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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신인상 휩쓴 김시은, '너와 나'로 충만해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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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배우 김시은, 조현철 감독 장편 데뷔 '너와 나' 하은 役 열연
'다음 소희'·'너와 나'로 연기 역량 입증…"신인상 큰 격려, 잘 나아가야겠다"
차기작은 '오징어게임2'…이정재·이병헌→임시완 등과 연기 호흡 "잘하고싶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2023년에만 두 편의 영화로 관객들을 만난 배우 김시은은 마치 하은을 보는 듯 통통 튀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가득했다.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긍정 에너지 뿜뿜이다. 또 '다음 소희'와 '너와 나'를 통해 얻은 배움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 잘 해내고 싶은 의지를 드러내며 두 눈을 반짝인다. 이미 올해 신인상을 휩쓸며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로 우뚝 선 김시은이 차기작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 큰 반가움이 앞선다.

지난달 개봉된 '너와 나'(감독 조현철)는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마음속에 담은 채 꿈결 같은 하루를 보내는 고등학생 세미(박혜수 분)와 하은(김시은 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차이나타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D.P.' 등 영화와 시리즈를 넘나들며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조현철이 처음으로 장편 영화의 각본과 연출에 도전한 작품이다.

배우 김시은이 영화 '너와 나'(감독 조현철)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골드메달리스트]
배우 김시은이 영화 '너와 나'(감독 조현철)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골드메달리스트]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 첫 공개를 시작으로 서울독립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 정동진독립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에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하은 역을 맡은 김시은은 세미 역 박혜수와 연기 호흡을 맞추며 짙은 감성 열연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이에 앞서 김시은은 지난 2월 개봉된 '다음 소희'에서 현실의 부조리함에 부딪히며 변화되는 고등학생 소희의 감정선을 깊이감 있는 연기로 표현해내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그 결과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제43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제32회 부일영화상, 제43회 황금촬영상, 제59회 대종상영화제까지 각종 신인상을 휩쓸며 남다른 저력을 과시했다.

'너와 나'는 개봉 시기가 늦어지긴 했지만, 김시은이 주연을 맡아 촬영한 첫 영화다. 그는 처음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그려내 하은이라는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었다. 다음은 김시은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너와 나'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어땠나? 하은을 연기할 때 어떤 지점에 중점을 뒀는지 궁금하다.

"감독님이 말하는 삶과 죽음,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이 너무 좋았고, 감독님이 다루는 사랑의 메시지가 좋더라. 그래서 이 작품을 함께 하고 싶었다. 시나리오에 시적이고 은유적인 것이 많다. 정답이 있을 것만 같아서 내가 혹시 잘못 해석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됐다. 하지만 하은으로서 세미를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세미와의 호흡에 중점을 뒀다."

- 실제 하은과의 싱크로율은 어떻게 되나?

"저는 하은과 닮은 것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선 '하은이 같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저는 아니라고 부정했다. 남들이 보기엔 그 모습조차도 하은이 같다고 해주시더라. 시사회에서 '너와 나'를 다시 봤는데 요즘 제 모습이 하은이와 닮아 보이더라. 시기가 있는 것 같은데, 지금은 맞는 시기인 것 같다. 부정기가 지나고 싱크로율이 맞아가는 것 같다."

배우 김시은이 영화 '너와 나'(감독 조현철)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골드메달리스트]
배우 김시은이 영화 '너와 나'(감독 조현철)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골드메달리스트]

- 학창시절엔 어땠나?

"저도 한 명과 많이 친하게 지냈다. 선도부를 했다. 전교 부회장 하는 걸 좋아했다. 연기를 시작한 것도 비슷한 부분인데, 어려서부터 해보고 안 되면 안 되는 거지 안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싫어서 부회장이든, 회장이든 일단 출마는 했다. 공부만 하다가 19살에 문득 연기를 지금 안 하면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능 준비를 할 때인데,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보니 하니' 공개 오디션에 나갔다. 하니가 되지는 못했지만 높은 순위에 올랐고, 부모님을 설득했다. 그렇게 소속사도 찾게 되고 오디션도 보게 됐다."

