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오늘(13일)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중소기획사의 아이돌로 출발해 성장세를 거듭해온 방탄소년단은 그 자체로 'K팝 브랜드'가 됐다. 세계 음악시장에서 저변을 확대하며 '글로벌 슈퍼스타'로 자리잡았고, K팝 후배들에게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방탄소년단의 빛나는 도전과 의미있는 발걸음을 짚어보고, 여전히 기대되는 '내일'을 그려봤다. [편집자주]
12조 2천488억원. 지난 12일 기준 하이브 시가총액이다. 국내 엔터사 1위로, 그 뒤를 쫓고 있는 JYP엔터테인먼트(4조6천999억원)와는 3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국내 상장사 중에서는 26위다. 하이브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7천780억원에 달했다. 국내 엔터업계 '빅3' SM·YG·JYP의 매출(총 1조5천853억원)을 합친 것보다 많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방시혁 대표 프로듀서가 지난 2005년 2월 설립한 가요기획사다. 중소기획사였던 '후발주자' 빅히트는 '선배'이자 정통의 강호 '빅3'를 넘어 '1인자'로 올라섰다.
2021년에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에에 선정됐고, 미국 경제 전문 매체인 패스트 컴퍼니가 선정한 '2020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50대 기업' 4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이브의 비약적인 성장은 '슈퍼 IP' 방탄소년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강력한 IP인 방탄소년단을 등에 업고 다양한 사업 분야로 뻗어나갈 수 있었고, 방탄소년단을 키워낸 노하우로 3,4세대 아이돌을 계속 해서 발굴할 수 있었다. K팝 산업을 움직이는 하이브의 뿌리는 여전히 방탄소년단이다.
◆ BTS는 '걸어다니는 기업'…경제적 가치는
하이브의 성장은 BTS의 글로벌 성공과 궤를 같이 한다. 2017년 'LOVE YOURSELF 承 'Her'' 타이틀곡 'DNA'로 빌보드 '핫 100'에 처음으로 진입한 뒤 빌보드를 안방 드나들듯 하며 무수한 기록을 쏟아냈다. 지금까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정상에 6개의 앨범을, '핫 100' 1위에 6곡을 올리는 금자탑을 쌓았다.
방탄소년단은 미국 주류 시장에 안착하면서 세계를 누볐다. 콘서트와 앨범 매출이 해마다 성장하면서 '걸어다니는 기업'이 됐다.
수치로 보면 방탄소년단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눈에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년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핫 100 차트' 정상에 오르자 경제적 파급 효과가 1조 7천억 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다이너마이트'로 인한 직접적 매출 규모는 2천457억 원이며, 이와 관련된 화장품, 식료품, 의류 등 연관 소비재 수출 증가 규모는 3천717억 원으로 추산됐다.
펜데믹 이후 경제적 파급 효과는 더 커졌다. 지난해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산업연구센터는 방탄소년단의 국내 콘서트 개최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1회(3일 기준) 공연당 6천197억, 최대 1조2천억원대로 분석했다.
K팝 피지컬 앨범 판매량이 최근 급격한 성장을 하고 있는 데도 방탄소년단이 끼친 영향이 크다. 방탄소년단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앨범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발매한 방탄소년단의 '프루프(Proof)'는 340만장 이상이 팔렸다. 이 앨범은 방탄소년단의 1막을 닫는 앨범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막 시작 후 개별 활동에 나선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솔로 앨범 합산 판매량은 520만장을 넘어섰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으로 하이브는 단숨에 엔터 업계 1인자로 올라섰다. 방탄소년단이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빌보드 '핫 100' 1위를 차지했던 2020년, 하이브는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하이브가 사업 다각화를 고민하고 있고 세븐틴과 엔하이픈, 뉴진스 등의 성장세가 가파르지만, 여전히 방탄소년단이 차지하고 있는 매출 비중은 크다. 2021년 영업이익 1천903억원 중 방탄소년단이 속한 빅히트뮤직의 비중은 전체 67%에 달하는 1천160억원이었다. 지난해 하이브 매출은 전년보다 41.6% 증가한 1초7천780억원, 영업이익은 24.9% 증가한 2천377억원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올린 지난해에도 방탄소년단은 여전히 하이브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지 포춘지는 지난해 "BTS는 1년에 5조 원의 경제 효과를 만들어 낸다"라며 "BTS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41조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4
◆ 단체활동 잠정 중단에 시가총액 2조원 증발?…개별 활동 매출도 '굿'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6월 발매한 '프루프'를 마지막으로 그룹 활동 휴식기를 선언했다. 단체 활동 잠정 중단 소식이 전해진 이후 하루 만에 2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할 정도로 시장의 파동은 컸다.
