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2021년 현재, 대한민국은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격전지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이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K콘텐츠 열풍을 주도한 가운데 애플TV플러스와 디즈니플러스까지 국내 시장에 뛰어들었다. 창간 17년을 맞은 조이뉴스24는 글로벌 OTT에 대항하는 웨이브, 티빙, 시즌, 카카오TV, 왓챠, 쿠팡플레이의 콘텐츠 담당자들을 만나 콘텐츠 경쟁력과 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2011년 스타트업 프로그램스로 시작한 왓챠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더욱 세밀해졌다. 2012년 영화 추천 서비스를 도입한 후 고객의 니즈와 취향을 정확하게 파악했고 이를 토대로 2016년 OTT(Over The Top) 서비스 '왓챠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로부터 5년이 흐른 지금. 외국 자본의 거대한 OTT가 국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으나 왓챠는 두렵지 않다. 왓챠의 역할은 '회원의 니즈를 계속해서 찾아 나가는 것'이고 어떤 OTT 플랫폼보다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마련돼 있기에 고객에게 '대체 불가능한 OTT'가 될 자신이 있다.
최근 미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을 꽉 잡은 가운데 외국 자본의 디즈니+, 애플TV+ 등이 국내 상륙을 하나둘씩 알리고 있다. 특히 이들은 국내 서비스 시작뿐만 아니라 수천억을 들이며 한국형 콘텐츠를 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과감한 투자의 배경은 K-콘텐츠에 있다. 지난해 오스카에서 상을 거머쥔 영화 '기생충'을 시작으로 올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등이 전 세계에 위상을 떨치자 한국 시장이 곧 세계 시장의 트렌드가 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디즈니+와 애플TV+, 넷플릭스 등은 한국 시장을 정조준하며 국내 전통 OTT와의 경쟁 서막을 열었다.
공룡급 OTT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고 수많은 콘텐츠를 공개하겠다고 나서자 토종 OTT에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지금도 토종 OTT 이용량을 합쳐도 넷플릭스에 상대가 되지 못하기 때문. 그러나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왓챠 본사에서 조이뉴스24와 만난 콘텐츠 사업 담당 김효진 이사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TV+보다 잘하는 것, 왓챠를 시작하게 한 첫 발판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있는 한 왓챠는 계속해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작품 추천 서비스에서 OTT로, 콘텐츠 제작에 나선 왓챠
2012년 작품 추천 서비스 왓챠를 출시한 뒤 2016년 OTT 서비스 왓챠플레이를 선보였다. 당초 왓챠플레이는 콘텐츠 제작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왓챠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에 집중했다. 그러한 덕택에 '체르노빌', '리틀 드러머 걸', '킬링 이브', '이어즈 앤 이어즈', '나의 눈부신 친구', '와이 우먼 킬' 등 수준 높은 작품을 서비스할 수 있었다.
최근엔 해외 작품을 들여오는 것을 넘어 자체 제작에 힘을 쓰고 있다. 왓챠만이 보여줄 수 있는, 왓챠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다양하고 독창적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궁극적인 목표는 이용자층이 왓챠라는 OTT에 기대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다. 콘텐츠의 팬을 만들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열심히 찾는 중이다.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가면서 왓챠에 쌓인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목표다."
올해 '러브앤조이'를 선보인 왓챠는 연내 '언프레임드', '최종병기 그녀'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언프레임드'는 배우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이 연출자로 나서 각기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지난해 말부터 왓챠의 색을 잘 표현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고민했다. 그 결과 하드컷과 뜻이 맞아 '언프레임드'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 왓챠가 추구하는 새로움, 정해진 틀을 뛰어넘는 시도 등 여러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은 프로젝트다. 네 명의 배우가 기존의 배우라는 역할에 자신을 한정하지 않고 감독이 되어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화면 안에 풀어낸 것이 '언프레임드'다."
'언프레임드'는 이번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돼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쳐 기분 좋은 시작을 알린 것과 같다.
"처음 시작하는 단계고 많이 배우는 상황이라 같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라서 기획, 제작하게 됐는데 훌륭한 프로젝트를 왓챠 오리지널로 제작하고 공개할 수 있어 매우 영광이다. 더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기쁘다."
왓챠는 이를 시작으로 더 많은 콘텐츠를 공개할 계획이다. 내년엔 다수의 오리지널을 공개하기 위해서 유능한 제작자들을 영입 중이다.
"왓챠는 기존 방송국보다 자유롭다. 저희는 결재 라인이 많지 않다. 자신의 이야기를 편하고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해보자'는 주의고 그런 부분이 기존 방송국에 있던 분들에게도 어필이 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유능한 인재들을 모셔올 계획이다."
