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병근 기자] 뭣 모를 때 보컬그룹 엠투엠으로 데뷔하자마자 많은 사랑을 받았고, 뭘 좀 알 때 남성듀오 포스트맨으로 새출발해 우여곡절 끝에 빛을 봤다. 그리고 이제 '솔로가수 성태'로 또 다른 출발선에 섰고 '오롯이 성태의 음악'을 들려주게 됐다. "버티길 잘한 것 같다"는 성태는 우리에게 어떤 음악을 들려줄까.
2005년 데뷔해 '세글자'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을 때만 해도 자신만의 색깔이랄 것은 없었다. 당시 유행했던 소위 '소몰이 창법'을 갈고닦았다. 자신의 보컬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을 때 2010년 포스트맨을 시작했다. "두꺼운 목소리가 안 어울린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그때부터 '성태 스타일'을 찾아나가기 시작했다.
"항상 고민이 '난 특색이 없는 거 아닌가' 였어요. 그런데 요즘 들어 나도 나만의 뭔가가 있다고 생각해요. 스타일은 달라졌지만 제 노래를 들어오신 분들이 '성태만의 뭔가가 있다'고 말씀해 주시거든요. 전 여전히 그것이 뭔지 찾아나가고 있지만 제 노래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의 말을 믿고 전진하고 있어요.(웃음)"
돌이켜 보면 성태는 데뷔와 동시에 많은 사랑을 받았음에도 한시도 안주한 적이 없다. 엠투엠 때는 스스로 다른 멤버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생각에 연습생 처럼 지냈고 포스트맨 때는 뭔가를 더 알아가는 맛에 푹 빠져 보컬을 갈고닦았다. 포스트맨은 오랫동안 시련의 연속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버텼다.
성태는 입대 후 '내 목소리는 아닌가', '이 길이 아닌가' 고민을 하기도 했다. 그때 기적처럼 '신촌을 못가'가 뒤늦게 터지면서 힘을 얻었다. 성태는 "'신촌을 못가'가 잘 안 됐어도 계속 음악을 하고 있었겠지만 굉장히 힘들게 하고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필(?) 그때 군대에 있었지만 제대 후에는 확실히 이전보다 편해졌다.
그렇게 포스트맨은 국내 대표 남성 듀오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멤버 신지후도 성태도 각자 자신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
"신지후와 문제 없이 여전히 잘 지내고 있어요. 서로 가고자 하는 회사의 방향이 달랐고 회사가 달라진 김에 각자 솔로를 해보자고 얘기가 됐어요. 가수는 누구나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오롯이 자신의 음악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제가 팀을 15년 정도 했는데 지금이 아니면 못 할 것 같았어요."
그렇게 준비한 음악이 지난 2일 발표한 '잘한 것 같아'다. '잘한 것 같아'는 떨리는 첫 만남을 지나, 서로에게 익숙해지며 사랑을 알아가는 마음을 그린 곡이다. 지금 막 사랑을 시작한 사람, 오래도록 사랑해온 사람,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노래다. 성태는 "일상 속의 음악이고 싶었다"고 요약했다.
"편하게 듣을 수 있는 노래,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길을 걷다가 어느 매장에서 들려오는 노래를 내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제가 했던 음악들은 확 집중하게 만드는 그런 노래였는데 '잘한 것 같다'는 어떻게 표현하면 BGM 같은 음악이에요. 일상 속의 음악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널 사랑하길 잘한 것 같아'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이 노래의 핵심이에요. 현실에서 문득 누군가에게 고마울 때가 있잖아요. 그 사람을 만나길 잘한 것 같다거나, 결혼하길 잘한 것 같다고 느낄 때도 있고요. 참 솔직한 말인데 잘 나오지 않는 말인 것 같아요. 수줍지만 솔직한 고백이랄까. 그래서 그 가사가 가장 좋아요."
그렇다면 성태는 지금 이 순간까지 오면서 '잘한 것 같은' 대목이 언제였을까. 그는 대번에 "버티길 잘한 것 같다"며 "내 음악인생을 아우르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매니저가 저에게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뭔가 해탈한 것 같다고. 작은 일은 작은 일이니까 넘어가고 큰 일은 작은 일처럼 넘어가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지금까지 그냥 넘어가지 않는 건 '내가 노래를 가장 잘 하고 싶다'는 어릴 때부터 품었던 그 마음이에요. 그걸로 버텨왔던 것 같아요. 그런 마음으로 계속 도전할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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