- 시기적으로는 뒤에 개봉하게 됐지만, '나와 나'를 '다음 소희'보다 먼저 촬영했다. 첫 장편 영화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었을 것 같다.

"현장이 거의 처음이었다. 그래서 제가 어리숙하고 성숙하지 못했던 점이 많다. 리딩을 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 사전 리딩을 정말 많이 해서 세미가 어떤 스타일인지 알게 됐고, 세미인 줄 아니까 현장에서는 부담감 없이 연기했다. 제가 부담 있을 때 티가 나니까 감독님이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다. 배우다 보니 그걸 잘 이해해주신 것 같다. 본능적으로 '시은이는 이렇구나' 관찰자적으로 성향을 파악해서 잘 맞춰주셨다. 시적인 것이 많아서 제가 해석한 것과 다르면 어쩌나 고민했는데 감독님께 잘하고 있는지 물어보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시은이가 하는 것이 하은이다'라고 해주셨다."

- 조현철 감독의 현장은 어떤 분위기였나.

"모든 배우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애정이 크다는 것도 느꼈다. 지금 돌아보면 제 역할에 집중하다 보니 주변을 둘러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다음 소희' 촬영을 당진에서 했는데 제 생일에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간식 한 보따리를 선물로 가지고 축하하러 와주셨다. 나에 대한 애정이 이렇게 높으셨다니, 감동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촬영 때는 너무 하은이에 대한 생각으로 차 있었는데 촬영 후 진짜 마음의 문을 열면서 더 친해진 것 같다."

- 조현철 감독이 굉장히 말이 없기로 유명한데, 최근 유튜브에서 스스로를 '관종'이라고 표현하더라. 감독 조현철은 어땠나?

"조용한 모습도 있는데 그렇지 않은 때도 있다. 연기도 천재적으로 하고, 연출도 천재적인 것 같다. 배울 점이 많다. 또 웃기다. 직접적으로 '하은이는 이랬으면 좋겠다'라고 하지 않으시고 배우의 의견을 먼저 듣고 정 아니다 싶으면 '이런 식으로 해석하면 어떨까?'라며 맞춰가는 것이 많았다. 단 하나, 저에게 하은으로서 일기를 써달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나중에 써서 보여드렸는데 그 일기가 감독님 인스타에 올라가 있더라.(웃음)"

- 세월호 사건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도 배우로서 무거운 마음, 책임 의식이 있었을 것 같다.

"세월호 사건이 기반이 된 것을 알고 시나리오를 읽었다. 세상에서 잊히면 안 되는 사건을 감독님이 한 번 더 얘기해주는 것이라 궁금했고, 함께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세월호) 소식을 들었을 때가 명확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교실에 있었는데 저녁이었던 것 같다. 열린 창문으로 바람이 불고 친구가 다가와서 얘기를 해줬다. 그 기억이 또렷하게 남아 있다 보니 하은이를 더 잘하고 싶었다."

배우 김시은이 영화 '너와 나'(감독 조현철)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골드메달리스트]
배우 김시은이 영화 '너와 나'(감독 조현철)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골드메달리스트]

- 팽목항에도 갔었다고 들었다.

"직접적으로 그 사건을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꼭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에 다 같이 가게 됐다. 그때 서로 많은 말을 하지는 않았다. 말이 나오지 않더라. 그저 풍경을 바라보면서 많이 느꼈던 것 같다.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영화에 도움이 되도록 이끌어줬다. 엄청나게 도움이 될 줄 몰랐는데, 지나고 보면 다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하은이를 연기하는 데도 감사한 일이었던 것 같다."

- 박혜수 배우와 서로 좋아하는 연기를 해야 했는데, 현장에서 느낀 박혜수 배우는 어땠나.

"연기에 있어서 인물을 대하는 태도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 감독님 얘기를 정말 많이 나눴는데 말투, 어미 하나까지 상의를 하더라. 이렇게 꼼꼼하고 세세하게 준비를 하는구나 싶어서 많이 배웠다. 저는 좀 즉흥적인 편인데, 세미가 탄탄하게 기반을 잡고 있으니까 본능적으로, 온전히 사랑하는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다."

