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준영 기자] KBS1 시사프로그램 '시사직격'이 "한일문제의 원인은 문재인 씨"라고 말한 일본 구보타 루리코 산케이 신문 해설위원의 발언을 그대로 내보내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시사직격' MC인 임재성 변호사가 해명에 나섰다.
지난 25일 방송된 '시사직격'의 '한일관계, 인식과 이해 2부작-2편 한일 특파원의 대화' 편에서 구보타 위원은 "한일관계가 어려움에 봉착한 원인은 문재인 씨의 역사관 때문"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은 친일의 뿌리를 가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해온 일을 외교적 실패로 규정하고 그걸 무너뜨리고 바로잡으려고 한다"라며 "반일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신념은 바뀔 리가 없다. 그런 신념이 있는 한 한일 대화는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방송에 함께 출연한 선우정 조선일보 부국장 겸 사회부장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받은 돈으로 경제 성장을 이뤘으니 이 돈으로 피해자들에게 배상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해당 방송은 일본에서 특파원으로 활동한 선우정 부국장, 길윤형 한겨레신문 국제뉴스팀 기자와 한국에서 특파원으로 일했던 구보타 위원, 나카노 아키라 아사히신문 논설위원이 출연했다.
방송이 나간 뒤, 일부 네티즌들은 시청자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극우 성향 인사들의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낸 '시사직격' 제작진뿐만 아니라 KBS를 비판했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시사직격' 폐지를 주장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시사직격'에서 진행을 맡고 있는 임재성 변호사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문의 해명글을 남겼다.
임재성 변호사는 "아이템 선정부터 MC 멘트 정리까지 많은 부분 참여하고 함께 결정하는 프로그램 MC로서 이번 방송에 대한 평가에도 제가 답변해야 할 몫과 책임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임 변호사는 구보타 루리코 산케이 기자의 "한일관계 문제의 원인은 문재인 씨의 역사관"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방송한 것과 관련해, "그 발언을 제가 제 입으로 다시 한번 반복하는 장면이 방송에 나오는데 현장에서 그 이야기를 듣는 저도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그러한 인식이 일본 사회에 존재하고 또 극단적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에 ‘대면’할 필요가 있다"며 "가해국이 가해의 역사를 부정하고 피해국 정부 수반의 '역사관'을 지적하는 상황을 '편집'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대면하고 논쟁하고 왜 그런 인식이 존재하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시사직격의 목표였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 목표가 과연 방송에서 충분히 구현되었는가라는 지적에는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또 임 변호사는 "일본 미디어에서 지한파라고 평가될 수 있는 사람들의 합리적인 발언은 사라진 지 오래"라며 "한국 매체에서는 한국에 우호적인 일본 지식인들의 발언이 선별되어 소개되지만 현실을 온전히 인식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과 일본의 진보·보수 매체의 2:2 토론 형식이었고 이 때문에 MC가 토론 사회자의 역할을 하여 개입도 최대한 줄였다"며 "토론에서 일방의 발언이 프로그램 전체의 의도나 평가로 즉각 이어질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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