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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③ 정해인, "잘못됐다 말할 수 있는 용기" '디피2'로 얻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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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배우 정해인, 'D.P.' 시즌2 일병된 안준호로 귀환…더 성숙해진 연기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와 쿠키영상에 담은 마음…팬들 원하는 '로맨스' 연기 하고파"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저 ('D.P.' 시리즈) 5번 봤어요." 인터뷰 중간중간 N차 시청을 강조하던 정해인은 자신 또한 여러 차례 'D.P.' 시리즈를 봤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군대를 세 번 간 느낌"이라고 말하면서도 시즌3에 불러준다면 무조건 할 생각이며 "시청자들과 같이 기다리겠다"라는 마음을 전하는 정해인이다. 그 정도로 정해인에게 'D.P.' 시리즈는 잘못된 것에 대해 말을 꺼내볼 수 있는 용기와 위트를 배울 수 있게 한, 굉장히 큰 의미의 작품이다. 여기에 팬들을 향한 사랑도 대단하다. 팬들이 원하는 로맨스 연기를 해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특히 ‘로코’에 도전하고 싶다는 정해인인 만큼, 군복을 벗고 다시 달달한 '밀크남'으로 돌아올 그를 기대하게 된다.

D.P.' 시즌2(디피2/감독 한준희)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정해인 분)와 호열(구교환 분)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다.

배우 정해인이 넷플릭스 시리즈 'D.P.' 시즌2(디피2)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2021년 공개된 'D.P.' 시즌1은 군인 잡는 군인 'D.P.'라는 신선한 소재와 그들이 마주한 다양한 청춘들의 이야기로 우리가 알지 못했던 혹은 외면했던 부조리를 날카롭게 조명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리고 2년 만에 돌아온 'D.P.' 시즌2는 어느덧 일병이 된 D.P. 조원 안준호와 전역을 앞둔 D.P. 조장 한호열, 스스로 총을 겨누었던 탈영병 조석봉(조현철 분) 일병 사건 이후 징계를 받은 중사 박범구(김성균 분)와 전출 명령이 떨어진 대위 임지섭(손석구 분)을 그려냈다.

더 깊어지고 확장된 이야기를 담은 'D.P.' 시즌2는 지난 28일 공개 이후 줄곧 한국 넷플릭스 시리즈 1위를 지키며 사랑받고 있다. 또 넷플릭스 TOP 10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공개 3일 만에 280만뷰, 1천50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글로벌 TOP10 TV 부문(비영어) 5위에 올랐다.

정해인은 고밀도의 감정 연기와 맨몸 액션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안준호 그 자체"라는 한준희 감독의 말처럼, 정해인 아닌 안준호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극 안에서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이에 정해인은 지난 3일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D.P.' 시리즈를 통해 달라진 마음가짐, 실제 군 생활 경험, 로맨스 코미디 연기 바람 등을 전했다.

- 실제 정해인은 군대에서 어떤 선임, 어떤 후임이었나.

"이등병 때는 눈치 보기 바빴고,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정신이 없었다. 일병이 되니까 하루가 빨리 간다. 후임을 가르쳐야 하고, 상병이나 병장 사이에서 임무 수행을 해야 한다. 샌드위치가 되다 보니 정신이 없었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랬다. 군대는 확실한 계급사회다. 상병이나 병장이 되면 할 수 있는 것이 많고 권력이 주어진다. 2년 안 되는 시간 동안, 20대 초반 어린 청년들이 권력의 맛을 보는 거다. 이등병, 일병 때는 짝다리도 할 수 없고, 추워도 호주머니에 손도 못 넣는다. 하지만 상병이나 병장이 되면 그걸 할 수 있더라. 또 이등병 땐 PX를 데리고 가는 선임이 가장 좋았다. 물론 군대에 황장수(신승호 분) 같은 사람이 다 있는 건 아니지만, 괴롭히거나 부당한 걸 요구하는 선임도 있다. 저는 그런 분들을 보면서 '내가 고참이 되면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절대 폭언, 폭행하지 않았고 부당한 것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정말 당당하다. 만약 당당하지 않았다면 'D.P.'를 못했을 거다."

- 가장 공감이 갔던 회차는?

"'방관자들'이 제일 공감이 됐다. 누군가를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그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방관자다. 이 드라마가 그런 것을 시사한다. '거기서 뭐 했는데?', '이건 잘못된 거라고 얘기했어?'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 이어지는 얘기지만, 군대를 다녀온 이들은 드라마를 보며 '나도 당했어', '진짜 저래'라고 공감하는 부분이 정말 많다. 질문을 던진다고 했는데, 이 작품 전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회 전체에 던지는 메시지다. 어떤 조직에도 계급, 직위가 있다. 그리고 그것을 남용해서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회사에서도 불합리한 대우를 받기도 하고, 일 외적인 것을 시키기도 한다. 전반적인 사회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회사원인 친구가 저에게 "'D.P.'가 내가 지금 다니는 회사 같다"라는 얘기를 하더라. 저는 그 친구가 왜 그렇게 얘기를 하는지 알겠더라. 군대에선 탈영병이지만, 회사로 비유하면 못 견뎌서 스스로 퇴사를 하는 거다."

