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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동료·스태프 챙기는 건 당연한 일" 김남길의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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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배우 김남길, 정우성 감독 데뷔작 '보호자' 우진 役 색다른 킬러 완성
"너무 배려하지 말고, 자신을 위해 이기적으로 연기하길" 감동 준 정우성 조언
"부모님께는 '정신 좀 차려라' 혼나기도…같이 더불어 잘 사는 것에 관심"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로서 책임감 있게 잘 해내는 것은 물론이고 같이 일하는 이들을 챙기는 것을 당연히 해야 한다." 배우 김남길이 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다. 연기를 잘 하는 건 기본이고 주연 배우로서 동료, 스태프들이 편하게, 또 재미있게 일할 수 있도록 현장 분위기를 이끄는 건 그에게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최고'일 수밖에 없는 김남길이다.

지난 달 개봉된 '보호자'(감독 정우성)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정우성 분)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로, 정우성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배우 김남길이 영화 '보호자'(감독 정우성)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길스토리이엔티]
배우 김남길이 영화 '보호자'(감독 정우성)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길스토리이엔티]

제47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제55회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42회 하와이 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해외 영화제에 초청돼 주목받았다. 특히 지난 해 '헌트'로 감독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정재에 이어 절친 정우성이 연출과 연기를 동시 도전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남길은 성공률 100%의 해결사, 일명 세탁기 우진 역을 맡아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킬러를 완성했다. 특히 그는 평범한 삶을 꿈꾸는 남자 수혁, 파트너이자 사제 폭탄 전문가 진아(박유나 분)와 특별한 케미를 형성했다. 다음은 김남길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정우성 감독은 레퍼런스를 참고하지 말라고 했다고 했는데, 그 부분에서 어렵고 난감하지는 않았나.

"본인이 생각한 캐릭터를 표현할 때 명확하지 않으면 레퍼런스를 본다. 감독님은 남을 흉내 내지 말고 제가 생각하는 우진을 표현해달라는 마음에서 레퍼런스를 보지 말아 달라고 한 거다. 하지만 저는 이전 작품 속 소시오패스, 살인마, 킬러를 봤다. 멋진 레퍼런스가 많았다. 영어권 영화에서의 사이코패스는 많이 다크해서 참고할 부분이 없다고 판단했다. 제가 우성이 형 앞에 가면 수줍어진다. 형의 청춘물을 보고 자랐던 사람이고 개인적인 감정이 있어서 그런지 레퍼런스를 찾아볼 수는 없는데 딱 하나 본 것이 제가 했던 '후회하지 않아'다. 동성애 코드까지는 아니지만, 사람으로서 존중하고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태도를 깔고 표현하자는 생각을 했다. 죽이려는 목적이 있지만 동화가 되고 '닮았지만 좋아하진 않아'라는 우진스러운 고백이 사랑까지는 아니지만 '너를 이해할 수 있어', '네가 하는 걸 알 것 같아'의 뜻인 것 같다. 남자 여자를 떠나서 사람이 가진 드라마적인 것을 봤다."

- 제작보고회에서 정우성 감독에게 특별한 조언을 듣고 감동을 받았다는 얘기를 했다. 어떤 상황에서 나온 얘기였나.

"차에서 끌어낸 후 머리를 잡고 '어디 갔어'라며 발악하는 장면이 있는데, 제가 머리를 잡혀주려고 '여기서 멈춰야겠다'라는 계산을 했다. 그렇게 해야 형이 잡는 것이 편하겠다 싶어 배려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형이 모니터를 보고는 씩 웃더니 '남길, 너무 배려하지 마'라고 하더라. '본인을 위해 어느 정도는 이기적으로 연기하면 좋겠다'라고. 예전에 '판도라' 촬영을 할 때 촬영 감독님이 '너무 배려하지 마'라고 하셨던 것이 위안이 됐었는데, 우성이 형도 그랬다. 이기적으로 하라고 해도 성향상 그렇지 못하는 걸 아니까 '너를 위해서 연기해'라고 한 부분이 감동적이고 감사했다."

배우 김남길이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MBC·라이프타임 공동제작 시사교양 프로그램 '뭐라도 남기리'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배우 김남길이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MBC·라이프타임 공동제작 시사교양 프로그램 '뭐라도 남기리'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극 속에서 정우성 배우에게 많이 당하는데, 같이 액션 연기를 해본 소감은 어떤가.

"맞는 것이 힘들더라. '이기적으로 하라'고 한 것이 밑밥을 깐 것인가 싶을 정도로 우성이 형은 배려가 없다.(웃음) 확 끄집어내고 내동댕이치고 던진다. 등을 두드리며 '괜찮아'라며 스윗하게 말하지만, 연기할 때는 가차 없이 패대기쳐졌다. 사실 액션은 우성이 형이 더 많이 했고, 저는 총 쏘는 것 정도다. 맞는 것은 액션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당한 거다. 제가 우성 형이 당하는 걸로 액션을 해보고 싶다고 하니까 안 하시겠다고 하더라.(웃음)"

- 우진과 진아의 관계는 어떻게 해석했나.

