해야 한다. 그걸 과감하게 도전하더라. 무속인 선생님 댁에 가서 연습하는 것도 봤는데, 선생님에게 '(고은이를) 제자로 할 생각이 있나'라고 물었더니 '쟤는 우리 과가 아니다'라고 하시더라. 투잡은 아니다 싶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분은 말을 안 해도 딱 보면 다 안다고 하시더라. 저도 궁금했지만 혹시나 '우리 과다'라고 할까 봐 못 물어봤다.(웃음)"

배우 최민식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40년 경력의 풍수사 역할인데 따로 준비한 것이 있나? 어떤 점을 보여주고 싶었나?

"속물근성은 있지만 최후에 타협하지 않은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풍수, 땅을 연구하면서 먹고 산 사람이라는 것이 좋았고, 평소에도 관심이 있었다. 제안을 받고 몇 달 동안 40년 경력의 깊이를 어떻게 표현하겠나. 이 사람은 평생 자연을 관찰하며 살았고, 방대한 지식과 철학이 있다. 땅의 모양, 땅의 기운, 물길을 알아보고 흉지를 구분하면서 살았다. 그래서 시선이 깊어야겠다는 생각은 했다. 등산하는 사람이 산에 올라가 '야호' 하는 것과는 다르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까지 이 사람이 보는 건 다르다고 표현하려 했는데 어떻게 볼지는 모르겠다. 제가 칼춤을 출 수도 없으니까.(웃음)"

- 평소 관심이 있었다고 했는데 생활할 때 꼭 지켜야 한다거나, 이렇게 한다고 하는 부분이 있나?

"이사할 때 날을 본다거나 하는 정도다. 팥을 뿌린다거나. 미신이라고 터부시한다기보다는 이 작품을 하면서 정겨웠다. 종교라는 것에 과학적 잣대를 어떻게 대겠나. 어떻게 믿는지가 중요하다. 재미있는 부분이 많다. 무속인 선생님 댁에 가서 고은이, 도현이가 연습하는 것도 보고, 밥도 먹었다. 밥이 진짜 맛있다. 조선 팔도에 제자가 있는 분이라 굿 의뢰자가 굴, 낙지를 직송으로 보내온다. 산낙지를 그렇게 먹어본 건 처음이다. 너무 맛있었다."

- 시사회 이후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인상적으로 본 반응이 있나?

"일부러 찾아보지는 않는다. 예매율이 높고 영화가 좋다는 얘기를 들으면 기분은 좋다. 하지만 덤덤하려고 노력하고 가급적이면 안 보려고 한다. 장재현 감독은 무진장 볼 거다.(웃음) 아직은 초반이라 모르겠지만,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 오는 관객들의 평이 진짜다. 결과가 좋길 바라는 마음이 있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파묘' 팀에 자부심을 느낀다. 개인적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작업이었다. 배우들끼리 앙상블도 좋았다. 같이 다음 작품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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