'D.P.' 시즌2 정해인, 구교환, 손석구가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그렇기에 쿠키영상 속 조석봉의 모습이 더 뭉클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쿠키영상을 꼭 보셨으면 한다. 뒤에 더 있으니 엔딩 크레딧이 나왔다고 바로 끄지 말아달라. 그 장면이야말로 판타지라고 생각한다. 트라우마가 생각이 날 수 있는 그 공간에 다시 오기 싫었을 것 같다. 그 장면을 찍으면서 엄청난 부담감과 죄책감을 느꼈을 준호에게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라고 하면서 그 마음(죄책감, 미안함)을 덜어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고맙고 반갑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 시즌2를 하면서 감정, 체력적인 소모가 굉장히 많았을 텐데 어떻게 컨트롤을 했나.

"야위어가는 준호가 표현되어야 했기 때문에 밥을 잘 안 먹었다. 시즌1과 비교했을 때 다르다. 얼굴이 초췌하다. 실제로 밥을 잘 안 먹어서 체력 소모가 빠르게 됐다. 그래서 사람에게 더 의지했다. 감독님, 배우들과 으쌰으쌰했다. 기차 액션을 찍을 때도 다 같이 응원해주고, 그것이 의지가 많이 됐다.

- 준호가 성장하듯, 배우로서도 성장하고 확장된 것은 무엇인가.

"상황이나 환경이 잘못된 쪽으로 가고 있고 불합리하다 싶은 상황이 있으면 조금씩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모두가 아닐 때 예스를 하는 것이 있다. 또 아닌 것에는 '잘못된 것 같다'라고 부드럽게 표현하려고 한다. 교환이 형 덕분에 '아니'라고 하는 건 날카로울 수 있으니 위트있게 표현하는 법도 배웠다."

- 유머, 위트에 대한 자신감도 커졌나.

"(웃음) 호열이 형에게 많이 배웠다."

- 최근 'D.P.'부터 디즈니+ '커넥트'까지 다소 어두운 작품을 많이 한 것 같다. 몸도 많이 쓰다 보니 체력적으로 지칠 법도 한데 어땠나.

"'D.P.'와 '커넥트', JTBC '설강화'를 하고 또 'D.P.' 시즌2에 영화 '베테랑2'까지 쭉 하다 보니 몇 년이 가버렸다. 또 감정적으로 깊고 색이 짙은 작품을 하다 보니 쉽지가 않더라. 연기와 제 삶을 분리하려고 노력하는데 캐릭터에 과몰입하고 나면 연기를 건강하게 오래 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건강하게 연기를 계속하려면 배우 정해인과 인간 정해인이 따로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데뷔한 이래 한 달을 쉬어본 적이 없다. 이번 주에도 팬미팅 때문에 출국하고, 연말까지 투어가 있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를 채우고 재정비를 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그사이 대본도 많이 읽고, 소속사와 머리를 맞대고 작품도 찾고 있다."

배우 정해인이 넷플릭스 시리즈 'D.P.' 시즌2(디피2)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로맨스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나.

"팬분들이 원하신다. 팬미팅에서 'D.P.'가 소중하다고 했더니 객석에서 아무 소리도 안 났다. 정적이 흘렀다. 그래서 멜로 하겠다고 하니 환호성이 나오더라. 배우이고 대중 예술을 하면서 즐거움을 줘야 하는 사람인데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골고루 하고 싶다. 내년까지 안 하면 멜로 장르 공백이 5년 정도 된다. 할 때가 된 것 같아서 소속사와 머리를 맞대고 있다.

- 어떤 로맨스를 해보고 싶나.

"제가 아직 로코 장르는 안 해봤다. 코미디 연기가 제일 어렵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도전하고 싶다. 뭐가 됐든 극 안에서 환하게 웃고 싶다. 'D.P.' 하면서 안 웃은 지 오래됐다. 마지막에도 울면서 웃는다. 행복하게 웃고 싶다."

- 곧 JTBC 예능 '배우는 여행중'도 방송이 된다. 예능 촬영이긴 했지만, 친구인 임시완 배우와의 여행이 힐링이 됐나.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동갑내기 배우와 같이 좋아하는 것을 하니까 행복했다. 다만, 하나 아쉬웠던 건 여행을 갔을 때 시완이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몸 컨디션이 안 좋았을 때가 있다. 감기 걸려서 목소리도 갈라지고. 그게 어떻게 보여질지 걱정이 되는데, 그땐 스태프까지 다 감기가 돌았다. 그래도 저는 위스키를 좋아해서 너무 행복하게 보냈다. 시완이는 위스키 전문가이자 애호가다. 같이 위스키를 마시러 가면 설명을 해주는데 그게 너무 행복해 보였다. 같이 연예계에 있으면서 배우로서 고충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생겨서 개인적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 팬미팅에서 임영웅의 자작곡인 '모래 알갱이'를 선곡해서 불렀더라. 특별한 이유가 있나.

"문득 '모래 알갱이'를 들었는데 멍해졌다. 가사가 너무 호소력이 있고 감정을 후벼팠다. 저는 보잘것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힘들었을 때 이 노래로 힘을 받았다. 특히 가사가 너무 좋았는데 팬들을 향한 노래 같았고 팬미팅에서 불러드리고 싶었다. 노래를 불렀을 때도 되게 많은 생각이 들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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