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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③ 슬럼프 이겨낸 안효섭, 연기·주도적 삶·쉼의 올바른 3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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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배우 안효섭, 넷플릭스 '너의 시간 속으로' 시헌·연준 1인2역 변신
'낭만닥터2'부터 쉼 없이 '열일'…'낭만닥터3' 촬영하며 슬럼프, '나를 돌봐주자' 다짐
"모든 건 마음 먹은 대로, 계속해서 나아가는 사람이고 싶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SBS '낭만닥터 김사부2'부터 '홍천기', '사내맞선', 그리고 '너의 시간 속으로'와 '낭만닥터 김사부3'까지, 안효섭은 무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거침없이 달리고 또 달렸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큰 화제성과 놀라운 성과를 얻으며 '대세' 배우로 우뚝 선 안효섭은 현재도 전 세계 각국의 팬들을 만나며 뜨거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데다가 최근 '낭만닥터 김사부3'에서는 '안효섭 연기'라는 실시간 트렌드가 생길 정도로 소름 돋는 연기력을 폭발시켜 또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한 그다.

하지만 이런 안효섭에게도 힘든 시간이 있었다. 너무 쉼 없이 달려온 탓에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 슬럼프에 체력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부침을 겪었다는 것. 그럼에도 안효섭은 주저앉지 않았다. 오히려 이 경험으로 자신을 더 아껴주고 돌봐주면서 마음을 다잡으려 했다. "너무 잘해서 슬럼프는 생각도 못 했다. 마음이 찡하다"라는 말에 오히려 "지금은 괜찮고 건강하다. 행복하다"라고 웃으며 답하는 그다. 사소한 것에도 감사할 줄 알고,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하는 안효섭의 단단한 내면이 앞으로 그가 걸어갈 배우 인생을 더욱 기대케 한다.

배우 안효섭이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감독 김진원, 원작 '상견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연출 김진원, 극본 최효비/원작 '상견니')는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전여빈 분)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타임슬립해 민주(전여빈 분)가 되어 남자친구 연준(안효섭 분)와 똑같이 생긴 시헌(안효섭 분)과 친구 인규(강훈 분)를 만나고 겪게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로, 가가연과 허광한, 시백우 주연 대만 드라마 '상견니'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작이다.

'상견니'는 누적 조회수 10억 뷰를 기록할 정도로 아시아 전역에서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한국에서도 '상친자'('상견니'에 미친자들) 열풍과 함께 큰 사랑을 얻었다. 이 같은 '상견니'의 인기에 힘입어 리메이크된 '너의 시간 속으로'는 총 12부작으로 지난 8일 전 세계에 공개됐다.

안효섭은 극 중 시헌과 연준 역을 맡아 섬세한 연기력으로 다층적인 감정선을 탁월하게 연기해내 호평을 이끌었다. 이에 안효섭은 지난 18일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너의 시간 속으로' 촬영 비하인드와 올해를 돌아본 소회, 배우로서의 지향점을 전했다.

- 30대인 전여빈, 강훈 배우보다는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려서 교복 입는 것이 덜 불편하진 않았나 싶은데 어떤가?

"저 나이 많다.(웃음) 물론 두 배우에 비하면 어리지만, 저는 고등학생 때가 제일 어려웠다. 어리기도 하고 풋풋하고 싱그럽다 보니 지금의 저에게는 오글거린다. 갈수록 적응을 했는데 초반엔 어색했던 기억이 있다."

배우 안효섭이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감독 김진원/ 원작 '상견니')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98년도 고등학생 감정을 이해하기엔 나잇대가 맞지 않지 않나.

"저 옛날 노래 많이 들었다. OST도 다 아는 것이다. 반면 휴대용 카세트 '마이마이'는 처음 봤다. 삐삐는 어머니 것을 본 기억만 있다. 그때의 문화나 분위기가 달랐을 뿐이지 사람 대 사람으로 얘기하는 스토리라서 크게 불편하거나 어려운 지점은 없었다."

- 넷플릭스 콘텐츠 영상에서 공원에서 마주 보고 누웠을 때 팔이 안 굽혀져 힘들었다고 하지 않았나.(웃음) '학생인데 저렇게 몸이 좋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그렇게 근육을 키운 이유가 있었나.

"초반 30대 시헌의 노출 장면이 있던 촬영 시기가 비슷했다. 자세가 안 나와 힘들었다고는 했지만 팔이 안 접혀서 기분은 좋았다.(웃음) 30대의 몸을 만든 건 하나의 표현 방법이었다. 차이점을 두기 위함인데 중후함이 있으면 몸이 좋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준비했다. 제 의도는 그랬다. 비하인드가 있다면, 시헌이가 고등학교 때 샤워를 하고 민소매를 입고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그걸 두 번 찍었다. 조명 때문에 몸이 너무 좋아 보였다. 제 자랑은 아니다.(웃음) '학생치고 이게 말이 돼?'라는 생각이 들었다."

