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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예능 범람 시대…화제성 폭발 '환승연애2'→자극만 쫓던 '에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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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지난해 연애 리얼리티 몇 작품이 흥하자 2022년은 연애 예능으로 뒤덮였다. 신선함과 자극에 미쳐버린 방송가는 시청자에게 외면받는가 싶다가도, 흥행을 넘어 돌풍을 일으킨 연애 예능이 등장하는가 하면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버린 예능도 있었다.

지난 1년간 수없이 쏟아진 연애 리얼리티가 케이블, 종편, OTT에 집중돼 있기에 연말에 프로그램 성공을 축하할 만한 자리가 없다. 이에 2022년을 연애 리얼리티로 뜨겁게 보냈던 것을 돌아보며 시청자에게 사랑받고 또 외면받았던 예능을 되짚어보고자 한다.

'환승연애2' '나는 SOLO',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 '에덴' 포스터 [사진=티빙, 웨이브, IHQ, ENA·SBS플러스]
'환승연애2' '나는 SOLO',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 '에덴' 포스터 [사진=티빙, 웨이브, IHQ, ENA·SBS플러스]

◆ "연애 예능 안 보는 나도 봤다"…신조어 '내봬누'까지 만든 티빙 '환승연애2'

지난해 티빙의 성공을 이끈 프로그램 중 주역인 '환승연애'가 시즌2로 돌아왔다. 전 연인과 같은 숙소에서 합숙하면서 지나간 사랑과 새롭게 찾아온 사랑 앞에서 고민하는 출연진들의 심리를 세밀하게 다뤄 시청자에게 사랑받았다.

이번 시즌2는 지난 시즌보다 덜한 화제로 초반엔 화제성이 약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즌1보다 언급이 덜 됐고 화제 되지 않는 이유를 자기들끼리 분석하는 네티즌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애청자의 안타까운 마음을 단숨에 뒤엎었다. 출연자 성해은, 남희두, 정현규가 등장하고 나서 부터다.

성해은은 전 연인 정규민에 대한 마음이 크지 않은 상태로 입소했으나 그를 보곤 마음이 달라졌다. 정규민이 다른 출연자들과 잘 지내는 모습에 서운함을 토로했고 이전과 다르게 자신에게 행동하자 섭섭해했다. 다른 출연자들 앞에선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다가도 속마음을 털어놓는 순간에는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고백했다. 정규민을 향한 섭섭함과 서운함은 아쉬움과 미련으로 번졌고, 거짓 없이 감정을 내비쳐 시청자에게 응원과 공감을 얻어냈다.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2' 스틸컷 [사진=티빙]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2' 스틸컷 [사진=티빙]

그러던 중 매일 밤을 눈물로 지새우던 성해은에게 마지막 입소자 정현규가 나타났다. 정현규는 첫눈에 보자마자 성해은에 "내일 봬요. 누나"라고 직진한 것. 정현규의 첫 마디는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뒤덮었고 심지어 네이버 오픈 사전까지 등재될 정도였다. 전 연인의 차가운 행동에 눈물이 마를 일이 없었던 성해은은 정현규의 직진에 마음이 돌아섰고 성해은을 응원하던 시청자의 열렬한 반응까지 더해져 '환승연애2'의 인기는 날로 높아졌다.

여기에 성해은과 비슷한 시기에 뒤늦게 입소한 남희두는 이나연의 전 남자친구였는데, 사전 만남 당시 "너를 봐서 반가운데, 이 반가움에 속지 않을 거야"라는 명대사를 남겨 SNS를 뜨겁게 달궜다. 이나연과 치열하게 싸우다가도 이나연에게 다시 마음을 보이는 등 전 연인과 팽팽한 줄다리기로 몰입감을 높였다.

'환승연애2'의 돌풍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유튜브 등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연예인들도 너나 할 것 없이 '환승연애2'에 빠져있음을 드러냈다. 이들 모두 "연애 예능 원래 안 보는 스타일인데"라고 말문을 열면서 '환승연애2'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인플루언서, 연예계 데뷔 등의 목적을 바라고 출연한 것 같지 않은 출연진들의 진정성, 프로그램에 임하는 진실한 마음 등이 시청자를 사로잡은 것이다.

