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영화 '화란'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얻고 있는 배우 홍사빈이 극작가, 연출가로서도 남다른 재능을 뽐내고 있다. 연기도 연출도 잘하는 홍사빈의 다재다능함이 빛이 나는 순간이다.
지난 2일 서울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홍사빈이 작/연출가로 나선 연극 '소공녀'가 개막됐다. '소공녀'는 오빠에 대한 복수심을 가지고 살아가던 한 소녀 오금지가 우연히 유랑극단에서 오빠를 발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다. 배우 정단비, 윤지우, 최윤서, 권도균, 조수연, 최영서, 오승백, 김세훈, 권용찬, 지민제가 출연하고 있다.
![배우 홍사빈이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샘컴퍼니 ]](https://image.inews24.com/v1/a6a3d71f771a78.jpg)
![배우 홍사빈이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샘컴퍼니 ]](https://image.inews24.com/v1/e507de070714b2.jpg)
표면적으로는 오빠 복길에 대한 '복수'를 얘기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외롭고 힘들게 살았던 금지가 유랑극단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희망을 되찾게 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또 생동감 넘치게 그려냈다. 모든 캐릭터가 재기발랄하고 매력적이다. 배우들은 다소 과장된 대사 톤과 동작들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꽉 움켜쥔다. 한순간도 지루할 틈 없이 신선하고 재미있다. 극에 몰입해 깔깔거리며 웃다 보면 어느새 공연은 클라이맥스로 치닫는다. 그리고 비극의 시대, 각 인물이 처한 극한의 상황과 아픔에 눈물이 터져 나온다.
출연 배우들은 혼신의 열연을 펼친다. 처음부터 끝까지, 빈틈 하나 없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완벽한 합을 완성한다. 극장을 가득 채우는 단단한 목소리와 반짝이는 눈빛은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는 강력한 힘이 있다.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무대를 종횡무진하는 배우들의 뜨거운 열정과 탄탄한 실력은 감탄이 절로 터져 나올 정도로 훌륭하다. 그 어떤 찬사도 아깝지 않은 '최고'의 공연이다.
배우로서는 이제 막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신인이지만, 사실 홍사빈은 다양한 연극 무대, 단편 영화에서 활약한 실력파다. 또 황정민의 뮤지컬 '오케피', 박정민과 문근영이 주연을 맡은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등 수십 편의 공연에서 조연출, 스태프로 이름을 올렸다. 이뿐만 아니라 '아스타나가 일대기', '빨간 방', '아니 그냥 죽으려고 그래', '테니스공을 찢어라', '멧돼지가 살던 별', '선희의 거짓말', '청소의 원리', '재난일기', '단팥 모나카', '헛된 밤' 등 다양한 작품의 작/연출을 맡으며 탁월한 실력을 뽐내왔다. 그리고 이번 '소공녀' 역시 그간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봐왔던 소재의 스토리를 기발하고 독특한 형식으로 비틀면서 묵직한 주제 의식을 과하지 않게 담아내 관객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선사했다.
![배우 홍사빈이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샘컴퍼니 ]](https://image.inews24.com/v1/b959a29787a36d.jpg)
"'소공녀'는 배우들의 몸과 말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일종의 양식극의 형태를 띠고 있다"라고 극을 설명한 홍사빈은 "이야기 밖으로 나와보면 금지가 과연 정말 통쾌한 복수를 해냈을까, 매번 연습을 치를 때마다 궁금하고 바라보는 입장에서 서글프기도 하다"라며 "극장 밖으로 나와서 스스로가 그간 연출을 해오면서 나름 재미있게 또 최대한 관객분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이 작품은 유독 정이 많이 가는 작품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조금이나마 그 마음이 전달되고자 다들 부단히 노력한 작품이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날이 추워졌는데 이 공연으로 조금이나마 따뜻한 마음 안고 가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홍사빈은 지난 10월 개봉된 영화 '화란'에서 지옥 같은 현실 속 기댈 곳 없는 18세 소년 연규의 성장과 내면의 변화를 치밀하고 밀도 높은 감정 연기로 표현해 평단과 관객들의 극찬을 끌어냈다. '화란'은 제76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재능 있는 신인 감독의 영화를 소개하는 '주목할만한 시선'에 공식 초청되었으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초대되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첫 주연작으로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던 홍사빈은 최근 제8회 런던아시아영화제에서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하며 '괴물 신인 탄생'을 알렸다. 여기에 '소공녀'를 통해 연출가로서도 자신의 남다른 역량을 입증해냈다. 홍사빈은 오는 24일 공개될 예정인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운수 오진 날'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다양한 영역에서 남다른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홍사빈이 앞으로 그려낼 눈부신 행보에 기대가 커진다.
11월 9일까지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 공연. 러닝타임 90분.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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