방탄소년단은 멤버들의 군백기와 개별 활동으로 '챕터2'를 열었다. 시장의 우려 속 방탄소년단 진과 RM, 제이홉, 지민, 슈가가 연달아 솔로 활동을 하며 완전체 못지 않은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민은 지난 3월 첫 솔로 앨범 '페이스'(FACE)의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로 K팝 솔로 아티스트 최초로 '핫 100' 1위를, '페이스'는 '빌보드 200'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큰 수확을 거뒀다. 슈가 역시 지난 4월 발표한 새 솔로 앨범 '디데이'(D-DAY)로 '빌보드 200'에서 2위를 차지했다. 지민과 슈가 등 솔로로도 밀리언셀러에 올랐고, 멤버들의 솔로 앨범 합산 판매량은 500만장이 훌쩍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방탄소년단 완전체 활동 당시와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수치들로, 이들의 경제적 가치가 유효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 데뷔 10주년 맞아 기업들도 'BTS 마케팅'
방탄소년단이 K팝 산업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방탄소년단이 입는 의상, 먹는 음식 등 유통 업계는 'BTS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방탄소년단 공연에 숙박, 여행, 관광 업계가 들썩인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BTS 효과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삼양식품은 BTS 멤버 뷔가 출연한 예능프로그램 '서진이네'에 간접광고(PPL)를 진행했고, 방송 기간이었던 올해 3∼4월 불닭볶음면 오리지널의 국내 매출이 작년 동기와 비교해 29.7%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민이 라이브 방송에서 불닭볶음면을 시식하는 모습에 전세계적으로 '불닭볶음면 챌린지'도 진행됐을 정도.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지난해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민님이 불닭면을 즐겨 먹는 모습을 올려주셔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인사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을 활용한 마케팅 사례도 넘쳐난다. 맥도날드는 지난 2021년 5월 약 한 달간 'BTS 세트'를 세계 50개국에서 선보였는데, 국내에서만 120만개 이상 판매됐다. 멤버 진을 모델로 발탁한 오뚜기 진라면은 '진라면 BT21 퍼플에디션'을 선보여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방탄소년단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2023 BTS 페스타'를 적극 활용한 기업들의 마메팅 열풍도 뜨겁다. 빅히트뮤직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파트너는 13개사로, 서울시를 비롯해 정유·호텔·유통·항공·뷰티·패션 등 다양한 업종이 함께 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오는 25일까지 'BTS 데뷔 10주년' 테마 주유소를 운영하고, 여의도 콘래드 호텔은'BTS 숙박 패키지' 판매를 시작했다. 도넛 전문점 노티드는 테마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하고 콜라보 상품을 판매하며, 컬리는 BTS 스페셜 기획전과 100% 당첨쿠폰 등 이벤트를 준비했다. 롯데시네마는 월드타워 10관을 'BTS 페스타 브랜드관'으로 단장했고, BTS 키링이 포함된 'BTS 페스타 키링콤보'도 전국 지점에 판매한다. GS25, 패션플랫폼 W컨셉, BT21도 다양한 마케팅을 펼친다.
서울시도 '페스타' 분위기를 띄운다. 세빛섬과 남산서울타워, 시청사, 세종문화회관, DDP, 월드컵대교 등 주요 랜드마크가 보랏빛으로 물들고, 서울 곳곳에서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당신이 아미가 아니더라도, 굳이 두 발로 '페스타'를 찾아나서지 않더라도, 서울 시내 곳곳에서 '슈퍼 IP' 방탄소년단의 브랜드 파워를 체험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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