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갈 길 먼 클린스포츠…체육계 26％가 (성)폭력 경험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스포츠계 현장에서 (성)폭력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체육회(이하 체육회)는 지난해 '2018년 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체육회는 한남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조사를 실시했고 해당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체육회 측은 "최근 1년 동안 일반 등록선수 및 지도자들의 폭력 및 성폭력 경험 비율은 각각 26.1％와 2.7％로 나타냈다. 국가대표 선수 및 지도자들의 경우 폭력 및 성폭력 경험 비율은 각각 3.7％와 1.7％"라고 밝혔다.

일반 등록선수 및 지도자 (성)폭력 경험 비율은 지난 2010년도 조사 결과(폭력 51.6％, 성폭력 26.6％)와 비교하면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2016년도 조사 결과(폭력 26.9％, 성폭력 3.0％)와 비교해도 각각 0.8％포인트와 0.3％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체육회는 폭력의 범위로 ▲신체적 피해 ▲언어적 피해 ▲정서적 피해 ▲의사결정 피해 ▲방관자적 피해로 나워 조사했다. 성폭력 범위 역시 ▲성희롱 ▲성추행 ▲강간 피해를 구분했다.

또한 체육회에서 국가대표를 대상으로 별도 전수조사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불러일으킨 미투 운동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발생한 국가대표 선수단 내 폭력사건 등을 감안했다. 체육회 측은 "보다 심도 있는 조사를 실시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별도 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국가대표 선수 및 지도자들의 폭력 및 성폭력 경험 비율은 각각 3.7％와 1.7％로 일반 등록선수 및 지도자들의 경험 비율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일반 등록선수 및 지도자는 초·중·고·대학·실업 팀 소속으로 대한체육회에 등록되어 활동하는 선수와 지도자를 포함했다. 조사 인원은 학부모 61명을 포함해 모두 1천262명이다.

국가대표선수 및 지도자는 지난해(2018년도) 국가대표 강화훈련 참가자 791명 전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요원이 직접 방문하여 설문을 진행했고 선수단 일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온라인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스포츠인권교육에 관한 실태조사도 함께 진행했다. 지난해 국가대표선수 87.8％ 일반 등록선수 82.9％가 스포츠인권교육을 받았다. 스포츠인권교육을 받은 경우 폭력 가해 비율이 줄어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포츠인권교육을 받은 경우 평균 0.06회의 폭력 가해를 한 것으로 응답한 반면, 교육을 받지 않은 선수 및 지도자는 평균 0.162회 폭력 가해를 했다고 응답했다. 체육회 측은 "인권 교육이 가해 행동 예방에 유의미하고 인권 교육의 확대가 (성)폭력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한편 체육회는 국가대표 선수단의 스포츠인권 향상을 위해 지난해 4월 국가대표 훈련관리지침을 개정했다. 스포츠인권교육 의무제를 도입했고 진천국가대표선수촌 내 '찾아가는 스포츠인권센터'도 운영하며 상시 사건 접수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동안 학교운동부와 회원종목단체 등 소속 4만4천436명을 대상으로 스포츠인권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에 진행된 조사 결과 요약본은 체육회 공식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도 확인 가능하다.