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공유는 참 유쾌한 사람이다. 낯을 가리고 한 마디를 꺼내기 위해 내적 갈등도 많이 하기는 하지만, 필요하다 싶은 순간에는 몸을 사리지 않는다. 자칫 무거울 수 있을 공식석상에서 일부러 더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꺼내 웃음을 더하기도 하고, 모든 질문에 성심성의껏 응한다.
기본적으로 눈빛과 목소리에 따뜻함이 가득하며, 상대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배인 사람이다. 이는 공유가 만들어가고 있는 연기의 베이스이기도 하다. 어떤 작품에서든, 상대 배우가 누구든 케미가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 그래서 그의 연기를 좋아하고 응원하게 되는 이유다.
'82년생 김지영'은 2016년 영화 '부산행'과 '밀정' 그리고 tvN '도깨비'를 통해 신드롬 급의 인기를 누렸던 공유가 3년 만에 선택한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나 정유미와는 '도가니', '부산행'에 이어 3번째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됐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공유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시나리오가 주는 힘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는 "저는 현실적인 소재의 영화들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판타지가 강하거나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보다는 개인적인 성향은 우리 모습이 투영된 영화를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작품을 선택하는데도 그런 성향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많이 묻어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지영 역이 정유미라는 점 역시 선택에 큰 도움이 됐다. 공유는 "아무래도 정유미의 캐스팅이 제가 결정을 하는데 고민이 더 없을 수 있었다. 만약 다른 여배우였다면 '조금 더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정유미는 누가 봐도 지영 역할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상대 배우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벌었고, 더 빨리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걸 선택한 정유미 생각에 피식 웃었다"고 정유미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정유미는 편한 친구고 동료다. 하지만 공과 사에 대한 구분은 있다. 친구로서의 편함이 있지만, 현장에서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한다. 상대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열정이 있다. 그래서 고마운 배우다. 이번 영화에서도 상대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서로의 영감이 되도록 하는데, 그런 점에서 파트너로서 괜찮은 배우이자 사람이라 생각했다. 관객 입장에서도 좋아하고 신뢰하는 배우인데, 영화를 보고 나서 고맙다고 생각했다. 신뢰에 대한 보답을 받은 느낌이다."
"감독님은 제가 부산 사람인 줄 몰랐다. 리딩을 하다가 '가족들과 만났을 때는 사투리를 쓰지 않나. 그런 설정으로 가면 어떨까 하는데 불편하시면 안 해도 된다'며 사투리 연기에 대해 물어보시더라. 그래서 '저 부산 사람입니다'라고 했더니 감독님이 너무 좋아하셨다. 사투리 연기를 아껴놨는데 여기서 쓸 줄이야. (웃음) 사투리 연기가 재미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맛보기라고 생각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사투리를 구사하는 영화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
사투리 덕분에 대현이 평면적이지 않게 표현이 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밝힌 공유는 자신뿐만 아니라 정유미도 좋아했던 장면이지만 필요에 의해 편집이 된 '장모님과 대현의 대화' 장면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장모님이 저에게 위로를 건네던 장면이다. 극 속 엄마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화가 난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는데, 그것이 대현의 진심이라 생각한다. 그러면 장모님은 어른스럽게, 또 같은 엄마의 입장에서 대현을 토닥거려 주신다. 시나리오에서도 제가 굉장히 좋아했던 장면"이라고 말했다.
공유는 다작을 하는 배우는 아니다. 최근 영화 '서복' 촬영을 마치기는 했지만, ‘도깨비’ 이후 복귀작이 3년 만이라는 점은 그의 연기를 자주 보고싶은 대중들에게는 아쉬운 지점이 되곤 한다. 물론 공유 역시 다작 욕심이 있다. 하지만 그는 "저라는 그릇이 다작을 하기 쉽지 않은 배우인 것 같다. 제가 마음에 드는 것을 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해서 작품 수를 많이 할 수 없다. 이 나이는 다시 오지 않고, 시간은 빨리 흐르니 지금 가진 감성과 제 모습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최대한 해서 제 작품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긴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고 나면 개인적으로 후폭풍이 온다.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지치는 부분이 있다. 저는 에너지가 미친 듯이 넘치는 사람은 아니라 '나의 깜냥을 생각하면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공유의 연기를 더 많은 작품에서 보고 싶은 바람이 크다"는 말에 "노력하겠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제 호흡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 전에는 1년에 한 작품씩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그걸 깨뜨린 것이 2016년이었다. 2년 동안 제가 찍은 것을 다 공개했는데, ‘나도 더 많이 해야겠다’는 의지로 한 결과물이었고, 감사하게도 성과가 다 좋았다. 물론 지치는 것이 있었지만, 그래도 할 수 있고 주어졌을 때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영화든 드라마든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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