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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없는 SM] ① "로열티가 너무해?"…공든 탑 무너질 수 있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이수만은 'SM의 아버지'가 아닌 'K팝의 아버지' 'K팝의 대부'로 불린다. 단순히 한 기획사 수장의 역할을 넘어, K팝의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아이돌 태동부터 한류의 시작점 그리고 오늘날 K팝이 글로벌 시장의 주축이 되기까지, 대중문화 역사에 이수만의 이름이 함께 한다. 이수만 없는 SM, 그리고 K팝 산업의 미래는 어떨까.[편집자주]

최근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SM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가요계에 상당한 충격파를 던졌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 [사진=SM엔터테인먼트 ]

SM은 지난 달 15일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개인사업자인 라이크기획의 요청에 따라 계약 조기 종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당초 계약은 2023년까지였으나 1년 앞당긴 올해 말 조기 종료하고 싶다는 의사를 SM에 전달한 것. SM은 "당사는 이미 수년 전부터 계약의 조기 종료 요청을 해온 이 프로듀서께 데뷔팀들과 앞으로 데뷔할 팀들의 철저한 준비가 절실한 상황인 만큼, 해당 그룹이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만이라도 함께 해주기를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라고 설명하며 "이해관계자들과 논의하여 최선의 방향을 찾겠다"고 밝혔다. 계약 종료 여부는 추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확정된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이후 SM 주가가 반짝 반등했다. 라이크기획은 지난 20년간 약 1천 500억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SM엔터테인먼트로부터 받았다. 올 상반기에는 110억원 가량이 라이크기획으로 빠져나가면서, 회사 영업 실적이 훼손됐다는 주주 반발에 부딪혀 왔다. 증권가에서는 주가를 짓눌러왔던 지배구조 잡음이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SM과 이수만이 결별한다면 호재가 되는 것인가. 일부 기관 투자자들의 주장처럼 이 프로듀서가 라이크기획을 통해 부당하게 이익금을 편취한 것인가. 여기서 이수만과 SM 간 프로듀싱 계약의 본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프로듀서는 1995년 SM엔터테인먼트 창립 이래 일관되게 프로듀싱 로열티 계약을 유지했다. 급여의 형태가 아닌 프로듀싱 노하우 활용에 대해 SM이 프로듀서에게 로열티를 지급하는 계약이다. 자신의 창작활동에 대한 로열티를 받는 것은 후배 프로듀서들도 산업 내에서 인정 받고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싶다는 신념에 따라 이같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듀서가 20년 이상 프로듀싱 로열티 수입으로 받은 금액 약 1천500억원인데 연평균으로 따지면 70억원이다. 이수만은 이를 제외하곤 SM으로부터 급여, 상여, 차량 등의 복리후생을 제공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 산업 분야의 창시자에게 주어진 소득으로 보자면 국내외 유사한 사례에서 이보다 더 큰 소득을 올린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의 역할과 가치는 단순히 금액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숫자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시각이 절대적이다.

이 프로듀서는 아티스트와 콘텐츠 프로듀싱의 A부터 Z까지, 그리고 글로벌 전략, 신인 배출 방안 등 모든 면에서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하고 있다. 27년 동안 이수만의 과감한 도전과 혁신은 지금의 'SM 왕국'을 만들었고, K팝 성공 스토리의 근간이 됐다.

일례로 엑소는 본격적인 K팝 세계관의 시초가 됐다. 데뷔 때부터 멤버들이 각기 다른 초능력을 지닌 독보적인 세계관을 기반한 엑소는 차별화된 아이덴티티와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당시만 해도 생경했던 세계관이라는 개념에,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과 취재진, 그리고 업계 관계자들까지도 '세계관'을 공부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후 K팝 아이돌은 너나 할것 없이 세계관과 스토리를 들고 나왔고, 전세계 팬덤을 열광케 하는 필수적 요소가 됐다. '무한 확장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NCT, 메타버스 세계관을 가진 걸그룹 에스파, 그리고 SM이 지향하는 미래콘텐츠 SMCU(SM Culture Universe)와 광야에 이르기까지, 이 프로듀서의 크리에이티브는 진일보하고 있다. 통찰력과 혜안을 통해 끝없이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이수만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가 20일 오후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에스엠타운 라이브 2022 : 에스엠씨유 익스프레스 @휴먼 시티_수원'(SMTOWN LIVE 2022 : SMCU EXPRESS @HUMAN CITY_SUWON) 콘서트에 참석해 객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이쯤에서 다시 SM의 매출과 이 프로듀서의 프로듀싱 로열티 수입을 살펴보자.

2016년 SM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2천21억원, 영업이익은 161억원이었다. 2016년 NCT의 데뷔, 2020년 에스파의 성공, 2021년 NCT의 음반 판매량 1천만장 돌파 등 가파른 상승세에 힘입어 2021년 매출액은 4천172억원, 영업이익 741억원이 됐다. 매출액은 2배 이상, 영업이익은 4배 이상 증가했다.

이수만 프로듀서의 손 끝에서 탄생한 새로운 스타들이 회사의 매출액과 이익을 크게 증가시켰다. 그에 따른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19년 KB자산운용, 2022년 얼라인파트너스 등 기관주주들은 로열티 지급액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이수만 프로듀서와의 프로듀싱 계약 변경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합병의 주체가 될 수 없는 개인사업자인 라이크기획을 SM과 합병하라는 요구부터 사내 임원 취임 요구 등 독립적인 프로듀싱 활동의 성격과는 맞지 않는 주장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당장 눈앞의 숫자를 살피고 계산서를 두드렸을 때, 상장회사의 주주들이 회사의 주가 상승을 원하고 그 목표를 위해 행동하는 것이 그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계산서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이 빠졌다. 적어도 문화 산업에 있어서는 크리에이터의 영역이 절대적이다. 지금 이 순간도 SMCU는 확장하고 있고, 이를 결합한 새로운 수익모델은 창출되고 있다.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는 아티스트들의 구심점이 되는 것도 이 프로듀서다. 이수만 프로듀서와 SM의 관계성 안에서 크고 작은 프로젝트들이 탄생했다.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 파이잘 알 이브라힘 사우디아라비아 기획재정부 장관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프로듀서가 없는 SM은 당장 많은 숙제를 안게 된다. 전세계에 K팝을 유행시킨 이수만 프로듀서가 교체된다면, SMP로 상징되는 SM만의 고유한 음악과 퍼포먼스는 그 전통을 계승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가. 소속 아티스트들의 전속계약은 지속될 것인가. SM과 함께한 팬들, 아티스트들, 임직원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창작의 영역에 있는 프로듀서의 역할을 단지 비용의 문제로 해석하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우려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소수 주주들의 목소리를 방패삼아 SM의 미래 더 나아가 산업에 미칠 영향은 고려하지 않고, 단기간 주가를 올려서 이익만 얻고 빠져나가면 된다는 무책임한 움직임은 아니길 바란다.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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