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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① '내남결' 송하윤 "미친듯 외로워…첫 악역, 마음에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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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정수민을 연기하는 지난 1년간 미치도록 외로웠어요. 시청자들이 그 외로움을 다 품어주신 기분이에요."

올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tvN 인기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20일 방송에서 완벽한 권선징악 결말을 맞았다. 강지원(박민영 분)은 자신의 1회차 인생을 망가뜨린 박민환(이이경 분)과 정수민(송하윤 분)에게 완벽한 복수를 선사했다. 정수민은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본투비 빌런으로 맹활약했다.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킹콩by스타쉽 사옥에서 만난 송하윤은 "무사히 종영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싶다. 결과도 (잘 나와서) 다행이다"라고 짧게 종영소감을 전했다.

송하윤 [사진=킹콩by스타쉽]
송하윤 [사진=킹콩by스타쉽]

드라마에서 송하윤은 지원의 하나뿐인 절친 정수민 역을 맡았다. 지원의 '반쪽'을 자처하지만 뒤에서는 지원의 모든 것을 빼앗으려 하는 이중적인 인물이다. 특히 송하윤 특유의 사랑스러운 외모, 의뭉스러운 눈빛이 더해지자 수민은 더욱 입체적인 캐릭터로 완성됐다.

송하윤은 "수민이가 절대 버림받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내가 잘 품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면서 "시청자들이 정수민 욕은 하지만 송하윤 욕은 안하더라. 많이 신기했고, 많이 다행이다 싶었다"고 했다.

"정수민으로 1년을 살면서 미치도록 외로웠어요. 정수민으로 살기 위해서 지독하게 끊임없이 저를 괴롭혔어요. 솔직히 전체 대본리딩을 할 때까지도 정수민을 받아들이지 못했던것 같아요. 거부감이 들어서요."

격렬한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정수민을 선택했다. 변화를 위한 도전이었다. 송하윤은 "개인적으로 연기에 대한 권태, 얼굴에 대한 권태기가 찾아왔다. 그런 와중에 정수민을 만나게 됐다"면서 "정수민 주위엔 아무도 없다. 나쁜 애라는 건 알지만 '내가 지켜줘야지 품어줘야지'하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했다"고 전했다.

드라마에서 송하윤은 살 떨리는 미친 연기로 주목받았다. 귀여운 외모 뒤로 광인의 안광을 뿜어내고, 독기어린 대사를 쏟아내는 송하윤의 연기는 시청자들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단연 드라마의 일등공신이었다. 하지만 정작 송하윤은 촬영 당시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고 했다.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몰입했던 것.

송하윤은 "촬영할 때 감독님의 '액션'과 '컷' 소리만 기억난다. 그 소리에 다른 세상으로 다녀온 기분이다. 보통 그런 경험을 자주 하진 않는데 이번엔 기억 안나는 구간들이 여럿 있었다"라며 "촬영 직후 탈진해서 주저앉기도 하고, '대사 다 했나요'라고 물어본 적도 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본방사수를 하면서 저도 구경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왠지 정수민에게 홀렸던 게 아닌가 싶어요.(웃음) 제가 정수민을 품은 게 아니라 정수민이 나를 품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정수민은 송하윤 인생의 첫 악역이다. 악역을 처음 마주한 그는 "송하윤의 불행을 끌어다 정수민의 행복으로 썼다"는 말로 그 어렵고 힘겨웠던 과정을 설명했다. 모든 지인들과 연락을 차단하고 SNS 사진도 모조리 지웠다. 잠깐의 해방감으로 정수민의 감정을 거스를까봐 재밌는 예능, 드라마 보는 것도 자제했다. 그렇게 역할에 몰입했다.

정수민으로 살았던 지난 1년간의 신묘한 변화도 고백했다. 그는 "지난 1년간 힘들다, 외롭다는 말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와르르 무너질 것 같았다. 신기하게 어떤 슬픈 영상을 봐도 눈물이 나지 않았다"고 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당한 여자가 10년 전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경험하며 시궁창 같은 운명을 그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본격 운명 개척 드라마. 초반 코믹한 분위기가 강했던 드라마는 후반부로 갈수록 복수의 수위가 높아지며 섬뜩한 호러의 느낌으로 변모했다.

송하윤은 "정수민은 극중 세번에 걸쳐 변화를 맞는다"며 "초반엔 나이에 맞지 않게 철없는 느낌을 주려 했다. 프릴 의상과 화사한 메이크업, 높은 목소리 톤으로 설정했다. 강지원이 '나 너가 싫어졌어'하는 장면 이후부터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당황하는 모습으로 연기했다. 마지막 10부 이후로는 블랙 의상을 입고, 노메이크업으로 촬영했다. '나는 네가 싫다'는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고 싶었다"고 달라진 변화를 소개했다.

송하윤 [사진=킹콩by스타쉽]
송하윤 [사진=킹콩by스타쉽]

드라마에서 정수민은 강지원의 곁을 지키는 유일한 '내 편'이었고 인생의 반쪽이었다. 하지만 정수민은 강지원의 모든 걸 차지하려 했다. 강지원의 직업, 친구, 심지어 남편까지.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과연 정수민에게 강지원은 어떤 의미였을까.

송하윤은 "나도 너무 알고 싶다. 알 것 같기도 하면서도 정의 내려지지 않는 감정들이 가득하다"며 아리송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친구로서 너무 사랑한 건 확실하다. 하지만 미웠던 것도 확실하다. 내 인생에 없으면 안되지만, 또 있으면 안될 것 같았다. 연기하는 내내 복잡한 마음이었다. 그래서 정의하려고 들면 어지럽다"고 정리되지 않은 마음을 고백했다.

"강지원을 좋아하는 마음은 진심이었을 거에요. 가스라이팅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진짜 좋지만, 강지원이 없어지면 좋겠다는 마음도 진심이었던 것 같아요. 혹시 현실에서 수민이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얼른 피하세요. 도망치셔야 해요."

한편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tvN 역대 시청률 2위에 올랐고,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TV쇼 부문 1위에 등극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7주 연속 드라마 화제성 1위를 거머쥐었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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