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이동욱이 연애 세포는 죽었지만, 그럼에도 혼자의 편안함을 느끼며 싱글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렇게 멋진 40대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주 잘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 이동욱이다. 그리고 '싱글 인 서울'을 통해서는 대리 설렘까지 안기며 다시 한번 사랑을 꿈꾸게 만든다.
오는 11월 29일 개봉되는 '싱글 인 서울'(감독 박범수)은 혼자가 좋은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이동욱 분)와 혼자는 싫은 출판사 편집장 현진(임수정 분)이 싱글 라이프에 관한 책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웰메이드 현실 공감 로맨스 영화다.
이동욱은 혼자가 좋은 파워 인플로언서이자 작가인 영호로, 임수정은 혼자는 싫은 출판사 편집장 현진으로 변신해 심쿵 플러팅 케미를 선사한다. 이동욱과 임수정은 '싱글'이지만 조금은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진 두 인물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연기해 공감을 높이는 동시에 '로맨스 장인'답게 기분 좋은 설렘을 선사한다.
이동욱은 과거 연애를 하며 받은 상처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고 "혼자가 좋아"를 외치는 영호를 현실적으로 연기해내 호평을 얻고 있다. 특히 드라마에서 짧게 호흡을 맞췄던 임수정과 재회해 사랑스럽고 귀여운 케미로 설렘을 유발한다. 이에 이동욱은 21일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싱글 인 서울'만의 매력과 자신의 싱글 라이프,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얻는 원동력 등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 남자와 여자의 첫사랑에 대한 기억이 왜곡되는 내용이 흥미롭게 다가왔는데 공감한 지점이 있나?
"공감됐다. 사람과 사람 사이 자기 좋은 쪽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 있다. 각자 입장에서 다를 수 있지 않나. 지난 20대 초반의 연애를 돌아봤을 때 바보 같고 어른스럽지 못하고 지질한 부분이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다른 남자 관객들도 그 포인트에서 공감이 된다고 하더라."
- 첫사랑으로 등장한 이솜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이솜 배우와는 같이 연기하는 시간이 길지 않았다. 사적으로도 교류가 없어서 아주 짧은 시간에 호텔에서 만나 친해지고 연인으로 발전하는 것을 촬영해야 하다 보니 부담되고 걱정이 됐다. 그런데 이솜 배우가 굉장히 프로페셔널하더라. 편하게 받아주더라. 데면데면하지만 컷하면 눈빛이 바뀐 상태로 연기를 하니까 저도 덩달아 그렇게 되더라."
- 20대 초반 연기는 어땠나?
"이게 맞는 건가 고민을 했다. 스크린에서 보니까 민망하더라. 30대까지는 하겠는데 대학생 연기는 많이 민망했다."
- 서울이 배경인데 촬영하면서도 새롭게 느낀 지점이 있나?
"오랜만에 경복궁을 갔는데 너무 좋더라. 그때가 낙엽이 지는 가을이었는데 4계절이 다르겠다 싶더라. 눈이 쌓은 겨울은 또 새롭겠다 느꼈다. 잠수교에서 사진 촬영하는 것이 있었다. 서울에서 태어나 40년 넘게 사는데 잠수교를 걸어서 건너본 적은 없더라. 늦은 한강 다리에서 올려다보는 것이 새롭더라. 물 가까이에서 올려다볼 때의 아름다움이 새로웠다. 서울에 사시는 분들은 '저런 곳이 있었지' 싶을 것 같고, 서울에 안 사는 분들은 새로운 서울을 알 수 있겠다 싶었다. 싱글도 중요하지만 서울도 중요한 영화다."
- 솔로 라이프를 담은 에세이를 쓰는 작가로 등장하는데, 실제로도 그런 에세이를 본 적이 있나?
"제가 너무나 완벽한 솔로 라이프라 보진 않았다.(웃음) 솔로 생활이 너무 편하고 좋지만 외로움을 느끼고 누군가 나의 감정을 공유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다. 그렇게 반반씩 왔다 갔다 한다. 연애는 시간과 공간을 나누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혼자 쓰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라서 그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 집에 혼자 있다가 친구들과 놀면 재미있고 즐거운데 집에 오면 또 그게 편하다. 안락함이 있다. 재작년부터 그런 편안함에 익숙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 현진이 집을 구할 때 도움을 주는 영호처럼 삶 자체도 능숙한 편인가?
"그렇게 능숙하지는 못한다. 보고 들은 것은 있어서 이론적으로는 알아도 제가 고등학교 때 데뷔를 하고 한 직업으로 계속 살다 보니 사회생활을 하는 것에서는 능숙하지 못하다.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금융, 세금은 잘 모르니까 부모님, 전문가들에게 여쭤보기도 한다. 아는 척하다가 실패하면 안 되지 않나. 하지만 살림왕이다. 빨래, 청소도 잘한다. 빨래 잘하기까지 오래 걸렸다. 다 겪어봐야 아는 거다. 처음에는 귀찮아서 몰아서 했는데 점점 세분화를 했다. 쉴 때 빨래를 세 번 한 적이 있다. 너무 힘들다. 집안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더라. 청소도 한도 끝도 없다. 할 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주일에 적어도 두 번은 청소하려고 한다."
- 임수정 배우가 이동욱 배우와 함께 연애 세포가 바닥이라는 얘기를 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살아난 것이 있나?
