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제게 제2의 청춘을 만들어줬어요. 평생 한 번 뿐인 학창시절을 두 번 경험 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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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스물하나' 이주명의 청춘은 찬란했다. 불의에 눈감지 않는 '지다르크'. 학교 자퇴를 말리는 친구에게 "울지마. 이번에도 내가 맞아"라고 당차게 말한다. 위트 있고 시원시원해서 친구들이 참 많이도 따랐던 그녀를, 시청자들도 참 좋아했다. 낯선 얼굴이었던 이주명은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통해 친근한 배우가 됐다.
tvN 토일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출연한 배우 이주명이 14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드라마를 마친 소회를 전했다.
이주명은 "종영한지 일주일도 넘었는데 문득문득 승완이와 친구들이 생각난다"라며 "카페를 가면 알아봐준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 제가 출연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재미있게 봤을 법한 대본이고,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아본 작품도 처음이라 의미가 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1998년 시대에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드라마다.
이주명은 극중 태양고의 전교 1등이자 반장인 지승완을 연기했다. 정의롭고, 당당하며, 자신의 행동에 확신이 가득찬 인물이다. 그는 '지다르크'(지승완과 잔다르크를 합친 말)라는 별명을 얻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스우파'(스트릿우먼파이터) 허니제이와 모니카, 리정을 참고했다"라고 말했다.
"승완이는 나보다 자신감도 넘치고, 시크하기도 하고 그런데 굉장히 웃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스우파'가 한참 재미있게 유행할 때였는데, 승완이 '스우파'와 맞닿아있다고 생각했어요. 승완이는 확신이 있고, 자기 일도 잘하고 자신감도 있지만 여린 모습도 함께 있어요. '스우파'의 모습을 승완이에게 잘 녹여내고 싶었어요."
이주명은 지난해 새해 좌우명이 "쫄지말자"일 정도로, 승완과는 결이 다른 성격이라고. 승완의 모습들은 그에게 대리만족이 됐고, 또 공감이 되기도 했다.
"연기하면서 너무 속이 시원하고, 대리만족을 많이 했어요. 자기 확신을 갖고 묵묵히 해내는 모습이 멋있어서 닮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무언가를 생각할 때 나도 그렇게 해봐야지' 많이 배웠고요."
죽마고우였던 지웅이의 끈끈한 관계, 그리고 친구들과의 우정 안에서 승완의 모습은 더욱 돋보였다. 자퇴 결심 후 엄마 앞에서 속상한 속내를 펼쳐보이는 그는, 영락없는 19살 고등학생의 모습이기도 했다.
"지웅이와 옥상에서 이야기 하는 신이 인상적이었어요. 지웅이가 '항상 네가 옳고 네가 맞았는데. 지금은 아니야'라고 할 때 '이번에도 내가 맞아'라고 한마디 해요. 자기 확신도 담겨있지만, 지웅이를 위한 대사이기도 해요. '괜찮아'라는 위로보다 승완이만의 위트가 담겨있어서 그 장면을 참 좋아해요."
"가장 공들인 장면은 승완이 엄마에게 자퇴를 털어놓는 모습이요. 단단하고 성숙해보이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면, 승완이도 아직은 애구나. 혼자 끙끙 앓고 있던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들을 보여주고 싶어서 고민을 했어요. 소희정 선배님께서 많이 리드를 해줘서 더 풍부해졌고, 현실적이라 좋았어요."
극중 나희도(김태리)와 백이진(남주혁), 고유림(김지연)과 문지웅이 청춘 로맨스로 시청자들에 설렘을 안겼던 터. 지승완은 유일하게 러브라인이 없었던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승완과 지웅의 끈끈한 관계를 의심하며, '연인으로 발전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로코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런데 이건 지승완이고, '스물다섯 스물하나'였기 때문에 지금 이대로가 더 매력적이고, 승완이다운 것 같아서 좋아요."
