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꼭 살아남아야 한다."
아버지가 전한 이 한 마디는 극한의 상황에 놓인 준우(유아인 분)를 매 순간 일깨우고, 희망을 끈을 놓지 않게 하는 이유가 된다. 폭발하는 생존 본능 속 오감을 자극하는 스릴이 끝도 없이 솟구친다. 지금껏 본 적 없는, 신선도 100%의 생존 스릴러, 바로 '#살아있다'다.
'#살아있다'(감독 조일형)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아파트에 고립된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느지막이 잠에서 깬 준우는 가족들과 연락이 끊긴 채 아파트에 고립되었음을 알게 된다. 문밖으로 한 발자국만 나가도 공격당할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가 엄습하고 오래 버티기엔 턱없이 부족한 물과 음식, 견디기 힘든 외로움까지 더해져 준우는 힘겨운 싸움을 이어간다. 그 순간 건너편 아파트에서 누군가 시그널을 보내온다. 또 다른 생존자 유빈(박신혜 분)이 아직 살아있음을 알게 된 준우는 함께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찾아 나선다.
AFI(American Film Institute) 출신 조일형 감독이 맷네일러 작가 시나리오를 각색한 '#살아있다'는 유아인이 데뷔 이래 처음으로 도전하는 좀비물이라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흥행 요정' 박신혜가 합류하면서 두 사람의 첫 연기 호흡에도 큰 관심이 쏠렸다.
영화는 상당히 감각적이다. 긴 설명 없이 오프닝과 동시에 좀비처럼 변해버린 사람들이 서로를 공격한다. 그야말로 멘붕 상태에 빠져버린 준우.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건지 그 이유에 대한 설명 없이 극은 계속해서 극한으로 치닫는다. 준우가 현실을 자각하고 하루하루를 버텨나가는 과정은 꽤 속도감 있게 그려져 지루할 틈이 없다.
언제 어디서 정체불명의 인간들이 공격을 해올지 모른다는 공포와 긴장감은 관객들의 몰입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린다. 또 너무나 친숙한 공간인 아파트가 공포의 장소가 되어 버린다는 설정부터 정교한 특수분장, 인물들의 고립된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리드미컬한 음악, 현실성을 극대화한 생활 소품까지, 뭐 하나 부족할 것 없이 딱 맞아떨어지는 현실적인 볼거리가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국가 부도의 날' 이후 2년 여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유아인은 준우의 심리 상태를 기가 막히게 표현해낸다. 극한의 상황에 빠진 이가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섬세하게 연기해내 극적 재미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늘 무겁고 가라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우연히 발견한 음식 앞에 활짝 웃고, 작은 실수를 반복하는 등 인간적인 매력을 더해내기도 한다. 특히 중반 이후 유빈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원맨쇼'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혼자서 극을 꽉 채우며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한다.
박신혜는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한 계획 하에 생존 전략을 짜는 담대하고 침착한 유빈을 안정적으로 연기해냈다. 준우와 달리 감정을 쉽사리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라 연기하는 것이 더욱 까다로울 수 있었을 텐데도, 박신혜는 유빈이 느낄 불안감과 공포를 미세한 표정 변화와 흔들리는 눈빛에 담아내 관객들의 공감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특히 로프, 손도끼 등을 이용한 액션 연기도 완벽하게 소화해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살아있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 세계가 패닉에 빠진 상황에서 등장한 생존 스릴러라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물론 촬영 시기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이었지만, 공교롭게도 개봉 시기가 맞물리면서 '생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조일형 감독은 "'#살아있다'는 살아남으려는 두 주인공의 생존에 대한 이야기다. 죽음 앞에서 살고 싶은 인간의 본성과 포기하지 않을 때 비로소 찾아오는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영화 속 생존을 위한 모든 과정이 험한 세상을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처럼 느껴졌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유아인과 박신혜 역시 "살아있다는 소중함, 살아있다는 감사한 느낌을 강렬하게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힘든 시기가 맞물리면서 지치는 것이 있지만, '살아있는 것에 감사하자. 그러면 행복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하게 된다"고 말하며 '희망'을 되새겼다.
6월 24일 개봉. 러닝타임 98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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