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가수 겸 연기자 손담비가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만난 '인생캐릭터'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손담비는 21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제작 팬엔터테인먼트)에서 동백(공효진)이 운영하는 까멜리아의 알바생 향미 역을 맡았다.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커피숍에서 '동백꽃 필 무렵' 종영인터뷰로 만난 손담비는 "뿌리염색을 하는 순간부터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이상했다. 시원하지 않고 아쉬움이 크다"라며 "6개월간 향미로 살아서 그런지 현장이 그립고, 여전히 안끝난 느낌이다"라고 촬영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손담비는 지난 12회 방송에서 까불이 손에 죽음을 당했지만 회상씬 분량이 남아 8일까지 촬영을 진행했다.
극중 향미는 맹해 보이지만 직관적인 촉과 뛰어난 관찰력을 가진 독특한 인물이다. 손담비는 향미를 위해 외적인 부분부터 연기 디테일까지 다양한 준비를 했다.
"향미가 맹하면서도 말이 느릿느릿하다. 빠삭하게 다 알지만 말할 때는 상대방을 주시하는 느낌이 없다. 평상시 말이 빠른 편이라 대본 연습을 많이 했다. 희노애락이 있는 캐릭터이고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라 작가, 감독님과 상의를 오래 했다."
향미의 외모 디테일도 눈길을 끌었다. 염색 안된 머리, 거진 다 벗겨진 매니큐어, 그리고 총천연색 츄리닝 패션도 모든 게 향미스러웠다.
손담비는 "최대한 예쁜 옷은 입지 말자 생각했다. 촌스럽고 색깔도 화려한 거 위주로 골랐다. 사람들은 뿌리염색 안한 게 '신의 한수'라더라. 일부러 머리가 푸석푸석 바스락 거리게 하려고 탈색했다. 초반 반대가 있었지만 과감하게 (스스로) 결정했다"라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드라마에서 향미는 '미어캣'에 비유됐다. 언뜻보면 밀림에서 하찮게 보이는 동물이지만 나름의 직관적 촉과 비상한 관찰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 향미에게 무장해제 되는 사람들은 스스럼없이 비밀을 털어놓고, 향미는 비밀을 모두 틀어쥐었던 것.
손담비는 "처음 해보는 캐릭터라서 생소했지만 매력이 있었다. 꼭 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나중에 향미의 서사가 밝혀지면서 향미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타당성이 그려진다. 맹함과 촉이 살아있는 캐릭터라서 상징도 많았다. 어렵겠다고 생각했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놓치고 싶지 않았다."
손담비는 '동백꽃 필 무렵' 출연 전 가수 복귀를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향미를 만나 흠뻑 빠졌고, 결국 음반 녹음 일정까지 미뤘다. 이미 좋은 곡을 만나 녹음까지 진행 중이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런 기회가 온다는 게 흔치 않은 거 같다. 향미를 만나고, 향미를 너무 연기하고 싶어서 음반을 미뤘다"라며 "혹시 이 작품을 놓쳤을 거라는 생각은 하고 싶지도 않다"라고 말하며 웃음지었다.
"가수할 때도 대중적 인지도를 얻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어요. 다들 '미쳤어'로 한방에 인기를 끈 줄 아시는데요. 그전에 두장의 앨범이 망했고, 포기할 때쯤 '미쳤어'가 인기를 끌었죠. 노래든 연기든 항상 저는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아요. 한번에 잘 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연기자로 전향한지 5년이 됐는데 이제야 조금씩 빛을 발하는 걸 보면 이제야 기회가 찾아온 것 같아요."
한편,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을 "사랑하면 다 돼!"라는 무조건적인 응원과 지지로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의 폭격형 로맨스. 더불어 동백과 용식을 둘러싼 이들이 "사랑 같은 소리하네"를 외치는 생활 밀착형 치정 로맨스다. 21일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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