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20주년, 쉽지 않을 것"…동방신기, K팝의 자부심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그룹 동방신기가 데뷔 20주년을 맞은 벅찬 소감과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전했다.

2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동방신기 정규 9집 '20&2' 발매 기념 기자회견이 열렸다.

동방신기는 데뷔 20주년을 맞아 신보를 발표하며 오랜만에 팬들을 만난다. 이번 신보는 2018년 12월 스페셜 앨범 'New Chapter #2: The Truth of Love'(뉴 챕터 #2: 더 트루스 오브 러브) 이후 약 5년 만에 선보이는 새 앨범으로, 그간 쌓아온 시간과 경험은 물론, 앞으로 이들이 보여줄 새로운 비전까지 음악으로 담아냈다.

유노윤호는 "벌써 20주년이 돼서 아직까지 실감이 안 난다. 시간이 너무 빠르다. 그래서 너무 설렌다"고 말했고, 최강창민은 "특별한 날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짤막한 소회를 밝혔다.

동방신기는 2003년 12월 26일 데뷔 무대를 가지며 가요계에 등장했다. 유노윤호는 "성인식을 맞이하는 나이다. 돌이켜 보면 창민이와 많은 사람들, 스태프를 거쳐 뒤에서 지원해 준 팬들 덕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강창민은 "기념일에 감흥이 크게 있는 편은 아닌데 동방신기의 20주년은 그래도 특별하게 다가오더라. 가수로서, 아이돌 출신 그룹으로서 20주년을 맞을 수 있는 그룹이 많지 않지 않나. 그런 특별한 날을 맞이하는 가수가 돼서 감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동방신기는 정규 9집 발표에 이어 12월 30~31일 양일간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2023 TVXQ! CONCERT [20&2]'(2023 동방신기 콘서트 [20&2])를 개최해 데뷔 20주년을 뜻깊게 보낼 예정이다.

최강창민은 "살짝 스포일러를 하자면, 동방신기의 9번째 앨범 뿐만 아니라 여태까지 사랑 받은 노래들이 많다. 20년 전 풋풋하고 예뻤던 소녀팬들이 아직 있기 때문에, 그 분들이 공연을 보면 어린 시절 추억을 불러일으킬 만한 곡들을 멋지게 준비했다. 즐길 준비 하고 와 주시면 좋겠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동방신기는 SBS 가요대전, MAMA에 출연해 오랜 만에 연말 무대에 서서 팬들을 만났다. 유노윤호는 "요새 젊은 후배들은 운동 신경이 남다르다는 걸 느꼈다. 무대는 설 때마다 설렌다. 주변 분들이 '동방신기는 무대에 항상 진지하게 임해줘서 고맙다. 연출할 맛이 난다'는 얘기를 해주셔서 좋았다. 지금처럼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방신기가 데뷔할 때 태어난 후배 그룹 라이즈와 '라이징 선' 무대를 함께 한 소회도 공개됐다. 유노윤호는 "꼬꼬마들이다. 라이즈가 연습생일 때 수업을 몇 번 해줬다. 너무 귀엽다. 이번에 '라이징 선'을 할 때 운이 맞게 라이즈와 함께 하게 됐다. 합도 좋고 열심히 준비 해주더라. 나도 배울 게 많았다. 트렌디함과 고전을 잘 섞었다. 이 자리에서 라이즈 친구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유노윤호는 "서전트 능력은 우리보다 훨씬 좋더라. 체력도 좋다"고 말했고, 최강창민은 "라이즈는 숨이 안 차더라. 목 뒤에 아가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너무 체력이 좋더라"고 덧붙였다.

동방신기 정규 9집 타이틀 곡 'Rebel'은 강렬한 드럼 비트와 무게감 넘치는 신스 베이스가 폭발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댄스 곡으로, 리드미컬한 트랙 위로 다이내믹한 보컬이 이끄는 극적인 사운드 전환이 듣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최강창민은 "'저항'이라는 강렬한 느낌보다는, 20년 활동을 하다보니 정체될 수 밖에 없는 위치다. 정체되지 않고 저항하며 나아가자는 진취적인 뜻을 담은 노래다. 그 메시지에 걸맞게 동방신기의 현재의 음악, 앞으로의 음악성을 느낄 수 있는 앨범으로 채워졌다"고 설명했다. 유노윤호는 "지금까지 해온 음악 뿐만 아니라 창민과 내가 각각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담은 게 이번 타이틀곡이다. 기존 관념 반항이 아니라 우리 나름대로 해석해서 밀고 나아가겠다는 신념이 담긴 앨범이다. 동방신기스럽고 새롭게 진화했다는 걸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사에는 '한 시대의 진정한 반항아(Rebel)는 기존 관념에 대한 단순한 반대가 아니라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밀고 나아가는 자'라는 메시지를 담아, 그동안 동방신기가 걸어온 길을 투영하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다짐까지 함께 만날 수 있다.

