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 인터뷰] 백정림, '바람난 가족'의 그 여자를 기억하시나요?

'바람난 가족'에서 쿨하고 어른스러운 황정민의 애인을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데뷔작에서 다부진 연기를 선보인 그가 바로 백정림이다.

'바람난 가족'에서 황정민의 불륜 상대로 등장한 백정림을 봤을 때 경력이 오래된 배우인 줄 알았다. 스스럼없는 연기도 그랬거니와 낮은 톤의 목소리 등 전체적으로 성숙하고 안정된 분위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만나본 백정림은 27살의 그저 말수 적은 신인이었다. 화끈한 신고식을 치른 백정림이 차기작으로 작업 중인 작품은 환경영화제 개막작인 '1,3,6'에서 이영재 감독 편인 '뫼비우스의 띠'다. 여기서 그는 현대적이고 합리적인 영화사 직원 '차녀'역을 맡았다.

영화 속 주인공과 자신이 유사한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좀 차가운 면이 닮았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방글방글 잘 웃는 여배우들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묻는 말에만 단답형으로 대답하고 표정도 거의 변화가 없다. 그러면서도 가까운 스태프들과는 농담도 잘하는 것을 보니 차갑다기 보다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 것 같다.

꼼꼼하고 섬세한 이영재 감독과 함께 작업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는 백정림. "'바람난 가족'에서는 뭐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연기했다. 두번째 작품을 하면서 연기와 영화에 대해 새롭게 배우고 있다"고 말한다.

또 "처음 영화에 출연한 뒤 기술시사에서 스크린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어쩔 줄 몰라했다"며 "노출 때문이 아니라 이상하게 얼굴이 붉어지고 창피했다"고.

환경영화제 개막식이라는 의미있는 영화에서 다시 얼굴을 볼 수 있게 된 그녀에게 '환경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사소하고 귀찮지만 평소에 꾸준히 실천해야 할 일들이 아닐까"라는 다소 소박한 대답이 돌아왔다.

현재 백정림은 차기작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바람난 가족' 이후에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두번째 출연 소식보다 세번째 출연 소식이 더 빨리 전해지길 바라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갖는 배우로 성장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