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우영우' 속 권모술수는 잊어라. 배우 주종혁이 눈빛, 숨소리, 손 떨림 하나하나에도 깊은 감정을 담아내며 '만분의 일초'를 완성했다. 이렇게 묵직하고 깊은 배우였나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되는 순간이다. 특히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자신의 답을 찾아내는 성장 스토리는 가슴 속 큰 울림과 여운을 안긴다.
31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만분의 일초'(감독 김성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성환 감독, 배우 주종혁, 문진승이 참석했다.
'만분의 일초'는 0%의 확률을 깨뜨릴 0.0001%, 그 찰나를 향해 검을 겨누는 치열한 기록을 담은 영화다. 국내외로 보기 드문 소재인 검도를 활용해 신선함과 몰입도를 높였다.
주종혁은 어린 시절 형의 죽음으로 인해 과거의 시간에 자신을 거둬버린 인물인 재우를 연기했다. 선발전에서 태수(문진승)를 만나며 트라우마가 발현되는 인물로, 주종혁은 강렬한 눈빛은 기본으로 장착하며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해냈다.
또 문진승은 대한민국 검도계 1인자 태수 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과거의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검도를 시작, 국가대표 유력 후보의 자리까지 올라온 능력자인 태수는 선수들의 동경의 대상이기도 하다.
이날 김성환 감독은 "캐릭터가 성장하느냐 마느냐,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건 자신이 해야 하는 결정이다"라며 "하지만 놓아본 한 순간의 짧은 경험을 잠시라도 겪어본 사람과 아닌 사람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가능성을 발견한 순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노력하고 싸웠고, 감정적으로 적대하는 상대에게서도 배우고 원망했던 아버지에게도 배울 게 있는가 했던 모든 노력이 있다"라며 "마지막에 손을 놓는 것이 성장해서일 수도 있지만 짧은 순간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움직였을 수도 있다. 열심히 살아온 것이 쌓였기에 선물 같은 기적이 찾아오지 않았나 생각하고 찍었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주종혁을 캐스팅한 것에 대해 "검도 마스크를 써도 감정이 나와야 하는데, 테스트 촬영을 할 때 얼굴이 너무 안 나온다. 감정을 어떻게 담아야 하나 고민을 했다"라며 "눈빛이 마음에 들어오는 배우를 정말 많이 찾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다 주종혁의 이미지를 봤고 그가 찍은 단편 영화를 보게 됐다는 그는 "옆 얼굴이 인상적이었다. 턱 쪽 근육도 잘 쓰더라. 온 몸을 입체적으로 다 쓸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라며 "진지한 영화였는데 처음 만났을 때 엄청 발랄했다. 파이팅이 좋아서 잘해줬다. 이 영화 촬영 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방영이 되기 전이었다. 저도 이 친구도 시작이 된 영화다"라고 밝혔다.
"문진승은 기적적으로 찾은 배우"라고 말한 그는 "주종혁의 영화는 네이버나 구글링하면 나온다. 하지만 문진승은 진짜 없다. 수소문도 쉽지 않았다"라며 "어렵게 미팅을 진행했는데 말투가 스스륵 흘러가는 것이 너무 원하던 톤이었고 카리스마도 있었다. 배우와 스태프 인복이 첫 영화를 만드는 순간 찾아와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작품 내에서 다양한 감정선을 전해야 했던 주종혁은 "어려서 받은 상처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발현이 되고 태수에 대한 분노와 아버지에 대한 원망, 복수심 등 복합적인 감정들이 너무 큰데 영화 후반까지 표출을 못한다"라며 "꾹꾹 누르고 있는 재우가 안쓰러웠다.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재우를 연기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라고 출연 이유를 고백했다.
이어 "눈, 손 떨림, 숨 소리 하나하나에서 내적인 마음이 표현이 되더라. 그 부분을 집중해서 연기했다"라며 "이 작품은 '우영우' 찍기 전에 찍었다. 제가 연기를 했기 때문에 큰 변화를 느끼지는 못하지만 만약 관객들이 변화를 느끼신다면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검도 선수라는 특성상 촬영 시작 두달 전부터 광화문 체육관에 가서 검도를 배웠다는 주종혁은 "영상으로 봤을 때, 두달이면 어느 정도 따라할 수 있다고 쉽게 접근했다. 기본기 배울 때까지는 이렇게 하면 되겠다 했다"라며 "용인대학교 훈련 직관을 하러 갔는데 검도에서 뿜어나오는 기세, 자세를 보고 두달로는 절대 해낼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또 주종혁은 "기합이나 타격들이 정적이라고 느꼈는데 굉장히 역동적이다"라며 "끝나고 묵상을 할 때는 굉장히 고요하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매력을 많이 느꼈다. 검도를 계속해서 해볼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검도의 매력을 전했다.
문진승 역시 "검도를 두 달 동안 연습을 했는데 기본 자세 훈련을 했다. 국가대표 선수에게 다가가려면 기본 자세는 되어있어야 했다"라며 "현장에선 훈련이 부족해서 용인대 선수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면서 훈련했다. 검도는 기세가 매력이다. 진짜 선수들 앞에 서 있으면 기합 소리 하나로도 기가 눌린다"라고 말했다.
'만분의 일초'는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작품상'과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을 수상하며 2관왕을 휩쓴데 이어 제6회 말레이시아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남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제인 제47회 상파울루국제영화제 신인 감독 경쟁에 공식 초청됐다. 또 제8회 런던동아시아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에 대해 주종혁은 "처음으로 제 얼굴이 나온 포스터의 영화가 개봉하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소중하고 행복했는데 부천영화제에서 상을 받을 때의 짜릿함은 너무 행복했다"라며 "저희가 열심히 했던 것에 대한 상을 주셔서 감사하고 뿌듯했다. 그 마음으로 회식 때 고기를 열심히 먹었던 기억이 있다"라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문진승 역시 "'만분의 일초'는 촬영도 재미있게 했다. 기대도 못한 2관왕을 타고 영화제 초청이 되어 감사한 마음이다. 너무 떨리고 감사드린다는 생각 뿐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만분의 일초'는 오는 11월 15일 개봉된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