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전도연 "세월호 소재, 다가가기 무서웠지만 그럼에도"(인터뷰)

[조이뉴스24 유지희 기자] 배우 전도연이 영화 '생일'의 출연 계기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생일'(감독 이종언, 제작 나우필름·영화사레드피터·파인하우스필름)의 개봉을 앞둔 전도연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생일'은 2014년 4월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이며 세월호 참사를 모티브로 한다.

극 중 전도연은 엄마 순남 역을 연기한다. 순남은 아들을 잃은 상처를 묵묵히 견뎌내며 딸 예솔과 살아가야 하지만, 떠난 아들 수호에 대한 그리움은 나날이 커져간다. 돌아온 남편 정일(설경구 분)의 잘못이 아님에도 괜히 원망스럽고 좀처럼 마음을 열지 못한다.아들의 생일을 하자고 할수록 그것이 수호와의 이별을 인정하는 것 같아 자꾸만 거부한다.

전도연은 "시나리오가 더 재밌었다. 대본을 너무 더 잘 봤다"며 '생일'을 감상한 소감을 먼저 전했다. 이어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머릿속에서 더 상상할 수 있었는데 엄청 슬펐다. 배우가 아무리 표현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데 시나리오는 더 절제돼 있어 감정적으로 크게 터져나왔다"고 덧붙였다.

전도연은 '생일'의 출연을 한 번 고사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영화를 선택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처음엔 세월호 소재가 무서웠어요. 너무나 다가가기가 엄두가 안 났고 시나리오를 읽기 전에는 '(세월호 소재가) 어떻게 쓰일까' '자극적이거나 정치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었죠. 시기적으로도 '지금 나올 수 있는 영화인가'라는 고민을 다같이 했어요. 하지만 '지금 하느냐, 안 하느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단지 '생일'은 지금 하고 싶은 이야기일 뿐이에요."

전도연은 '생일'을 통해 "누군가에게 응원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관객에게 어떻게 보여질지는 감독님의 의도에 달려있죠. 다만 저는 세월호는 끝나지 않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이 작품을 통해 '다른 오해가 불거지지 않을까' '없었던 오해가 생기지 않을까' 조심스러워요. 하지만 소재를 통해 불편할 수는 있지만 누군가에는 응원이 되는 영화가 될 거라 생각해요."

한편 '생일'은 오는 4월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