◆안티와 팬의 마음 모두 사로잡은 '나는 SOLO'

수많은 연애 리얼리티 중에서도 '나는 SOLO'에는 확연한 차별성이 있다. 집안이 좋고, 좋은 직업을 가지고, 화려한 외모와 멋진 보디라인을 가져 주변에선 쉽게 만날 수 없는 이들이 기존 연애 리얼리티 주인공이라면 '나는 SOLO'는 주변에 한 번쯤 있을 법한 평범한 일반인들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안 본다는 이들과 그래서 본다는 이들이 공존하는 '나는 SOLO'다.

화려한 볼거리와 스킨십 같은 자극에 치중한 타 연애 리얼리티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는다. 숙소도 멋스럽지 않고 어딘가 촌스러운 설정이 눈을 사로잡지만, 이 또한 '나는 SOLO'의 매력이다. 평범한 이들이 결혼이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일들을 겪는 것을 보면 기존 연애 리얼리티와는 다른 깨달음을 준다.

'나는 솔로' 방송 이미지 [사진=ENA PLAY, SBS PLUS ]
'나는 솔로' 방송 이미지 [사진=ENA PLAY, SBS PLUS ]

기수마다 등장하는 빌런은 '나는 SOLO'의 또 하나의 볼거리다. 어느새 '빌런 찾기'에 치중돼 본연의 재미를 잃었다는 평도 존재하지만, 애청자를 미치게 하는 빌런들의 언행은 '나는 SOLO'를 보는 또 하나의 이유로 자리매김해버렸다. "연애 예능은 욕하면서 보는 재미"라는 대표주자인 셈이다.

이는 조이뉴스24가 엔터 관계자 200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최고의 예능(24표, 2위), 최악의 예능(12표, 3위) 두 가지 질문에 모두 상위권으로 랭크된 것. 최고와 최악을 다 섭렵했다는 것은 그만큼 화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 '쉬쉬'하던 성정체성, 이젠 당당하게…'남의 연애'-'메리 퀴어'-'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

이성이 아닌 동성을 좋아한다고 해서 외면당하고 질타받던 시대는 지났다. 성 정체성을 공개하기 꺼리던 과거와 달리 이젠 솔직하게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고백하고 응원받는다. 성 정체성을 고백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수면 위에 끌어올려 연애 리얼리티, 로맨스 리얼리티를 보여준 웨이브 오리지널 '남의 연애', '메리 퀴어',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이다.

웨이브는 거대한 자본으로 다양한 예능을 선보이고 있는 글로벌 OTT에 맞서 선택과 집중을 위해 성소수자 콘텐츠를 공략했다. 이의 대표주자가 지난여름 선보인 '남의 연애'와 '메리 퀴어'다.

남의 연애 [사진=웨이브]
남의 연애 [사진=웨이브]

'남의 연애'는 동성애자 남성 8명이 한 집에서 거주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본인의 이상형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좋아하는 상대에게 직진하는 모습은 여느 연애 리얼리티와 다를 바 없지만, 이들이 모두 동성이라는 것. 최근 왓챠 오리지널 '시멘틱 에러'와 여러 BL 소재의 웹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남의 연애'는 BL 드라마를 실사화한 것 같은 출연진들의 훈훈한 외모 스타성 있는 매력으로 팬 모았다.

반면 '메리 퀴어'는 연애 리얼리티는 아니지만, 남남-트랜스젠더-여여 커플 등 다양성 커플들의 로맨스를 담은 연애 프로그램으로 이 또한 외면받던 성소수자를 부각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타 연애 소재 예능에 비해선 국내에서 주목받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으나, 미국 대표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메리 퀴어'와 '남의 연애'를 집중 조명하며 "퀴어 인식 제고에 기여했다"라고 높게 평가했다.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 [사진=웨이브,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 [사진=웨이브,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여기에 최근 공개를 시작한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은 웹툰을 예능으로 발전시켜 처음부터 주목받았다. 기존의 연애 예능처럼 청춘남녀를 모아놓은 예능인 줄로만 알았던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이 예상치 못한 반전을 선사했다.