- 이번 '너의 시간 속으로'를 통해 안효섭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또 시청자들이 어떤 느낌을 가져갔으면 하나.

"시헌이 절절한 사랑이 표현됐으면 했다. 어떤 형태일지 궁금증으로 시작했는데, 시청자들이 온전히 그걸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다. 저는 이 작품을 생각하면 아련해진다. 정말 사랑을 믿고 싶고, 믿는 사람에게 와닿는 작품이고, 그 안에 위로가 있다고 생각한다. '너의 시간 속으로'의 순수한 사랑을 느꼈으면 한다."

- 시헌은 사랑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운명론자인데, 안효섭은 어떤가.

"운명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 정도의 사랑을 해본 적은 없지만, 운명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는 사랑도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진정한 사랑을 하려면 그 사랑을 위해서 운명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낭만닥터 김사부3'에서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게 사람들의 의지라고 부른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 대사에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요즘 제 인생이 편해진 것이, 예를 들어 물을 마실 때 이 물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고 생각하면 특별해진다. 마찬가지로 나의 세상도 내가 마음 먹은 대로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희망차지더라. 제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생각이 들다 보니 운명 또한 선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거창한 얘기는 아니다. 당연한 얘기일 수 있는데 세상이 바쁘게 돌아가다 보니 이 사실을 까먹는다. 그러다 보니 실천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렇게 사고하는 방식을 생활화하면서 피부로 느끼려 노력한다."

배우 안효섭이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감독 김진원/ 원작 '상견니')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너의 시간 속으로'를 꼬박 1년 동안 찍었고, 곧바로 '낭만닥터 김사부3' 촬영에 돌입했다. 그리고 올해 두 작품 모두 결과물이 나왔는데, 2023년을 돌아봤을 때 소회가 궁금하다.

"쉬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낙천적이다. 힘든 것을 인정 안 한다. 힘들다고 인정하면 진짜 힘들 것 같고, 그렇게 기정사실로 되는 것이 싫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뭘까', '내가 해야 할 것을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꾸준히 작품을 찍어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몸이 안 좋아지더라. 저의 정신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내가 열심히 일하는 건 좋지만, '나를 돌봐주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TMI인데 나를 평생 볼 사람은 나밖에 없고, 나를 제일 많이 볼 사람도 나이지 않나. '나는 왜 나를 안 돌봤을까, 왜 막 대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 몸이 안 좋아졌던 시기가 언제인가.

"제일 최근 작품인 '낭만닥터 김사부3' 찍을 때였다. 힘들어서 슬럼프가 왔다. '이겨내야지'라고 마음먹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극복한 것 같다. 지금은 너무 건강하고 행복하다."

- 20대 대표 배우로 주목받고 있는데, 20대가 가기 전 배우로서 목표하는 지점, 그리고 연기적으로 고민되는 것이 있다면?

"연기는 항상 아쉽다. '평생 만족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저는 20대, 30대 수식어는 신경을 안 쓴다. 계속해서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느 나이에서든 정제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

배우 안효섭이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감독 김진원, 원작 '상견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평소 댄디하고 젠틀한 이미지가 강한데, 이런 이미지를 깨고 싶은 마음도 있나.

"너무 있다. 그 인물에 자신의 모습이 없으면 나오기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있는 것이 있는 반면 내가 해도 되긴 하지만 그 효과가 미미한 역할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걸 파악해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는 제가 댄디하고 나이스한 성격만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아니까 연기적으로 잘 표현해보고 싶다. 악역 역시 해보고 싶다."

- 드라마에 비해 영화는 아직 작품이 없다. 영화에 대한 욕심도 있나.

"당연히 있다. 영화를 보면서 꿈을 키웠기 때문에 종착점 같은 마음이 있다. 데뷔 초창기엔 드라마를 찍을 때 캐스팅이 되는 걸 위주로 했다. 오디션 기회가 되면 하면서 순차적으로 흘러갔다. 계속 드라마를 하다 보니 드라마 대본이 많이 들어왔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해왔던 것 같다."

- '쉼'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평소 쉴 때는 뭘 하나.

"멍 때리기다. 명상까지는 아니고 아무 생각을 안 하고 싶다. 촬영할 때는 에너지가 상당히 커서 쉴 때도 쉬는 느낌이 안 든다. 요즘에는 그냥 멍 때리고 있으면 그렇게 좋다. 사실 아무 생각을 안 하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설거지를 한다거나 운전을 한다거나, 목적이 있는 행동을 하면 생각이 비워진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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