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겁먹다' '귀먹다' '욕 먹다' 등 우리말에는 음식뿐만 아니라 먹을 수 있는 게 참 다양하다. 한국어의 '먹다' 동사 만큼이나 유용한 영어 동사가 바로 'wear'이다. 안경을 쓰다(wear glasses), 옷을 입다(wear clothes), 향수를 뿌리다(wear perfume), 신발을 신다(wear shoes), 팔찌를 차다(wear a bracelet), 매니큐어를 하고 있다(wear manis)와 같이 wear은 다양한 명사와 어울리는 호환성이 좋은 동사다.
"올리브 영에서는 큐티클 제거기에서부터 네일 리무버, 네일 폴리쉬, 젤 매니큐어까지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와 같이 요즘 패션 잡지 책을 읽다 보면 상점 이름에서 부터, 외래어, 영어 단어가 사용되어 특히 남자들은 몇 문장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과연 영어 표기를 기피하는 북한말을 화장품 등은 어떻게 표현 할까? 퀴즈를 풀 듯 맞춰 보자.
문제: 1. 물 크림 2. 손톱물감 3. 눈썹 먹 4. 입술연지
정답: 1. 로션 2. 매니큐어 3. 마스카라 4. 립스틱
사실상 화장품 상점에서 "손톱 물감 어디 있나요?"라고 물어봐도 눈치 빠른 점원은 금방 찾아 줄 것만 같이 단어의 의미 전달이 상당히 충실하긴 하다. 하지만 다소 촌스럽다.
북한 사람들은 손톱에 '손톱 물감'을 바르면 발톱은 '발톱 물감'이라고 하나? 우선 '발톱에 매니큐어를 바른다'라는 말은 콩글리쉬다. 라틴어의 손(manus)과 '관리, 손질'이라는 의미를 지닌 영어 단어인 cure가 합쳐져서 네일 아트를 포함한 손을 관리하는 총체적 표현을 매니큐어(manicure)라고 한다.
네일 샵도 역시 잘못된 표현이며 손톱은 fingernail, 발톱은 toenail이라고 하기에 Nail Salon이 정확한 영어 식 명칭이다. 또한 못(nail) 이라는 의미도 있어, 누군가의 패션을 해결해 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보면 "we nailed it."(그걸 해결했어)라고도 하며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된다.
'패디큐어' 역시 어원이 라틴어에 있다. 라틴어의 발(penus)와 영어 단어인 cure가 합쳐서 발톱을 꾸미는 것을 포함한 발 관리를 '페디큐어(pedicure)'라고 한다.
영어는 줄임말을 선호하기에 "I’ve done with my manis."(나 네일 했어), "I’ve done with pedis."(나 페티큐어 했어). "I have time for a mani-pedi."(손발 관리할 시간 있어)라고 하면 된다.
매니큐어와 패디큐어에서 마지막에 바르는 것을 폴리쉬(polish)라고 하는데 이 단어는 영어 동사에 polish(광택을 내다)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polisher(폴리셔)는 자동차 광택을 낼 때 사용하는 도구이므로 화장품 상점에서 폴리셔를 찾으면 자동차 용품점으로 가라고 한다. 마무리 단계로 광을 내주고 보호해 주는 것은 'nail polish'라고 한다. 네일 리무버(nail remover) 또한 손톱 자체를 제거 하는 것이 아니므로 올바른 영어는 'nail polish remover'라고 해야 한다.
manis, pedis, mani-pedi, nail salon, nail polish remover 정도는 네일 관리를 위해서 알아 두자. 이 정도면 '네일 English'가 어느 정도 해결 됐다. "We nailed it."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SAT, TOEFL, TOEIC 전문강사이며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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