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은 지난 5일 안방에서 연승 행진이 멈췄다.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홈 경기에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2-3으로 졌다.
흥국생명은 1, 2세트를 연달아 따내며 올 시즌 개막 후 11연승 기대를 높였지만 3~5세트를 내리 내줬다. 연승을 끝내고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정규리그(30경기)를 모두 이길 순 없다"고 했다. 연패만큼은 아니지만 연승도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박 감독은 "그나마 다음 경기까지 휴식기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이라 다행"이라며 "선수들을 잘 추스려 준비하겠다"고 했다.
흥국생명은 오는 13일 같은 장소에서 한국도로공사와 2020-21시즌 도드람 V리그 3라운드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GS칼텍스전은 흥국생명 입장에서는 한 가지 과제를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공격 다변화다.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이재영이라는 확실한 공격 옵션을 갖고 있다. 두 선수는 소속팀 뿐 아니라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다. 당연히 둘은 공격 비중이 높다.
그러나 양 사이드에 집중되는 공격은 오히려 상대팀에게는 수월한 부분으로 작용할 수 도 있다. 사이드 뿐 아니라 가운데 공격도 살려야한다는 의미다.
흥국생명은 GS칼텍스전까지 센터 공격에서 부문 3위에 올라있다. 성공률(35.71%)만 놓고 보면 그렇다. 속공 시도 횟수는 V리그 여자부 6개팀 가운데 가장 적은 56회다. 6개팀 중 속공 시도 60회가 안되는 팀은 흥국생명이 유일하다.
박 감독도 이 부분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속공에 대헤서는 세터들(이다영, 김다솔, 박은서, 박혜진)과 이야기를 나눠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흥국생명은 GS칼텍스전 4세트에서 20-17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듀스 접전까지 갔고 해당 세트를 내줬다. 세트 후반 세터 이다영에겐 선택지가 분명히 있었다. 최소한 한 차례는 속공으로 연결할 수 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에이스' 김연경에게 패스(토스)를 몰아줬다.
GS칼텍스 블로커들은 사이드를 공략했다. 속공에 대한 견제가 없다보니 상대 입장에선 김연경이 시도하는 공격를 막는데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결과론이지만 흥국생명 주전 세터 이다영의 4세트 후반 경기 운영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이다영은 지난 시즌까지 양효진이라는 확실한 센터 전력이 있는 현대건설에서 뛰었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에도 속공 부문에서 독보적이다. 성공률은 46.09%로 1위, 시도 횟수도 128회로 1위에 올라있다.
이다영은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은)선수 구성과 팀 컬러가 너무 다르다"고 했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경기를 풀어가고 팀 공격의 첫 출발을 준비하는 세터 입장에서는 공격 루트를 다변화하는 것이 나을 수 도 있다. 상대 블로커들에게 '또 다른 공격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하는 것도 세터 임무 중 하나다. 이다영도 그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흥국생명에도 속공을 활용할 수 있는 센터 자원이 있다. 베테랑 미들 블로커인 김세영과 '기대주'인 이주아가 그렇다. 박 감독은 "(이)주아가 좀 더 속공에 가담하는 것이 좋은 그림"이라고 했다.
흥국생명은 도로공사전을 앞두고 한 가지 악재를 만났다. 팀내 세 번쩨 공격 옵션인 루시아(아르헨티나)가 어깨를 다쳤다.
김미연, 이한비, 박현주 등이 그자리를 대신할 수 있지만 김연경과 이재영 또는 두 선수 중 한 명에 대한 공격 비중이 더 높아질 수 도있다.
이런 이유로 센터 활용에 대해서도 고려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남은 정규리그 뿐 아니라 '봄배구'를 위헤서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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