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고민이 되네요." V리그에서 외국인선수는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한다.
외국인선수에 팀 전력이 편중되는 현상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기 위해 V리그는 자유계약에서 트라이아웃 후 드래프트로 외국인선수 선발 방식을 바꿨다. 여자부는 지난 2015-16시즌, 남자부는 2016-17시즌부터 트라이아웃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외국인선수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다. V리그 남녀부 사령탑들이 오는 5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2019 V리그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유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도 선택을 두고 걱정이 많다. 지난 두 시즌을 함께한 타이스(네덜란드)와 한 시즌을 더 할지 아니면 새로운 얼굴로 외국인선수를 교체할 지를 두고서다.
타이스는 삼성화재가 우선 재계약을 할 수 없다. 신 감독이 타이스와 다시 한 번 한솥밥을 먹기 위해서는 드래프트에서 타이스를 재 지명해야한다.
신 감독이나 삼성화재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 올 시즌 좌절된 봄배구행 티켓을 2019-20시즌 다시 손에 넣는 일이다. 신 감독은 다음 시즌 성적에 따라 거취가 정해질 수 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인선수 선택에 더욱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신 감독은 지난 4일 경기도 용인 죽전에 있는 STC(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자리에서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직접 확인을 하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남녀팀 사령탑 모두 비슷한 상황이다. 에이전트를 통해 접수된 선수 동영상은 '하이라이트 필름'이다. 가장 잘하는 경기를 편집한 동영상이 대부분이다.
신 감독은 타이스를 두고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서브 범실이다. 신 감독이 삼성화재를 맡은 뒤 타이스에 가장 강조한 부분은 서브 범실 줄이기였다. 그런데 마음먹은대로 안됐다.
그가 밝힌 이유는 있다. 신 감독은 "타이스는 서브를 넣기 위해 준비하는 자세부터가 불안하다"며 "손목이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유연하지 못하다. 이런 이유로 서브를 넣기 전 공을 올릴 때 자세가 흐트러진다"고 설명했다. 스파이크 서브가 아닌 플로터 서브로 바꿔도 타이스가 시도한 서브는 네트에 걸리는 일이 잦았다. 팀 연습에서 그랬다. 신 감독은 "그래서 그냥 예전처럼 하라고 말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타이스는 공격력은 이미 검증됐다. 삼성화재가 아니라도 팀 선수 구성상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가 좀 더 필요한 팀은 충분히 구미가 당길만 하다. 신 감독은 "만약 타이스를 제외한다면 젋은 선수를 먼저 살펴볼 계획"이라고 했다.
참가 신청을 한 뒤 트라이아웃 현장에 나온다면 감독 및 코칭스태프 그리고 구단 사무국으로부터 눈길을 끌 '젋은 선수' 후보는 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쿠바대표팀 소속으로 뛰며 당시 주포 노릇을 한 오스니엘 곤살레스(24)다.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신장도 204㎝로 높이를 갖췄다. 그런데 삼성화재는 이미 베테랑 왼손잡이 라이트 박철우(34)가 있다. 신 감독은 "포지션 변화도 고려할 수 있고 로테이션상 레프트와 라이트 자리에서 번갈아 공격할 수 밖에 없다. 굳이 레프트로 포지션을 한정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레프트로 젊은 선수라는 기준에 부합한 주인공은 제이크 랭글로이스(26, 미국)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그는 지난해 이탈리아와 불가리아가 공동개최한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 미국대표팀으로 참가했다. 신장 208㎝의 장신 스파이커다. 신 감독 뿐 아니라 다른 사령탑에게도 충분히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선수로 분류된다.
그러나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 신 감독은 "불참 선수가 적었으면 하는 바람이 우선"이라며 "그래야 선택지가 더 넓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남녀부 트라이아웃 신청은 지난 5일 마감됐다. 참가 여부를 두고 막판까지 관심을 모았던 레오(쿠바)는 결국 신청서를 접수하지 않았다.
신 감독은 "레오가 만약 (트라이아웃에)나왔다고 해도 우리팀 순서까지는 안왔을 것 같다"고 웃었다.
조이뉴스24 용인=류한준 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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