유노윤호는 "SMP에 트렌디함을 섞었다. 켄지가 작사 작곡 편곡에 디렉팅까지 함께 해줬다. 동방신기의 장점과 초심에 포인트를 잘 잡아줘서 재밌는 결과물이 나왔다. 분위기가 웅장하면서 심플해서 여러분들에 에너지를 드릴 수 있는 노래"라 설명했다. 퍼포먼스와 관련, 최강창민은 "'어떻게 하면 동방신기의 퍼포먼스가 가장 드러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이 노래가 강렬하면서도 역동적인 에너지가 느껴졌다. 퍼포먼스도 좀 더 강렬하고 에너지 넘쳐 보이게 준비했다. 30명 인원과 멋진 퍼포먼스를 찍은 신도 있어서 뮤직비디오도 정말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유노윤호는 "뮤지컬스러운 독특한 구성을 선보이는 게 동방신기의 매력인데, 이번에도 독특한 구성이 나온다"고 귀띔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선후배 아티스트들의 축하 메시지를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라이즈, 에스파, NCT DREAM, NCT127, 레드벨벳, 엑소 수호, 샤이니, 소녀시대 태연 효연 유리, 슈퍼주니어 D&E, 희철 려욱 예성 규현 신동, 보아, 강타, 배우 이장우 최지우, 윤제균 감독, 방송인 조세호, 셰프 이연복 등 소속사 선후배는 물론 절친한 연예계 동료들의 메시지로 기자회견을 더욱 꽉 채웠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동방신기 멤버들의 벅찬 소회와 팬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이 공개됐다.

데뷔 20주년을 달릴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최강창민은 "스태프는 물론 셀 수 없는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며 지금까지 왔다. 그 중 가장 큰 힘은 팬 여러분이지 않나 싶다. 팬들이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 앞에서 연말 공연을 할 수 있다. 우리가 발을 내딛고 있는 장소는 팬들의 사랑으로 만들어준 것이다. 그 분들을 위해서라도 실망시켜드리지 않고 멋지고 좋은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덕에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 자리를 빌어 정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유노윤호는 "팬들의 추억이 모여서 우리를 달리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그게 곧 카시오페아다"고 덧붙였다.

유노윤호는 "10대 때 '더 웨이 유 아'를 이해하며 부르기엔 모자란 부분이 많았다. 좀 이상하다는 생각도 했다. 지금 나이에 맞게 부르고 표현할 수 있게 편곡해서 불렀는데, 가사 속 상대에 대한 관심 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떤 길을 갈 지 숨은 의도도 함께 넣었다. 예전엔 직접적이었다면 지금은 포괄적이고 함축적으로 풀어냈다"고 밝혔다. 이어 최강창민은 "'귀걸이 네 몸무게'는 쉽게 상대방에게 묻기 실례되는 부분이지 않나. 그만큼 상대방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싶은 간절함이라 생각한다. 예전보다 표현이나 목소리 톤 발성에서 능숙해졌다"고 강조했다.

20주년을 맞아 서로에게 한 마디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유노윤호는 "둘 다 상남자라서 좀 낯간지럽다. 항상 중요한 순간에 내 옆에 있어줬고, 여러 일이 있었을 때 묵묵히 옆에서 같이 함께 했다. 또 다른 저라고 생각한다. 옆에 있어준 것만으로도 고맙고 동방신기를 지켜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같이 건강하게,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아는 관계이니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강창민은 "긴 시간 함께 하다보니 윤호가 없었다면 오늘 같은 20주년을 맞이할 수 있었을까 생각도 한다. 내가 가려고 하는 길에 든든히 옆에 있어 줬고, 가고자 하는 길 방향을 잃었을 때마다 먼저 이끌어 주는 나침반 같은 역할도 해줬다. 다시 한 번 이 자리에서 고맙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20년간 들은 다양한 수식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수식어를 공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최강창민은 "한결같이 꾸준히 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걸 깨닫는다. 긴 시간 속 우리는 항상 꾸준했던 것 같다. 우리 팀은 '성실'이라 생각한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답변일 수 있는데, 요즘 성실이 더 빛을 발하는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고, 유노윤호는 "얼마 전 사석에서 최강창민과 '와인같은 그룹'이라는 얘기를 나눴다. 와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향이 진해지지 않나. 우리도 시간이 지나고 보니 우리의 맛과 멋이 풍기는 그룹이 됐다"고 밝혔다.