"그게 뭐가 좋다고 그렇게 얘기를 했나 모르겠다.(웃음) 영화를 보면서 일터에서의 사랑을 상상하게 되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기도 하더라. 그러다 갑자기 현실적으로 '아니야, 혼자 있는 게 편해'라고 한다. 그래서 연애 세포가 죽었다는 진단을 받은 것 같다. 연애 세포가 죽었을 때 큰일이라고 생각하면 노력을 할 텐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서 노력도 안 한다. 흘러가는 대로 물 따라, 바람 가는 대로 지내고 있다."
- 주변에 싱글남이 많지 않나. 위안이 되는 사람이 있나?
"혼자 사는 배우들이 너무 많은데,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더라. 비슷하고 거기서 거기다. 비슷한 고민을 하다 보니 위안보다는 동지애를 느낀다. 든든하다. 가끔 만나도 편하다. 공유 배우는 최근 일로도 보고 그래서 더 좋다."
- 현진과 영호가 술을 마시다가 손잡고 뛰어나온 장면에서 넘어지는 모습이 너무 자연스럽고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장면 촬영할 때 어땠나.
"춥긴 했는데 상쾌하고 청아한 느낌이었다. 기분이 좋았다. 그 시퀀스 전체 촬영이 즐거웠고 기분 좋게 찍었다. 저 또한 그 신을 찍을 때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 영호가 넘어지는 건 최대한 안 유려하게 넘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멋있게 낙법을 한다거나 하지 않고 내동댕이쳐지는 영호였으면 했고 그래서 웃어주시는 것 같다."
- '핑계고'가 대표작이 됐는데, 시상식 후보에도 올랐다. 탐나는 상이 있나?
"대상 후보에 올려준 제작진과 시청자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린다. 대표작이 많으면 좋은 거니까. 너무 기쁜 건 아직도 제가 출연한 편이 조회수 1등이다. 그 부분도 감사하다. 상을 노린다기보다는 후보에 든 것만으로도 감사드린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 데뷔한 지 오래됐지만 여전히 영한 느낌이 있는 배우다. '도깨비', '구미호뎐' 때는 10대 팬들도 아우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궁금하다.
"로맨스 장르는 배우들의 호감도가 높고 감정 이입이 되어야 잘 따라갈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하는데 아직까지 다행히 로맨스 장르를 해도 징그러워하지 않는다는 것에서 감사드린다. 5~6년 전부터 좌우명은 '현재를 살자'다. 이미 데뷔를 한 지 25년 차가 됐고 40대다. 제가 계속해서 옛 기억과 영광, 혹은 예전에 일했던 방식을 고집한다면 나아가는 데 있어서 장애물이 될 것 같았다. 트렌드를 읽는 것도 중요하고 변해가는 세상에 발맞춰가는 것도 중요하다. 유튜브, 예능도 하고 팬들과도 메시지로 소통하니까 10대 어린 팬들이 알아봐 주고 좋아해 주더라. 그게 신기하다. 버블은 중고등학생들이 많다. 시험 기간에 응원해달라고 하고, 내년에 고등학교 간다고도 하는데 고맙다. '도깨비' 때는 아들이 초등학교에 페도라를 쓰고 간다고 해서 말리느라 힘들었다고 하더라. '구미호뎐'은 동화책, 만화에서 본 것이 눈 앞에 펼쳐지니 좋아해 주신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지금 세대와의 소통이 저에겐 유리한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 버블도 그렇고 캐릭터 제작해 팝업을 하는 것도 배우로서는 새로운 시도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하게 된 건가.
"과감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팝업한다고 했을 때 주책맞다고 생각하는 거 아닌지 고민을 했다. 하지만 과감하게 했더니 팬들이 더 좋아해 주시더라. 팬들과 소통하고 친밀하게 지내는 거니까 팬들이 잘 헤아려줘서 좋더라. 브이앱도 배우 중에서는 거의 처음이었다. 그렇게 안 하던 걸 시도해서 신선하게 보여지는 것도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 이런 도전과 팬들과의 소통이 배우 활동할 때 도움이 되는 지점이 있나?
"당연히 있다. 나이가 드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저는 계속 연기를 해나가야 하는 사람이고 대중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데 저를 알아봐 주는 어린 팬들이 늘어난다면 더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질 수 있다. 팬들의 지지는 아주 큰 힘이 된다. 그렇게 소통하고 팬들이 알아봐 주는 것이 배우 생활에서의 기쁨이다. '싱글 인 서울'이 30대 로맨스를 다루고 있지만 버블을 하다 보면 10대 친구들이 꼭 보겠다는 얘기를 하더라. 팝업도 수능 끝나고 갈 수 있게 하루만 더 해달라고 하더라. 그런 것이 다 고맙다."
- 이제 연말인데 올해를 돌아보면 어떤가.
"열심히 작품을 찍고 홍보하면서 같은 패턴으로 살고 있는데 '구미호뎐1938'이 방송됐고 영화도 개봉이 된다. 안 쉬고 일하면서 작품이 쌓였는데 그것이 풀리는 해다. 많은 분이 좋아하고 사랑해주셔서 저에게는 행복한 해였다. 그사이에 찍어놓은 '하얼빈', '킬러들의 쇼핑'도 있다. 필모그래피를 쌓고, 행복한 시기가 많은 해였던 것 같다."
- 로맨스, 멜로 연기는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이제 또 한 3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다.(웃음)"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