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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카이, 지드래곤, 뷔의 젠더리스 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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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네브래스카(Nebraska)주에서 실제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 'Boys Don’t Cry'가 1999년 개봉돼 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영화의 소재는 우연히 남장을 한 소녀가 여자친구와 사랑에 빠져 성별을 감추고 살게 되지만 여자친구의 남자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되는 사건이다. 당시 미국에서 커다란 이슈를 불러 일으키며 실제 인물들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까지 제작됐다. 주연을 맡은 배우 힐러리 앤 스왱크(Hilary Swank)는 이 영화를 통해 제57회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과 제72회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 거머쥐었으며 성(gender)와 언어(language)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한번쯤은 봤을 것이다.

성폭행을 당한 주인공인 브랜든 티나(Brandon Teena)가 경찰서에서 자신이 여자임을 인정하며 처음으로 통곡하는 후반부의 장면은 왜 영화 제목이 '소년은 울지 않는다'인지를 보여 준다. 다큐를 통해 알려진 더욱 놀라운 사실은 사건 당시 살인자는 네브래스카 주에서 영웅시 됐다는 점이다. 이는 20년 전인 시대적, 지역적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실제 등장 인물들은 주변의 편견, 고정 관념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이를 분석한 다큐가 방영된 이후엔 많은 반감을 불러 일으켰으며, 현재까지도 살해된 여성을 추모하는 물결이 끊이지 않고 있다.

러플 블라우스 입은 BTS 뷔 [사진=BTS 공식 트위터]

양식에 성(性)을 표시하는 공란을 살펴보면 여자(women), 남자(men) 보다는 여성(female), 남성(male)으로 표기되는 경우가 많다. 아기가 태어나면 손목에 채워지는 파란색 혹은 분홍색 밴드가 SEX라면 자라면서 문화의 영향을 받아 생기는 성향은 여성과 남성에 가깝다. "여성미 혹은 남성미가 있다"고 하지 "여자미, 남자미가 있다"고 말하지 않는 이유다. 또한 의류도 '여자복, 남자복'이 아닌 '여성복, 남성복'으로 구분된다. 반면 유니클로(Uniqlo)같은 브랜드에서는 남녀 공용으로 입는 유니섹스(Unisex) 옷을 많이 볼 수 있으며 성별을 굳이 구분하지 않는 디자인은 하이 브랜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유니섹스는 젠더리스(Genderless)로 이어지며 젠더 뉴트럴(Gender-neutral), 젠더 풀루이드(Gender-fluid), 젠더 인클루시브(Gender-inclusive), 젠더 프리(Gender-free), 젠더 비순응(Gender non-conforming), 앤드로지너스 패션(Androgynous fashion) 등으로 이어진다. 성별의 경계를 없애려는 움직임은 본인의 성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 또한 패션의 자유로움을 표현하기 위해 셀럽들 역시 앞다퉈 젠더리스 룩(Genderless Look)을 선보이고 있다.

젠더리스 룩은 최근의 패션 경향이 아니다. 과거 코코 샤넬(Coco Chanel)은 남성복을 여성복에 접목시켜 패션계를 놀라게 한 바 있으며 1925~1930년에는 보이쉬 룩(Boyish Look)으로 알려진 갸르손느 룩(Garçon Look)이 유행하기도 했다. 가르송(Garçon)은 프랑스어로 사내아이와 같은 여성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1922년에 출간된 소설 제목이기도 하다.

핸드백을 맨 지드래곤 [사진=지드래곤 인스타그램]

한국에서 젠더리스 룩을 유행시킨 셀럽으로는, 탱탑을 입은 EXO의 카이(KAI), 핸드백을 든 지드래곤(GD), 러플 블라우스(ruffle blouse)를 완벽히 소화하는 BTS의 뷔(V)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 패션 디자이너로는 '굼허(GOOMHEO)'라는 브랜드를 가진 디자이너 허금연이 대표적이다. 그녀는 2020년 런던패션위크(London Fashion Week)를 통해 맨즈웨어의 파격적인 의상을 선보이며 특정 성을 위한 옷으로 규정하지 않는 패션계의 아이돌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얼마전 호주에서는 'BOYS DO CRY(남자도 운다)'라는 타이틀로 '남자는 항상 용감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남성적 고정관념을 깨려는 캠페인까지 있었다.

유명 디자이너인 마크 제이콥스(Marc Jabos)는 자기 표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To me, clothing is a form of SELF EXPRESSIONS- There are hints about who you are in what you wear. (저에게 옷은 자기 표현의 한 형태입니다. 여러분이 입는 옷에는 여러분이 누구인지에 대한 힌트가 있습니다.)"

보이쉬(boyish), 패미닌(feminine), 남성다움(masculine)에서 중요한 건 편견과 선입견에 구애 받지 않고 진정한 자기 자신을 패션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다. 그것 진정한 젠더리스 룩인 듯 하다.

조수진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SAT, TOEFL, TOEIC 전문강사이며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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