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글로벌 종합 미디어 기업 IHQ가 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자체 드라마 제작이 가능하며 콘텐츠 유통망이 확보된 IHQ는 콘텐츠 IP 권리 확보, OTT 콘텐츠 공급 등을 통해 진정한 미디어 그룹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자, 방송인으로 대중과 친근한 박종진은 지난 3월 IHQ 총괄사장으로 취임했다. 드라마, 예능, 음반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 제작과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을 펼치고 있던 IHQ가 박종진과 손을 잡고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로 도약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94년 문화예술TV로 시작한 IHQ는 연예정보채널 YTN 스타, 드라마 전문 채널 드라맥스, 라이프스타일 채널 라이프N, 명작드라마 전문 채널 더 드라마, 큐브TV, K스타, 샌드박스플러스 등의 채널을 개국했다. 이와 함께 예능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 '얼짱시대', '식신로드', 드라마 '우아한 가' 등을 자체 제작, 공급하며 역량을 쌓았다. 박종진 사장이 새로 꾸리는 IHQ는 이전보다 더 많은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론칭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언론인에서 정치인으로 활동 반경을 넓혔던 박종진은 이번에 IHQ를 전적으로 맡아 기업인으로서의 뜻을 펼칠 계획이다. 최근 IHQ 개국 기자간담회에서 "3년 안에 제2의 tvN이 되겠다"라고 뚜렷한 목표를 제시했던 박종진 사장을 조이뉴스24가 IHQ 사옥에서 직접 만나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 "우연히 찾아온 기회, 하늘의 뜻이라 생각"
박종진 사장은 고려대 영어영문학을 졸업하고 MBN 기자와 앵커를 거쳐 채널A 경제부장과 앵커로 지냈다. 2014년엔 프리랜서를 선언, 전문 방송인으로 활동을 시작해 '쾌도난마', '강적들', '박종진의 라이브 쇼' 등의 진행자로 활약했다. 최근엔 정계 진출을 선언하며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한 이력도 있다. 또한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바와 같이 대학생 시절엔 방송작가로, 대교방송PD로 일한 경험도 있다.
정치인으로 활동하던 시기에 IHQ 총괄사장의 제안은 우연히 찾아온 기회였다. 하지만 자신을 믿고 따르던 이들의 손을 놓을 수 없어 한 번 고사했다. 그러나 이는 곧 하늘이 주신 뜻이고 그 자체로 큰 것을 배울 수 있겠다는 판단에 제안을 받아들였다. 박종진 사장은 가족들이 정치보다 지금의 자리를 더 좋아한다며 웃었다.
"정치에 몸담고 있을 때 제안이 와 처음엔 거절했다. 정치를 하다가 도중에 다른 일을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나를 믿고 따르던 사람들도 있으니까.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하늘의 뜻일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동안 방송 관련 일을 했었으니 나름의 전문성도 있고 뜻을 순응해야겠다 싶었다."
◆ "예능에만 250억 투자, ‘맛있는 녀석들’ 뛰어넘는 킬러콘텐츠 필요"
그런 그가 IHQ를 이끌게 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직원들의 사기충천이었다.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선 직원들의 열의가 필요했고, 이는 직원들이 함께 힘을 모으지 못하면 이룰 수 없는 일이기에 가장 먼저 했다. 전 직원 임금인상, 근무환경 개선, 임직원 교체 등을 통해 활기차게 일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었다. 그런 다음 새로운 사업목표를 하나씩 세우기 시작했다.
"과거 기자로 근무했을 시절 한 벤처기업을 취재한 적이 있었다. 200개의 업체에 1억씩 투자하더라. 그럼 199개, 198개의 회사는 투자금을 거두지 못하고 망한다. 살아남은 1, 2개의 회사에만 투자금을 회수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을 봤다. IHQ도 그런 방식을 사용할 계획이다. 그래서 IHQ에는 '맛있는 녀석들' 외에 많은 킬러콘텐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맛있는 녀석들'이 6년째 사랑받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타 채널에서 수많은 킬러콘텐츠로 높은 수출을 내는 것에 비하면 IHQ는 매우 적은 수준이다."
