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김은희 작가의 신작 '악귀'가 김태리 오정세 홍경의 호연 속 새로운 한국 오컬트로 태어난다.
23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홀에서 새 금토드라마 '악귀'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김태리 오정세 홍경, 이정림 감독이 참석했다.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다. 조선판 좀비물 '킹덤'으로 전세계를 열광케 한 김은희 작가가 이번에는 SBS와 손잡고 민속학을 기반으로 한 한국형 오컬트를 만들어냈다.
김태리는 김은희 작가의 대본을 처음 봤을 당시를 회상하며 "작가님께 말로 설명을 들었을 때 소재가 신선하고 너무 재밌었다. 우리나라 귀신이 얼마나 많고 사연이 얼마나 많나. 무궁무진한 에피소드가 나올 것 같아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하고 흥미가 생겼다"고 밝혔다.
오정세는 "나도 대본 읽고 촬영 하면서 악귀를 찾아가는 과정이 안개를 걷는 기분이었다. 안개가 걷히면 지나간 사건이 섬뜩한 이야기 서사로 만들어지더라. 신선하고 재밌었다"고 말했고, 홍경은 "나같은 어린 배우가 선배님과 김은희 작가님 작품에 언제 참여할 수 있겠나.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답했다.
김태리는 "김은희 작가님의 대본은 이야기가 빼곡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구조적으로도 완벽했다. 12부를 빼곡히 채운 이야기, 완결성 있었고 배우로서 그런 대본을 받게 돼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고, 홍경은 "작가님, 감독님께 많이 여쭤봤다. 궁금증을 많이 갖고 물어봤다"고 답했다.
이정림 감독 역시 "김은희 작가의 대본은 페이지수가 많다. 연출로서 도움을 받는 것도 많다. 읽을 때부터 그려지는 그림이 있어서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태리는 '악귀'에서 아버지 구강모(진선규 분)의 유품을 받고 악귀에 잠식돼 가는 공무원 시험 분비생 구산역으로 분했다. 김태리는 현실적인 청춘의 고단함과 더불어 악귀에 씌인 신들린 모습을 연기하며 간담 서늘한 공포를 선사한다.
오정세가 맡은 민속학자 염해상은 어렸을 때부터 귀(鬼)와 신(神)을 볼 수 있었던 인물로 악귀를 찾기 위해서는 그 누구도 가지 않는, 다 죽어가는 마을까지 달려가 지역조사를 일삼고, 전국의 폐가, 집터, 발굴 현장, 궁과 능, 골동품 가게 등을 찾아다니는 캐릭터다. 홍경은 서울청 강력범죄수사대 경위이자 구산영 염해상과 얽히면서 믿기지 않을 사건에 휘말리는 이홍새로 분했다.
이어 김태리는 악귀에 씌이는 연기를 통해 특별히 준비한 부분이 있냐는 질문에 "한 얼굴로 두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점이 어려운 지점이었다. 각각 인물 연기할 때마다 상황에 집중하려 노력했다. 처음에는 산영 입장에서 악귀의 행동은 이해가 안되고 역으로도 마찬가지라 쉽지 않았다. 산영에 치우쳐진 상황에서 악귀를 연기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한 인물에만 집중하자고 생각했고 그러다보니 답이 나왔다. 내면으로도 '산영의 원래 모습이 어떤 인물일까. 어떤 욕망을 가지고 있을까' 질문을 많이 했다. 악귀 경우엔 '한' 정서에 집중했다. 무엇이 가장 분노하게 만들고 억울하게 하나 거기에 집중했다. 그러다보니 두 인물의 분리가 잘 되지 않았나 싶다"꼬 설명했다.
오컬트 장르가 마니악한 편이라 대중적인 요소를 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냐는 질문에 이정림 감독은 "너무 그 장르에 매몰돼서 낯선 그림을 찍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익숙하지만 낯설고 기묘한 느낌을 자아내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감독은 "서양의 엑소시즘은 나오지 않는다. 우리 조상이 기억하고 믿은 토속신앙, 설화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써내려 갔다. 대본 단계에서도 민속학과 교수님, 문화재청 공무원 분들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런 점에서 차별점이 생길 것 같다"고 답했다.
