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배우 이엘이 역사상 최악의 가뭄 사태에도 진행되는 싸이의 '흠뻑쇼'를 비판한 가운데 이선옥 작가가 이엘의 일침에 반박했다.
이선옥 작가는 지난 14일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이엘 사태로 보는 PC주의 운동의 특징'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피씨주의자들은 우선 개인적 불편함 발산에 공적 의제와 외피를 두른다"라며 "예민하고 불만 많은 민중에서 정의로움을 추구하는 개념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행동에서는 선민의식, 엘리트의식, 주목에 대한 욕망, 지적 욕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피씨주의자들은 변화를 위한 행동보다 자신의 정의로움을 어필하는데에 관심을 둔다"라며 "이엘이 가뭄이라는 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하는 실천은 '소셜미디어에 한마디 쓰기'"라며 "진정 변화와 해결을 바란다면 특정 콘서트를 겨냥한 '일침'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실천을 드러내 더 많은 사람들이 실질적 행동을 만들어 내는 쪽을 택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작가는 환경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빨래 모아서 세탁기 돌리기', '양치질과 설거지할 때 물 틀어놓지 않기', '마지막 헹굼물에 손빨래 하기' 등의 생활 습관이 이엘의 행동보다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물 부족 때문에 피해를 입은 농가를 지원할 방법을 찾는다거나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이를 알리는 글을 쓸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러나 이엘의 행동은 '가뭄에 물을 뿌리며 콘서트나 하는 개념없는 타인에게 일침을 가하는 정의로운 나'에 대한 과시에 가깝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와 함께 "피씨주의자들은 타인의 사정을 배려하거나 종합적인 사고를 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지만 만일 이엘이 영향력이 커서 콘서트가 실패하기라도 한다면 그 작업에 기대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의 삶은 타격을 입게 된다. 가뭄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도 있으니 견디라고 할 것인가?"라며 "이엘은 가뭄일 때 자신이 출연하는 작품에서 살수차를 동원한다면 이를 비난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가? 산불이 났을 때는? 홍수가 났을 때는? 경제가 어려울 때는? 많은 불행들 앞에서 그때마다 누군가의 중요한 직업영역을 비난하는 것으로 변화와 정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가?"라고 했다.
끝으로 이 작가는 "가뭄은 가뭄대로 빨리 극복되기를 바라고, 워터밤 콘서트도 계획한 대로 잘 끝나서 코로나로 얼어붙은 공연계가 다시 살아나면 좋겠다. 대다수 시민들은 모두 이러한 마음으로 살아간다. 당신의 예민함이 곧 정의가 아니며, 당신의 불편함이 곧 불의의 근거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선옥 작가는 '우먼스플레인', '단단한 개인' 등의 저자다. 과거 KTX 여승무원 등의 장기투쟁 이야기를 담은 르포 '그대, 혼자가 아니랍니다'로 2010년 전태일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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