IHQ는 새 예능프로그램 12개를 론칭, 예능에만 250억을 투자할 예정이다. '맛있는 녀석들'의 스핀오프이자 안주맛집을 다루는 '마시는 녀석들', 조세호, 남창희가 출연하는 '별에서 온 퀴즈', 코로나19 시국으로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소개하는 '방구석 운동회' 외 9개의 프로그램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박종진 사장은 예능으로 먼저 힘을 주는 이유에 "단기에 제작할 수 있고 드라마보다 빠른 결과를 볼 수 있으며 제작비가 비교적 낮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킬러콘텐츠의 향후 방향은 3개월을 지켜보고 판단을 내릴 것이라 덧붙였다.

IHQ의 신규 예능프로그램 라인업에는 성소수자들을 소재로 한 'WHY NOT'(가제)도 눈길을 끈다. "IHQ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기자간담회에서 자부심을 드러낸 바와 같이 동성애자, 트렌스젠더 등을 주제로 독특하고 참신한 예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실 이와 비슷한 결을 하는 예능프로그램들은 여러 채널에서 시도했다가 비판과 비난을 못 이겨 조기 종영된 바 있다. '이전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진 않느냐'는 물음에 박종진 사장은 단호한 모습을 보이며 "프로그램의 색을 명확히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화제를 불러일으킬 프로그램으로 라인업한 건 맞다. 하지만 이런 소재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양성애자가 아님에도 우리와 같은 삶을 살고 있고, 별반 다르지 않은,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할 것이다. 생각이 다르다고 종교의 잣대로 모든 것을 비판하면 안 된다. 프로그램 자체의 문제가 있다면 수정하겠지만, 단순히 이러한 주제라 반발이 생기고, 프로그램을 종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도 종영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이 어울려서 사는 게 인간 사회 아니냐.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 참신함과 다양성에 초점 둔 新예능 “중상위권 진입이 첫 목표”
이 외에도 매운맛을 즐기는 유튜버들과 함께하는 '스파이시 걸즈', 여성CEO의 리얼한 연애를 담는 '리더의 연애', 맛집의 비법을 다루는 '셔터를 내려라', 밀착동행을 통해 부자의 비법을 전하는 '부자의 하루' 등이 시청자와 만날 예정이다. 단순한 스타 관찰예능, 가족예능, 트로트 예능 등 아류작이 넘치는 방송계에서 전에 없던 참신한 프로그램들이 이름을 올려 기대감을 높인다.
"다양성에 중점을 뒀다. 인간은 크게 관심 있는 분야가 네 가지다. 사랑, 건강과 죽음, 돈, 한국인에게만 해당하지만, 교육까지. 인간이라면 사랑에 관심을 가지지 않냐. 건강은 곧 죽음과도 연결된다. 또 종교, 무속신앙, 예언 등도 죽음과 관련 있다. 돈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없고. 우리나라는 자녀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진다. 그래서 프로그램 라인업을 기획하고 구성할 때 이를 중점으로 짰다. 처음부터 모든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한 번 왔다가 가는 인생 열심히 일하고 사랑하고 돈 쓰고 가는 것 아니겠냐.(웃음)"
박종진 사장과 IHQ 임원진들은 열의에 가득 차 있다. 이번 IHQ 개국을 통해 이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와 만나고 과거와 다른 IHQ를 예고했다. 박종진 사장은 "그동안 많이 부족했고 배고팠다"라고 과거의 부진을 인정하며 거침없이 앞으로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금은 헝그리 정신이다. 그동안 배가 매우 고팠지 않냐. 헝그리 정신으로 일한다. 사실 하위권 학생이 중위권까지는 금방 좇아간다. 그다음에 상위권에 들기가 어려운 것이니 우리도 중위권까지 쭉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이人] ②로 계속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