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빨갛게 빨갛게 물들었네, 노랗게 노랗게 물들었네"
10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 북한산 중턱 어딘가에서 '가을길'을 열창하는 맑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들어보니 나뭇잎은 어느새 빨갛게 노랗게 물들어 있다. 가을 트레킹과 잘 어울리는 선곡이다.
노래의 주인공은 열살 아들과 여섯살 딸과 함께 북한산을 찾은 노우철(41)-이수진(37) 부부다. 햇살보다 환하게 미소짓는 두 아이를 보면 피로도 금세 잊는다는 노우철-이수진 부부는 결혼 11주년을 기념해 '제 8회 희망찾기 등산·트레킹교실'을 찾았다.
아내 이수진 씨는 "결혼 11주년을 앞두고 특별하고 건강한 추억을 만들고자 참석했다"고 말했다. 남편 노우철 씨는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아내의 건강을 챙겨주고, 더불어 등산 취미도 만들어주고 싶어 신청했다"고 사랑꾼 면모를 드러냈다.
사실 노우철 씨는 아들 노서준 군과 이미 일곱차례 '희망찾기 등산·트레킹교실'을 찾은 출석왕이다. 노우철 씨는 "늘 두손 무겁게 다양한 선물을 준비해 주셔서 좋다"며 '희망찾기 등산·트레킹교실'을 즐겨 찾는 이유를 밝혔다.
아들 서준 군은 태권도 대회 연습도 미루고 참석했다. 서준 군 역시 행사 말미에 진행하는 경품 뽑기를 가장 기대하는 행사로 꼽았다. 앞서 치킨, 시계 등을 경품으로 받았다는 서준 군은 이날도 행운권을 품에 안은 채 경품에 호명되기를 기다렸다.
딸 서하는 씩씩하게 완주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엄마의 손을 꼭 잡은 채 종알종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사랑스러움 그 자체. 이수진 씨는 "서하가 기대 이상으로 잘 걸어줘서 고맙다"라며 "'포기하지 않을거야'라고 할 때는 언제 이렇게 컸나 싶어 뿌듯하기도 했다. 단풍이 곱게 물든 산을 보고 너무 예쁘다며 연신 이야기했다"고 했다.
10월의 마지막 주말, 온 가족이 함께 가을 산을 오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수진 씨는 "솔직히 처음엔 '어차피 내려올 거, 왜 힘들게 올라가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곧 "걷다보니 머릿 속의 잡념이 모두 살아지고 가을을 제대로 마주하고 있구나 싶더라"라면서 "자주는 아니지만 계절에 한번씩 가족과 함께 산에 올라 계절을 만끽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달라진 생각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바스락거리는 단풍잎을 밟으며 걷고, 고개를 들면 빨갛고 노란 나뭇잎들이 보여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어요. 딸아이가 부르는 '가을길' 노래를 함께 흥얼거리다 보니 가을의 중심에 서 있는 기분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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