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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아라문의 검' 김옥빈 "첫 악역 희열, 엄청난 빌런 도전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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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첫 악역 연기에 카타르시스가 느껴졌어요. 태알하를 확장시켜 엄청난 빌런을 연기하고 싶어요."

김옥빈은 '아라문의 검'을 마치며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4년 만에 다시 만난 태알하를 사랑했고, 치열하게 연기했다. "전쟁에도 나가고 액션이 더 많았으면 했다"는 김옥빈의 넘치는 열정이, 태알하의 에너지와 겹쳐졌다.

tvN 드라마 '아라문의 검'에 출연한 김옥빈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더 잘할걸 하는 아쉬움도 크고, 너무 좋아하고 신경을 많이 썼던 작품이라 슬프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한다"고 작품을 마친 소회를 전했다.

배우 김옥빈이 '아라문의 검' 종영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고스트 스튜디오]
배우 김옥빈이 '아라문의 검' 종영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고스트 스튜디오]

지난 22일 막내린 '아라문의 검'은 타곤(장동건 분)이 왕좌를 차지한 뒤 8년이 흐른 이후의 세상을 배경으로, 검의 주인이 써 내려가는 아스달의 신화, 태고의 땅 아스에서 서로 다른 전설을 써가는 타곤, 은섬(이준기 분), 탄야(신세경 분), 태알하(김옥빈 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렸다.

김옥빈은 2019년 방송된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와 '아라문의 검' 모두 출연하며 극의 무게중심을 잡았다. 김옥빈이 연기한 태알하는 아스달의 왕후이자 권력의 정점에 선 인물. 남편이자 경쟁자였던 타곤과 전쟁 같은 사랑으로 시선을 붙들었고, 은섬(이준기 분), 사야(이준기 분) 쌍둥이 형제와 탄야(신세경 분)를 위협하는 존재로 긴장감을 선사했다.

"시즌2까지 4년의 시간이 흘렀고, 대본에서는 8년의 시간이 흘렀어요. 시간이 흐른 느낌과 맞아떨어졌어요. 태알하가 아이를 낳고 성숙해지는 과정을 거쳤고, 경험이 없던 아이였던 탄야와 은섬도 자신의 세력을 넓혔죠. 다시 타곤을 만났을 때는 뭉클하기도 했어요."

태알하의 권력 욕망은 더 강해졌다. 아스달의 왕 타곤을 사랑하면서도 경쟁하고, 아들 아록을 후계자로 세우려한다. 8년의 시간이 흐른 간극, 캐릭터의 변화를 고민했다. 시즌1부터 차근차근 쌓아온 태알하의 서사와 성장과정을 잘 담아내고 싶었다.

"태알하는 자기 자신이 스스로 최고 권력을 가져야 한다고 마음으로 자신을 믿고, 권력욕에 불타는 캐릭터였어요. 다른 드라마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캐릭터였죠. 시즌1 대본을 받았을 때는 권력을 탐하는 고위층 딸의 느낌보단, 치기어린 태알하가 있길 바랐어요. 태알하가 구사하는 말투나 행동, 해투악을 대할 때 보면 애기 같기도 하고 친구 같아요. 그런 느낌을 살려서 연기하려고 했죠. 태알하는 권력욕에 불타는 캐릭터의 성장과정을 보여줘요. '아스달 연대기'의 태알하는 (선덕여왕) 미실 직전이었다면, '아라문의 검'에서는 자기 마음을 온전히 컨트롤하고 냉정할 수 있다고 믿었어요. 자기 자신만 믿고, 자신이 살아온 삶을 아들 아록에게 주입해요."

'아스달 연대기'에서 말을 타고 달려가는 전투 장면에서 코뼈 부상을 당한 바 있다. 작가에게 "다쳤다고 액션 장면 빼지 말아달라"고 할 만큼 액션 연기에 진심이었던 김옥빈이다. '아라문의 검'에서 반란군과 맞서는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지만, 성에 차지는 않았다.