- 키스신도 애드리브가 들어간 것이라고 들었다.

"저의 첫 로맨스이자 첫 뽀뽀신이었다. 한 번만 입을 맞추는 거였는데 세미와 키 차이가 있다 보니, 이마에 했다가 입술에 하는 것이 하은이답다는 생각을 했다."

- 이 영화가 세미의 시선으로 흘러가다 보니 표현을 많이 하는 세미에 비해 하은이의 마음이 중반까지는 잘 그려지지 않는다. 결국 방식의 차이일 뿐 두 사람 모두 서로를 사랑하는 것이 그려지는데 어떻게 해석했나.

"하은이는 세미를 정말 사랑하는데, 세미만 모르는 것 같다. 나름대로 표현을 많이 했는데 자기표현에만 갇혀서 못 보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플러팅도 세미에게만 한건데 세미는 다른 친구에게 한다고 생각하더라. 하은이는 성격상 자기 힘든 것, 상실감, 죽음에 대한 공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표현하지 않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걸 표현하면 좋아하는 사람을 힘들게 한다고 여긴다. 그 친구를 재미있게 해주는 것이 위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냥 세미가 좋아서 무엇을 하든 좋은 것 같다. 짜증을 내든 화를 내든 있는 그대로의 세미를 좋아한다."

- 박정민 배우가 특별출연을 했는데, 함께 호흡을 맞춘 소감은 어떤가.

"너무 재미있었다. NG를 많이 안 내고 싶었는데 웃음 참기가 힘들었다. 자전거에 치여서 누워 있으면 박정민 선배님이 달려와 일으켜준다. 웃으면 안 되는데 너무 웃겨서 빵 터졌다. 또 안산역에서 지하철 시간을 맞춰서 연기한 것이 아니다 보니 지하철이 지나가면 시끄럽다. 대사를 주고받는데 지하철이 지나가니까 '저렇게 시끄러우니 내가 데려다줘야 한다'라고 하시더라. 그걸 듣고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저도 이런 상황이 생기면 사용해봐야지 할 정도로 많이 배웠다."

배우 김시은이 영화 '너와 나'(감독 조현철)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골드메달리스트]
배우 김시은이 영화 '너와 나'(감독 조현철)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골드메달리스트]

- '다음 소희', '너와 나' 모두 실제 있었던 비극적인 사건을 다루고 죽음에 대해 얘기한다. 연달아 이런 작품에 출연하면서 배우로서 생각하게 되는 바도 클 것 같은데 어떤가.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제가 20대 중반이라 죽음을 밀접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죽음이 어쩌면 우리와 가깝게 닿아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생을 살면서 소중한 사람들에게 많이 표현해야겠다 싶더라. 또 하고 싶은 거 있으면 하고, 후회가 남는 일은 하지 말자고 다짐하게 됐다."

- 실제 '사랑한다'는 표현을 잘하는 편인가?

"잘 못 한다. 무뚝뚝한 편이다. 그래서 가족들이 서운하다고 하는데 '너와 나'를 통해 '사랑해'라는 말이 좀 편해졌다. '너와 나'에 취하면 과몰입이 되어 사랑이 충만할 때가 있다."

- 현재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 촬영 중으로 알고 있는데 현장은 어떤가.

"촬영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재미있다. 선배님들 연기하시는 거 보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저 대단한 선배님들 연기를 뒤에서 볼 수 있다고?'라는 생각에 열심히 배워야지 했다. OTT 작품은 처음인데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 '다음 소희'로 신인상을 휩쓸었다. 정말 좋은 평가를 받았고,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배우로 우뚝 섰는데 남다른 각오도 생겼을 것 같다.

"불안정한 시기라 연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던 때였다. 물론 지금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다음 소희'로 감사하게도 신인상을 주셔서 큰 격려가 됐다. 또 '너와 나'로 받은 행운들, 격려를 안고 앞으로 잘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제가 어떤 작품을 할지 궁금하다. 연기를 재미있게 하고 싶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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