'악귀' 촬영을 하면서 겪은 미스터리한 사건이 있었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이정림 감독은 "날씨가 이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날씨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서울 한복판에 시야가 가려질 정도의 안개가 끼기 힘든데, 우리는 여의도에서 날씨 때문에 촬영을 두 번이나 미뤘다"고 말했다.
15세 관람가에서 '악귀'의 무서움이 어느 정도 구현될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다. 이정림 감독은 "15세 안에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했다. 찍다보니 무서움에 익숙해져서 때로는 자극적인 연출을 하려고 한 것도 있다. 이 세 분도 작가님도 재밌는 분이라 무서운 장면 이후 깨알같은 유머가 있다. 무섭지만 괜찮게 볼 수 있는 드라마다"고 답했다.
SBS 금토드라마가 연일 시청률 호성적을 기록하는 것과 관련, 제작진과 배우들의 시청률 예측 시간도 이어졌다. 이정림 감독은 "100명이 넘는 분들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 상품을 걸고 얘기를 진행 중이다. 나는 1, 2부 합쳐서 20% 넘을거라고 예상한다"고 말했고, 오정세는 "안 조심스럽게 15%, 합쳐서 30% 예상한다"고 답했다. 김태리는 "1, 2부 합쳐서 20% 생각한다"고 말했고, 홍경은 오정세의 말에 동의했다.
'악귀'에 청춘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가는 게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이정림 감독은 "작가님이 진솔하게 '청춘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 싶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 왔고 어른으로서 청춘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엄청난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꼭 그 얘기를 하고 싶은데 같이 할 수 있겠냐'고 말해주셨다. 산영은 청춘을 보내고 있고, 해상은 청춘을 지나 외롭고 고립된 인물이며, 홍새도 20대를 살아가면서 올바른 방향을 늘 고뇌하는 인물이다. 작가님은 어른으로서 그 캐릭터를 이끌어가고 싶었던 것 같다. 그걸 작가님이 잘 쓰는 귀신과 연결해서 써주신 듯 하다. 제목과 키워드만 듣고 너무 뜬금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방송을 보면 감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악귀'의 막내 홍경은 김태리, 오정세와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추며 배운 점에 대해 언급했다. 홍경은 "매 신 도움을 받았다. 내가 어려서 한 신을 보고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게 많은데,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하게 되면 그런 걸 먼저 앞서서 끌어주신다는 느낌을 받는다. 연기적인 것 외에도 현장에서 자세, 극에 들어가기까지 과정을 지켜봤는데, 감히 발견한 점은 김태리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으로 답을 찾아내는 집요함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홍경은 "오정세의 모든 작품을 봤는데, 너무 좋아하는 분이다. 오정세의 카리스마를 목전에서 느끼면서 후반부에 격정적인 신들을 해나갔는데, 요상하고 좋은 기운을 받았다. 연기하면서 이런 에너지를 언제 또 느껴볼 수 있을까 싶었다. 웃기만 했던 건 아니다. 오정세와 할 때 이상한 카리스마가 있다. 현장의 분위기를 그 신의 공기로 바꾸는 힘이 있다. 그런 점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선배들을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배우들은 '악귀' 관전 포인트를 알려주는 시간을 가졌다. 김태리는 "한국적 동양적 오컬트는 정말 새로운 부분이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한국 드라마로 풀어진다. 일단 재밌을 것 같다.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미스터리를 풀고 추리해나가면 정말 재밌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나왔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오정세는 "보다 보시면 스며들지 않을까 싶다. 인물들도 서사도 보다보면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정림 감독은 "악귀가 내게 왔을 때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정말 옳은 선택을 하며 나아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 세 인물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보며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악귀'는 23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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