"아쉽긴 해요. 태알하는 시즌2에서 전쟁에서 참여하지 않고 정치에 참여해요. '저도 갑옷 입고 전쟁 나가면 안되냐'고했어요. 이크트도 힘이 세지만, 해족도 힘이 센 종족이거든요. 아쉽게도 머리를 쓰며 남아있더라구요."

배우 김옥빈이 '아라문의 검' 종영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고스트 스튜디오]
배우 김옥빈이 '아라문의 검' 종영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고스트 스튜디오]

첫 악역에 도전한 즐거움은 컸다. 그는 "악역 캐릭터는 모든 감정이 강렬하다"면서 "힘들 때가 있지만 재미있을 때가 더 많았다"고 했다.

"악역은 표현에 있어서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경우가 많아요. 일상에서는 도저히 낼 수 없는 에너지를 쏟아낼 때 카타르시스가 느껴졌어요. 태알하가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타곤과 은섬을 보조하는 캐릭터기도 했어요.이걸 확장 시켜서 엄청난 메인 빌런 역할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웃음)."

'아라문의 검' 타곤과 태알하의 관계도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었던 관전 포인트였다. 정치적 동반자였으며 경쟁자였고, 사랑과 애증을 오갔다. 시청자들은 '욕망 커플의 전쟁 같은 로맨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타곤과 태알하는 징글징글한 사랑을 해요. 멀어지면 가까워져야 하고, 가까워지면 멀어져야 해요. 사랑을 하면서 죽이고 싶어하고, 내 사람이기에 누가 상처내는 걸 못 봐요. 이해가 가기 때문에 슬픔과 공감을 산 것 같아요."

김옥빈은 다시 만난 장동건을 "바라만 봐도 뭉클했다"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슬픈 장면은 따로 감정을 잡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바로 나올 정도였다. 정도 많이 들었고 몰입도 잘됐다. 호흡은 두말할 것 없이 좋았다"고 말했다.

'아라문의 검' 대미는 태알하가 장식했다. 태알하는 은섬의 검에 베인 타곤을 향해 "그만 쉬어'라며 칼로 찔렀다. 아스달을 떠나 새로운 역사를 개척해 나가고 있던 그는 아들 아록(수호 분)에게 아스달 정복에 대한 의지를 전하며 열린 결말을 맞았다.

"태알하는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이 망가져 죽기 전에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 '내 손으로 끝내서 편하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태알하는 아스달을 너무 사랑했고, 아스달에 대한 권력욕을 접은 건 아니었어요. 타곤은 아록이 정체성을 갖고 아스달을 다시 갖길 바라는 유언을 남겼잖아요. 아스달에 대한 욕망을 갖게 된 것이죠.

이같은 결말에 시즌3 여지를 남겨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김옥빈은 "시즌3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던 걸로 아는데 시즌2가 완결이다"면서 "열린 결말로 '이랬으면 좋겠다' 상상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마무리 되는 것을 보고 싶기도 해요. '시즌3을 만들지 않을거면 웹툰으로라도 만들어달라'는 시청자도 있어요. 이 세계관을 다 이해했는데 보내기 아쉬워해요. 떡밥도 있고 미지의 존재나 모모족 등 흥미로운 부분도 있어요."

'아스달 연대기'와 '아라문의 검'은 대규모의 제작비와 초호화 캐스팅으로 큰 기대를 모았으나, 판타지 장르와 세계관 설정에 대한 진입장벽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아스달 연대기'는 7%대로, '아라문의 검' 시청률은 4%대 시청률로 종영했다.

"시즌1에 이어 시간차를 두지 않고 바로 했으면 탄력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어요. 세계관에 적응을 한 상태에서 4년의 간극이 생긴 건 아쉬워요. 그래도 4년 만에 돌아온 '아라문의 검'을 꾸준히 봐준 사람들에게 감사해요. 작품을 만들 때 시청률을 떠나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을 잘 만들고, 작품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후회 시키지 않게 만들자고 했어요. 지금은 시청률을 떠나서 잘 만들어진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해요."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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