"처음엔 멜로가 있었는데 모두가 부담스러워했다. '저는 나이 차 없이 표현할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감독님이 '자신감은 묻어두자'라고 하시더라.(웃음) 자칫 잘못하면 진아와 우진 캐릭터를 방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 캐릭터성을 많이 극대화하자고 했다. 그때 당시 유나는 지금과 달리 낯을 가리고 너무 어렸다. 저도 아직 우성이 형이 어려운데, 유나는 저까지 어렵다 보니 탱탱볼 같이 다가가면 튕겨내곤 했다. 극 중 물속에 뛰어드는 장면에서 헤엄을 치고 놀면서 어릴 때 얘기를 한다. 그때 유나가 다리에 쥐가 났다. 그걸 풀어주고 나니까 그때부터 약간 긴장이 풀렸더라. 초반 친하지 않고, 어느 정도 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제가 유나보다 정신연령이 낮아서 잘 어우러져 케미가 잘 맞은 것 같다.(웃음)"

- 캐릭터 특성 때문인지 유독 어려 보이는 느낌이다. 비주얼적으로 노력을 한 것이 있나.

"주름은 노력한다고 해도 안 없어진다. 세월의 풍파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다른 때보다 생각을 가볍게 가져가려 했다. 어떻게 생각하고 사느냐에 따라 얼굴에 나타난다고 보는데, 자기 위안일 수 있지만 그런 부분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부모님은 저에게 '정신 좀 차려라'라는 말을 하신다.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웃음) 피부과도 잘 안 다닌다. 영화 촬영한 것이 4년 정도 전이라 화면 보면 '어렸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관리를 더 해야겠다 싶다."

- 지난해에는 이정재 감독의 '헌트'에 특별출연했고, 올해는 정우성 감독의 '보호자'로 호흡을 맞췄다. '청담 부부'와 연달아 호흡했는데 연출 스타일 차이가 있나?

"확연하다. 정재 형은 진짜 프리하다. 스태프들에게 모든 것을 다 맡기고 컨트롤한다. '헌트'의 프리 단계, 준비 과정을 모르지만, 넓게 보신다. 우성 형은 다 맡겨주는 것 같지만, 디테일을 귀신같이 잡아내서 얘기한다. 또 현장에서 많이 뛰어다닌다. 결국, 둘 다 힘들다.(웃음)"

배우 김남길이 영화 '보호자'(감독 정우성)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길스토리이엔티]
배우 김남길이 영화 '보호자'(감독 정우성)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길스토리이엔티]

- 차은우 등 후배 배우들은 '김남길에 대한 믿음'을 이야기하고, 최근 고두심 배우도 현장 태도에 대해 극찬을 했다. 평소 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어릴 때도 지금도 선배님과 작업을 할 때 연기 외적으로 해야 하는 일을 한다. 선배님들이 계시면 한발 물러서 있는데, 만약 제가 리드를 해야 하는 현장에서는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친구들을 이끌어야 하고 현장에서의 좋은 기억을 남겨줘야 한다. 이것이 배우 생활의 시너지,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저는 상대적이라 '이런 스타일이야'가 없다. 줏대가 없는 거지만(웃음) 상대에 따라 달라진다. 배우들, 스태프들과 모여 추구하는 건 '각자 하는 일에선 창피해지지 말자, 즐겁게 일하자'가 크다. 사명감까지는 아니지만 일을 할 때 책임감과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배님들께 배운 것이 '일을 할 때 인정받아야 하는 것 세 가지'다. 관계자들의 인정, 동료와 스태프들의 인정, 그리고 대중의 인정이다. 이렇게 인정을 받아야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배웠다. 배우로서 책임감 있게 잘 해내는 것은 물론이고 같이 일하는 이들을 챙기는 것을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힘들지 않게 관계에 대해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 실제 성격이나 성향을 보면 예능에도 최적화됐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확장할 계획이 있나?

"사실 카메라가 있으면 부담스럽다. 관찰 예능을 할 때 '어디에 숨어야 하지?' 했는데, 하다 보니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는 장점이 있더라. 그래서 좋은 기회가 있다면 예능 출연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저도 제가 예능에 최적화된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홍보를 하면서 느낀 건 말을 잘 못 하겠더라. 우성이 형이 나온 'SNL코리아'를 보면서 '이것마저 이길 수 없으면 어디서 이길 수 있나'라는 생각도 했다.(웃음) 경험도 많이 쌓인 것 같다. 우성이 형이 개그에 욕심이 있는지 몰랐는데 스스로 재미있고 싶어하더라. 그래서 경력자의 편안함, 유머코드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하고, 많은 웃음을 드리고 싶다."

- 요즘의 관심사는?

"'같이 더불어서 잘 사는 것'이다. 문화적인 관심사나 그 시대적인 것을 고민하고 종합적으로 보여주고 듣는 것이 콘텐츠인데, 요즘 환경적으로도 그렇고 사건·사고도 많다. 그래서 같이 잘 사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는 것 같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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