동방신기의 수많은 명곡 중 가장 애정이 가는 곡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유노윤호는 "데뷔곡 '허그'가 가사는 오글거렸지만 그 곡이 있었기에 동방신기가 있다. '주문'은 많은 후배들도 불러줘서 좋다. '왜'도 꼽고 싶다. 동방신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곡이라 여러모로 추억이 많다"고 답했고, 최강창민은 "동방신기라는 팀을 모르는 어린 분들도 '주문'은 많이 알고 계시더라. 우리를 가장 대표하는 곡이고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은 '동방신기스러운' 노래가 '주문'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0년을 톺아보며 영광의 순간, 위기의 순간을 꼽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유노윤호는 "영광의 순간은 데뷔했을 때다. 그랜드 슬램도 했고, 두 명이서 닛산 스타디움에 서며 신기록을 세웠던 것. 기록도 중요하지만 가장 영광스러운 건 콘서트 말미 팬들이 슬로건을 들어줄 때다. 곁에 있어준다는 슬로건 글귀를 보면 마음이 울컥한다. 반면 위기의 순간은 그 반대다. 무대에 서지 못했을 때가 위기였다. 남들은 박수 쳐줘도 나는 진심으로 하지 못했다는 마음을 가졌을 때가 위기였다"고 답했다. 또 최강창민은 "2010년 잠실 주경기장에서 SM타운 콘서트가 기억난다. 오랜만에 팬들 앞에 서는 무대였다. 여러 의미를 내포했던 시기였다. 감격스러운 영광을 느낄 수 있었던 자리였고 팬 앞에서 무대를 한다는 위기와 두려움이 있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오프닝에서 하늘을 가르고 등장할 때 신변의 위기를 느꼈다. 정말 무서웠다. 여러 모로 '위기'였다. 허공에 매달려 날아다닐 줄 상상도 못했다. 그 때가 영광이자 위기였던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다음 20년을 향한 출발선에 선 소감을 밝혔다. 유노윤호는 "그동안은 후회 없이 가보자는 생각으로 야생마처럼 나갔는데, 앞으로의 20년을 생각해보면 좀 느긋하고 다치지 않게 꾸준히 가고 싶다. 조용필 나훈아 남진 인순이 박진영 등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을 보면서 안주하지 않고 보여드리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다. 다만 조급하지 않게 느긋하게 가고 싶다"고 말했고, 최강창민은 "동방신기가 20주년을 맞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 먼 목표를 보고 활동하기보다는 하루하루, 그리고 내일 해야 할 일을 하다보니 20주년을 맞이했다. 20년 뒤 당연히 활동하면 행복하고 영광스럽겠지만, 목전에 있는 일들이 많다. 여유로운 척을 하고 있지만 다 마무리되지 않은 일이 있어서 애가 타들어가고 있다. 모든 걸 잘 마무리하면서 시간을 늘려가다보면 길게 호흡하는 가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콘서트 생각을 하니) 피가 마른다"고 덧붙였다.

또 20주년을 바라는 후배 가수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 달라는 부탁에 최강창민은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지만 20주년은 그리 쉽게 맞이하지 못할 겁니다.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내가 해보니 그렇더라"고 너스레를 떤 뒤 "진심으로 많은 분들이 롱런하는 후배들이 생겨났으면 한다. 요즘 케이팝이 한국 아시아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많은 곳에서 사랑 받고 있기 때문에, 데뷔와 동시에 세계의 많은 사랑을 받는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큰 인기를 금방 얻으면서 익숙함에 속아서 소중함을 잃게 된다. 주변 스태프, 팬들에게 감사함을 잊게 되고, 연습생 때 멋진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의 색이 바래는 분들이 생기더라. 달콤한 인기에 안주하지 않되 K팝을 더 많은 분들께 전파하고 알리고 유행시킬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는 가수가 되길 바란다. 더욱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겸손함을 가지는 가수가 되길 바란다. 하지만 20주년은 쉽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방신기 정규 9집은 26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