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추적 60분'이 불법파업 혐의로 회사로부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한 노동자들을 직접 만난다.
15일 밤 10시 방송되는 KBS 1TV '추적 60분'은 '3,160억 원을 배상하라 - 인생을 압류당한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구성된다.
3,160억. 30여 년 동안 기업이 노동자들에게 '불법파업'에 대한 책임을 물은 돈이다. 이 막대한 책임을 지게 된 이들 대부분은 한 달 월급 200~300만 원의 하청노동자들이다.
하민수 씨(가명)는 현대차가 제기한 220억 원 손해배상 소송에서 마지막까지 남은 피고인이다. 2010년 현대차 사내 하청노동자들은 불법 파견을 주장하며 25일간 점거 농성을 벌였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법원의 판결과 다르지 않았다. 하청업체의 노동자를 직접고용하고 현대차가 노동자와 직접 교섭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대차는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오히려 불법점거의 대가로 323명의 노동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확정된 금액은 원금 80억에 이자 144억. 1년에 이자만 40억. 회사와 사전에 합의한 동료들은 모두 떠났다. 홀로 남은 하씨는 "300년을 살아도 갚지 못하는 돈"이라고 말한다. 담당 변호사마저 소송 취하를 위해 특별채용에 응하라고 했지만 끝내 응하지 않았다고. 그는 인생을 살면서 하나는 이루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는 220억의 짐을 짊어졌다.
기업들이 막대한 액수로 손해배상소송을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손잡고 윤지선 활동가는 손해배상소송을 '사측의 불법을 지우는 지우개'라고 표현한다. 기업이 손해배상 소송을 거는 순간 불법의 화살은 기업이 아닌 노동자를 향하기 때문이다. 사측의 불법 파견, 부당노동 행위가 아닌 노조가 어떤 불법을 저질렀는지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다.
2021년 택배노조가 CJ대한통운 본사를 점거했을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하라'는 중노위 판정에도 CJ대한통운이 대화에 나서지 않아 노조가 파업했음에도, 당시 여론의 관심은 파업 중에 발생한 물리적 충돌에 집중됐다. 당시 택배노조를 비난하는 댓글을 택배기사가 직접 읽어보았다.
2003년 21년 차 조선소 용접공이었던 김주익이 크레인 위에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21년 차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준 회사. 임금인상과 구조조정 철회를 요구하자 가압류와 정리해고로 대응한 회사. 김주익은 "노동자가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나라"라며 크레인 위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김주익의 누나 김외숙 씨를 직접 만나보았다. 그녀는 지금도 김주익 씨의 어려웠던 생활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조선소 노동자의 삶은 어떨까? 이들의 삶을 알아보기 위해 거제로 향했다.
서울대학교 김승섭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손배가압류' 노동자 중 28%가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는 이토록 높은 수치가 흔치 않다고 말한다. 노동자들은 막대한 손해배상소송 금액, 그리고 경제적 책임을 홀로 지게 되는 상황이 주는 고통 때문에 벼랑 위로 몰리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의 손해배상소송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은 10년째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노란봉투법과 노동조합 파업의 실체를 분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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