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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에세이] 신녀 神女, 중국 영화계의 슬픈 여신 완령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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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무성영화제에서 그간 몇 통의 편지를 받았다. 얼마 전에 받은 것에선,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책임자를 구한다면서 의견을 구하기도 하는 그들이다.

그런데 필자는 샌프란시스코에 간 적은 있어도 영화제에 가 본 적이 없거니와 영화계에서 중요한 인물은 더더욱 아니다.

굳이 인연을 연결하자면 이 영화제에서 선보인 <신녀> DVD를 구입하고 E-Mail을 한 번 보낸 것뿐인데, 그들은 필자에게 과분할 정도의 친절을 베풀고 있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무성영화제는 ‘진정한 예술은 시간을 초월한다’는 것을 모토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무성영화를 소개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시작된 영화제다.

올해 영화제 측은 그간 상영했던 작품 중 <신녀>의 DVD 제작을 기획했다.

중국 영화보관소가 단 하나 있는 프린트를 제공했고, 지역 대학의 미디어센터는 DVD 제작에 협조했다. 그리고 그렇게 탄생된 소박한 DVD는 먼 한국에 있는 사람에게 소중한 선물이 되었다.

<신녀>의 주인공은 거리에서 몸을 파는 여인이다. 그녀의 희망은 오직 아들이 잘 자라는 것 하나지만, 편견으로 가득한 냉혹한 현실 앞에서 그녀의 삶은 고통스럽다.

정물화 같은 영상과 주연배우의 모던한 연기가 인상적인 <신녀>는 기본적으론 통속 비극이면서 동시에 중국영화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좌익영화의 대표작으로 분류된다.

오영강(중국명 우융강) 감독은 <신녀>를 통해 사회를 비판하고 가지지 못한 약자를 응원했기 때문이다.

사실 관심이 가는 사람은 <신녀>의 감독 오영강보다 주연을 맡은 여배우 완령옥(중국명 롼링위)이다.

관금붕이 1992년에 발표한 <완령옥>을 접하면서 완령옥이란 이름의 배우는 각별한 의미를 주기 시작했으며, 극중 완령옥 역을 맡았던 장만옥이 찬 눈에 몸을 누일 때엔 아! 하는 탄성을 뱉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한동안 완령옥의 영화를 찾아 헤맸으나 그녀의 영화를 볼 방법은 요원했고 그럴수록 그녀의 잡히지 않는 실체는 신비감만 더해갔다.

완령옥은 1930년대 중국 영화계의 꽃이자 여신이었다. <신녀>의 여주인공이 마주한 현실은 실제 완령옥의 삶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그녀의 인습에 대한 반발에 사회는 인기만큼이나 큰 시련을 안겨줬다.

그래서일까? 완령옥은 <신녀>를 마지막으로 자살하고 말았다. 그녀와 처음 만나게 해준 작품이 어쩌면 유작이었다니! 그래서 완령옥은 앞으로도 슬픈 여신으로 계속 기억될 것 같다.

/이용철 DVD 칼럼니스트 ibuti@yahoo.com

* <신녀> DVD는 샌프란시스코 무성영화제에서 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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