2회 방송분에서 남성 출연자 '꽃사슴'이 여자가 모두 없을 때 무심코 좋알람 앱을 켜자 자신을 좋아하는 상대가 주변 반경에 있다는 알람이 떴다. '꽃사슴' 주위엔 남성뿐이었다. 이는 곧 '꽃사슴'에게 마음이 있는 이가 여성이 아님을 알려준 것. 애초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은 출연자 모집 공고부터 '이성을 좋아하든 동성을 좋아하든 상관없이 누구나'라며 성 정체성을 열어두고 출연자를 모았다.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은 웹툰을 실사화했다는 점과 "연애 리얼리티에 양성애자, 동성애자가 출연하면 어떨까"라는 색다른 시각을 넣어 기존 연애 예능과는 차별화 두는 데 성공, 조금씩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얻는 중이다.

◆ 화제 위해선 노출-자극만? '에덴', '썸핑', '체인리액션' 外

수많은 연애 리얼리티에서 대중의 이목을 가장 끌기 쉬운 것은 자극이다. 완벽에 가까운 핫 보디를 가진 이들이 수영복 차림으로 등장하면 별다른 홍보 없이도 입소문이 나고 여기에 진짜 연인처럼 농밀한 스킨십을 나눈다면 화제가 안 될 수가 없을 터다. 문제는 이런 생각을 가진 제작자가 한, 둘이 아니고 연애 리얼리티를 보는 시청자는 자극에 더한 자극, 마라 맛을 위해서 보는 게 아님을 이번 실패로 깨달아야 할 것이다.

'에덴2' 스틸컷 [사진=IHQ]
'에덴2' 스틸컷 [사진=IHQ]

IHQ 오리지널 예능 '에덴'이 첫 방송 될 6월경만 해도 '에덴'은 연애 프로그램 중 워스트에 꼽힐 정도로 자극의 끝이었다. 연애 리얼리티 중에서도 금기시되어 온 남녀혼숙을 전면으로 내세웠고 출연진들의 첫 만남 장소를 해변 위로 설정, 처음 보는 사이에 비키니를 입게 했다. 여기에 이성을 두고 펼쳐지는 치열한 게임도 비키니를 입은 채 진행,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을 연출해 질타받았다.

연이어 출격한 웨이브 오리지널 '썸핑'은 뜨거운 여름 분위기에 어울려 등장한 연애 리얼리티. 최근 서핑이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핫한 여름 스포츠로 주목받으면서 써핑과 썸을 연관 지어 차별화를 꾀했다. 그러나 이 역시 수영복만 입고 등장하는 출연진들, 써핑과 연애를 끝내 연관 짓지 못한 연출진의 능력 부재로 대중의 주목도에서 벗어나고 말았다.

또한 쿠팡플레이 '체인리액션'은 남녀가 합숙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성과 체인으로 묶여 생활한다는 설정으로 '몸이 가까워지면 마음도 생길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같이 잠을 자는 것은 물론, 체인에 묶여 자연스러운 스킨십이 발생하는데 문제는 화장실까지 같이 가야 한다. 이처럼 '체인리액션'의 뜨악스러운 설정은 범람하는 연애 예능 시대에 같이 떠내려간 프로그램으로 남았다.

하루가 다르게 새 연애 리얼리티가 쏟아지고 있는 와중에 전과 다름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 수많은 소재가 대중과 만났기 때문. 그러나 시청자에게 사랑받고 관심을 받았던 연애 리얼리티들이 차별화만을 노리고 틈새시장을 꿰찬 것은 아님을 알아야 할 터다. '환승연애2'가 시즌1보다 같은 설정으로 더 많은 주목을 받은 것도, '나는 SOLO'가 화려하지 않은 비주얼에도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진정성이라는 큰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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