"승완에게 문지웅은 가족이에요. 이성적인 감정이라기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감정, 정확히는 우정인 것 같아요. 그런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싶을 만큼 부러운 관계죠.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사랑이 아닌 동지애 같은 눈빛이 아닐까요. 상상도 못했지만 두 사람이 발전했어도 재미있었겠다. 지웅이와 승완이의 서사를 독보적으로 생각해주는 분들이 많아서 다른 결말이 있어도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태양고 5인방의 호흡을 묻자 "현실 케미가 나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배우들이 다들 캐릭터에 대해 치열하게 많은 생각을 해왔어요. 또래 케미에 치열함이 더해져서, 애드리브도 찰떡 같이 붙고 우리 드라마를 더 살려주지 않았나 싶어요. 처음엔 '내향적인 사람들'의 모임 같았어요. 다들 가만히 있어서 제가 먼저 이야기도 던져보고. 전 아싸(아웃사이더) 중에서 인싸(인사이더)지만 인싸들 사이에서는 또 아싸거든요."
특힉 김태리는 꼭 한 번 같이 연기를 해보고 싶었던 배우였다고. 그는 "워낙 연기를 잘하는 선배님이라 물어보고 싶었던 것도 많았다. 처음엔 많이 물어보는 것이 피해를 주는 건 아닐까 생각했는데 먼저 편하게 대해줬다. '자유롭게 하라'고 말을 해줘서 편하게 했고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스물다섯'은 많은 이들의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했던 드라마. 실제 이주명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반장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고 공부를 그렇게 잘하지도 못했어요. 조근조근 수다 떨고 벚꽃 보고 꺄르르 하는 학생이었어요(웃음). 실제로는 (백)이진이와 제일 가까운 것 같아요. 분위기를 이끌거나 주도하는 것이 아닌, 우당당탕 하는 친구들을 관망하고 조근조근 이야기 하는 친구요."
드라마는 끝났지만 여전히 여운은 크다고도 했다. 나희도(김태리)와 백이진(남주혁)이 헤어졌던 마지막 결말까지 "대본을 보다가 눈물이 났다. 현실적이라 좋았다"라고 했다. 그에게 '스물다섯'은 청춘 그 자체였다.
"우리 드라마가 첫사랑이 어땠는지 떠올리면서 보면 좋겠다고 했어요. 첫사랑은 완벽하지 않아 예쁘고 기억에 남는데, '스물다섯'은 풋풋하고 청량하고 졸업앨범처럼 꺼내보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저도 첫사랑이 생각났죠(웃음) 저의 학창시절을 생각하면 항상 아련하고 몽글몽글한 경험이 있어요. 지질함이 있기도 하고. 학창시절엔 자기가 가장 감성적이고 멋있다고 생각하는데 되돌아보면 피식 웃음나는 청춘이었던 것 같아요.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제게 두 번째 청춘이죠."
이주명에게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첫 주연작품이다. 항공과에 진학해 승무원을 꿈꿨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모델이 됐다. 이후 뮤직비디오 촬영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혔고 '슬기로운 의사생활', '미씽: 그들이 있었다', '카이로스' 등의 작품에 단역과 조연으로 출연하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첫 주연에 대한 부담감보다 누가 되지 않게 잘하고 싶었다"라는 이주명은, 드라마 방영 후 행복함을 만끽하고 싶다고. SNS 팔로워 수가 10배 넘게 늘었고, 8살 초등학생부터 외국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댓글을 남겨주는 있다고. 이같은 피드백이 처음이라는 이주명은 "처음엔 정말 얼떨떨 했다. 지금은 감사하다. '또 언제 이런 경험을 하겠어?' 싶어 들뜨지 않는 선에서 저를 눌러가며 지금을 만끽하고 싶다"고 유쾌하게 웃었다.
이주명에게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잊지 못할 작품이 됐다. 그는 "저에게 용기를 준 작품인 것 같다. 연기적으로 고민도 많이 했고, 많이 사랑받은 캐릭터였다"라며 "'이렇게 시청자들이 좋아해주는 연기를 해야겠다' 다짐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승완이를 좋아해주고 있고, 잘 지내고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요. 그런 연기를 하고 싶어요.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나면 문득문득 떠오르는 캐릭터가 있고, 어디선가 살고 있는 내 친구 같잖아요. 그렇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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