◆ 10년간 열심히 달린 왓챠, 지금도 계속해서 성장 중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왓챠가 2021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 'OTT 부문' 4년 연속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성장 덕택이다.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알고리즘,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많은 이용자에게 편의와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 중이다.
특히 흔히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명작을 소개하는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국내 콘텐츠에도 제공되는 한국어 자막 지원 서비스, 많은 이용자와 함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왓챠 파티' 서비스 등을 지속적으로 추가,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 블록버스터부터 예술영화 모두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점으로 갖고 오는 작품은 웰메이드 드라마에 중점을 뒀고 제작을 포함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유저들의 취향을 알 수 있어 수월하다. 특히 왓챠는 IT 기반의 회사다 보니 콘텐츠 이외에 봤을 때 유저가 수월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왓챠파티', 한국어 자막 지원을 도입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왓챠는 추천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들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가장 최근에 서비스를 시작한 '왓챠파티'는 이용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회원끼리 자유롭게 파티를 열어 친구와 함께 담소를 나누며 작품을 즐기는 분위기를 내는 것이 '왓챠파티'의 강점으로 파티 수는 6천만 건 이상의 메시지가 오가고 있다고. 마니아층이 두터운 왓챠는 자신의 파이를 조금씩 더 늘려가며 꾸준히 성장 중이다.
"작년 대비 200% 성장을 했다. 앞으로도 성장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상반기에만 목표하는 매출을 넘겼고 앞으로도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포션을 계속해서 늘리고 있고 왓챠 플랫폼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왓챠는 지난 2015년 왓챠피디아로 일본에 진출, 지난 9월에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일본에서 시작했다. 이후 일본 어플리케이션 마켓 '톱5'에 오르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의 시장성이 독특해 가장 먼저 나갔다. 스트리밍 시장에서 편수가 적은 편이긴 하지만, 시청자의 반응을 볼 수 있는 재결제율이 한국을 뛰어넘고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액수를 투자해 일본 서비스를 늘려갈 예정이다. 현재는 실험하고 있는 과정으로 보고 지금도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 외 다른 국가도 진출할 계획은 있다. 일본에서 좋은 지표가 나와 마중물만 부으면 되는 상황이라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
◆해외 거물급 OTT의 국내 진출, "두렵지 않다"
디즈니+는 지난달 14일 '코리아 미디어데이'를 개최하고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디즈니+는 이날 오리지널 콘텐츠 '너와 나의 경찰수업', '그리드', '키스식스센스', '무빙',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블랙핑크: 더 무비' 등의 라인업을 공개했다. 애플TV+ 또한 4일 한국 서비스를 시작함과 동시에 오리지널 시리즈 '닥터 브레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 OTT 서비스 시작을 기대하고 있다. 저희는 오히려 정해진 파이를 나누는 게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디즈니와 애플 등이 국내에 들어오면 새로 발견할 수 있는 파이가 늘어나지 않겠나. 예를 들어 어떤 OTT에서도 왕가위 리마스터링을 볼 수 없고 오직 왓챠에서만 볼 수 있다. 이런 부분에서의 이용자의 니즈를 계속 찾아가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다. 특히 왓챠는 팬덤이 있는 회사라 이런 부분에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대체 불가능한 OTT가 곧 왓챠다."
국내 OTT와 레거시 미디어(지상파, 케이블)끼리의 경쟁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바라봤다. 콘텐츠의 시장은 정해진 범위 내에서 경쟁해야 하는 게 아닌, 더 많은 것을 찾아낼 수 있을 만큼 무한하고 자본이 많아서도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콘텐츠 사업이 매력적인 건 자본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크리에이터의 다양함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OTT가 발전한다고 해서 지상파, 케이블 생존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도 보지 않는다. 공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레거시 미디어가 해줘야 하는 영역이 있다. 인터넷이 발전한다고 해서 기성 매체가 없어지지 않은 것처럼 파이는 계속해서 많이 움직일 것이다."
2030 세대가 주 시청 층인 왓챠는 이용자와 함께 성장 중이다. 이용자의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 가까워지고 돈독해진 왓챠는 더 지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
"2030 세대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긴 하다. 하지만 2030 세대가 시간이 지나 4050 세대가 될 것이고 그때까지 계속 함께할 수 있도록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 '발견의 기쁨'을 주는 서비스, '뭘 볼지 모르겠어'하는 고민의 시간을 줄여주고 앞으로 더 방대해질 콘텐츠들 사이에서 개인이 만족할만한 콘텐츠를 추천하고 찾아주는, 나아가 만들어주는 서비스가 되겠다. 앞으로도 선보일 좋은 작품들이 많으니 기대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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