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2023년 새해가 밝았다. 계묘년(癸卯年·검은 토끼의 해)을 맞아 엔터 업계 역시 새로운 기대와 희망에 차 있다. '경제 한파' 전망 속에서도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은 K콘텐츠는 올해도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하며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리오프닝의 본격화와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도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올 한해를 빛낼 스타와 대중의 사랑을 받을 작품은 무엇이 될지도 관심을 모은다. 조이뉴스24가 새해를 맞아 엔터 업계의 이모저모를 전망해 봤다. [편집자주]
2022년에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뜨겁게 만든 드라마가 대거 탄생했다. 그 중 단연 최고는 박은빈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송중기의 '재벌집 막내아들'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상파에서는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성과를 낸 드라마가 딱히 없을 뿐더러 시청률만큼은 철옹성 같았던 KBS 주말드라마도 시청자들의 외면 속 고전을 면치 못했다. OTT의 성장과 더불어 대중들의 시청 패턴 변화 속 지상파 위기론은 현재 진행형이다.
◆ '우영우'-'재벌집' 신드롬 이을 드라마는?
박은빈의 열연이 돋보였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얻으며, ENA라는 생소한 채널을 대중들에게 제대로 각인시켰다. 0.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해 무려 17.5%로 막을 내리면서 '잘 만든다면 채널 상관없이 잘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또 송중기, 이성민 주연의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은 마지막 회에서 26.9%를 기록하며 올해 방송된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에 등극했다. 이는 JTBC 역대 드라마 TOP2의 성적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tvN에선 '스물다섯 스물하나, '우리들의 블루스', '작은 아씨들', '슈룹', SBS '천원짜리 변호사', '어게인 마이 라이프', '사내맞선', '왜 오수재인가', MBC '빅마우스' 등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KBS는 대박작은 고사하고 주말 드라마까지 무너지면서 위기론이 대두됐고, 이는 2023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도 큰 기대작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방송 중인 차태현, 정용화 주연의 '두뇌공조'를 비롯해 '오아시스', '순정복서',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상반기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그나마 '고려 거란 전쟁'이 하반기 방송 예정이라 KBS 대하사극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종석에게 대상을 안긴 '빅마우스'로 겨우 체면치레를 한 MBC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월화, 수목드라마의 부재 속 김정현의 복귀작인 '꼭두의 계절'과 우도환, 보나가 출연하는 '조선변호사'가 방송을 준비 중이다. 그나마 MBC에서 연기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남궁민이 '연인'으로 돌아올 예정이라 '사극 로맨스' 흥행사를 다시 쓸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SBS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대작이 빼곡하다. '모범택시2'와 '낭만닥터 김사부3'를 필두로 김태리가 주연을 맡은 김은희 작가의 신작 '악귀', 김순옥 작가의 신작 '7인의 탈출'이 방송된다. 또 김래원이 이끈 '소방서 옆 경찰서2'도 하반기 방송을 목표로 촬영 중이다. 특히 한석규와 안효섭, 이성경 등 주역들이 모두 돌아온 '낭만닥터 김사부3'는 강은경 작가의 살아있는 필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대본이 재미있다고 소문이 난 상태라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JTBC는 이보영의 '대행사'를 시작으로, 조승우의 '신성한 이혼'과 이준호, 임윤아 주연의 '킹더랜드'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특히 MBC 드라마를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세 배우' 이준호와 임윤아가 만났다는 점만으로도 화제를 모은 '킹더랜드'에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다만 장르의 특성상 '재벌집 막내아들'의 뒤를 이을 정도의 파급력이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tvN은 전도연과 정경호가 호흡을 맞춘 '일타스캔들'과 주원 주연의 '스틸러_일곱개의조선통보', 김순옥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나선 이지아 주연의 '판도라'와 '구미호뎐1938', '경이로운 소문2' 등을 라인업에 올렸다. 그리고 편성 예정인 이민호와 공효진이 나선 대작 '별들에게 물어봐'와 이준기, 신세경의 '아스달 연대기2'도 올해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 OTT와 손잡아야 살 수 있는 아이러니
OTT의 성장으로 인해 지상파 위기론이 대두됐지만, OTT가 있어 드라마 제작이 가능하다는 아이러니도 존재한다. 배우들의 몸값과 제작비가 높아지다 보니 PPL을 비롯한 광고 수익만으로는 이를 충당하기 어려워졌다. 최근 한 회 제작비가 20억을 훌쩍 넘는 드라마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제작사와 방송사들은 앞다투어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OTT 편성 및 스트리밍 계약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흥행 여부를 단순히 시청률로만 판단할 수는 없다. 시청률이 아무리 높아도 OTT와 계약이 되어 있지 않다면 그만큼 벌어들이는 수익이 적을 수밖에 없다. 광고에 영향을 끼치는 2049 시청률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튜브, 웹드라마 등 숏폼을 선호하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 역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TV 드라마를 60분 동안 진득하게 보는 시청자들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특히 OTT로 다시보기를 할 수 있다 보니 굳이 TV 실시간으로 시청을 할 필요성이 없어진 것. OTT를 통해 한꺼번에 몰아본다거나 자신이 원하는 속도와 구간을 설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재벌집 막내아들'이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처럼, 재미있는 드라마라면 여전히 본방사수를 하는 시청자들이 많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그렇기에 2023년에도 완성도 높고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웰메이드 작품이 많이 제작되어 'K-드라마'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수 있길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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